매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던 인터넷쇼핑몰은 2007년에도 크게 성장했다. 지마켓의 성장과 인수합병 이야기, 엠플의 폐쇄, 오픈마켓시장의 성장 등 인터넷쇼핑몰 분야는 2007년에도 굵직한 화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내가 2007년 3대 주요 변화 중 하나로 온라인쇼핑을 손꼽은 이유는 외형적인 성장이 아닌 사용자의 쇼핑문화 변화 때문이다.
2007년 국내 네티즌의 웹서핑 내용을 보면 온라인쇼핑몰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층에 따라서는 포탈, 온라인게임보다 온라인쇼핑몰에서 보내는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엘르와 엠파스가 20~35세의 서울 여성을 대상으로 공동조사한 설문 조사에서 주요 쇼핑경로가 백화점이 아닌 인터넷으로 나온 것은 당연한 흐름의 결과다. 그동안 패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백화점은 27.6%로 크게 떨어진 반면, 인터넷은 36.6%라는 큰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많은 조사결과 온라인쇼핑몰에 보내는 시간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과거에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쇼핑몰을 찾았으나 2007년에는 그냥 쇼핑몰을 찾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네티즌들이 옥션이나 인터파크, 롯데몰, CJ몰, GS이샵, 알라딘 등에 갈 때는 물건을 구입할 목적으로 방문했다. 그러나 온라인쇼핑이 생활화되고 쇼핑몰의 외형이 커지면서 온라인쇼핑은 이제 즐거운 오락의 하나이자 시간을 때우기 위해 방문하는 일, 재미있는 정보를 얻는 일로 바뀌어가고 있다.
꼭 옷을 사지 않더라도 새로 나온 옷이 뭐가 있는지, 대박 세일 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인지, 혹시 운 좋게 대박 쿠폰을 붙잡지는 않을지, 오늘은 어떤 모델이 어떤 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지 궁금해서 방문한다. 쇼핑몰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마음에 든다 안든다 평도 해보고, 최근 유행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둘러보기도 한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즘은 어떤 것이 유행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중에 살 것에 대비해 이런저런 정보를 습득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쇼핑몰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단순하게 상품 사진을 찍어올리던 의류쇼핑몰은 점차 멋진 피팅모델을 고용해 전문적인 사진가와 스튜디오, 야외촬영을 통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각종 최신 정보를 쏟아낸다. 심지어 쇼핑에 상관 없는 콘텐츠를 유치하면서 고객이 사이트 안에서 즐겁게 뛰어놀도록 한다. 스타샵이나 드라마샵은 꼭 물건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어떤 패션으로 사진을 찍었는지 구경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드라마속 옷이 어느 회사의 옷인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기도 한다.


물론 젊은 여성만 쇼핑몰에서 죽치는 시간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남성들도 각자의 관심 분야에 해당하는 쇼핑몰을 수시로 들락거린다. 카메라를 좋아하면 카메라 관련 동아리와 쇼핑몰을 기웃거린다. 사려는 목적이 없더라도 새로 나온 카메라 모양과 사양을 보면서 시간을 소비하고, PC를 좋아하는 사람은 컴퓨터 관련 쇼핑몰에서 이런저런 제품 사양과 가격, 사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남녀 가리지 않고 회사 업무 중 많은 시간을 쇼핑몰 사이트 들락거리는데 소모한다.
이러한 변화는 온라인쇼핑 행위가 목적성을 가진 상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여가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쇼핑 시간은 마치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가서 즐기는 시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따라서 쇼핑몰 관련 종사자라면 이러한 네티즌의 쇼핑문화 변화를 빠르게 간파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물건을 파는 쇼핑몰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쇼핑몰을 거쳐 쉬거나 뛰어놀 수 있는 쇼핑몰로 변화해야 하며, 좀더 준비할 수 있다면 방문자끼리 SNS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쇼핑몰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쇼핑몰에 가서 가장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행위 중 하나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누거나 다른 사람 구경하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물건을 파는 쇼핑몰이었지만 앞으로는 같은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주고 엮어주는 SNS쇼핑몰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2007년에 네티즌은 온라인쇼핑문화가 상행위에서 오락이자 여가생활문화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7년 한국인터넷 3대 주요 변화]
1. 블로거: 권력과 부를 손에 쥐기 시작하다.
2. 네이버: NHN을 팔아 KT를 사다.
3. 온라인쇼핑. 네티즌의 일상이자 오락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