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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2.0시대의 참여와 공유, 그리고 촛불집회



IT문화원 블로그. 2008년 08월 25일. URL: http://www.dal.kr/blog/001701.html

사보컬럼

민주공원. 2008년 8-9월호. 김중태(www.dal.kr)

웹2.0시대의 참여와 공유, 그리고 촛불집회

- 김중태(IT컬럼니스트. 김중태문화원 원장. www.dal.kr)

'웹2.0'이란 인터넷기업의 거품을 뜻하는 닷컴버블이 붕괴된 이후 미국에서 살아남은 웹기업의 구조적인 특징과 기술적 요소, 문화적 영향력을 표현하게 위해 만들어진 용어다. 초창기웹과 다른 웹2.0의 특징은 웹이 거대한 플랫폼으로 바뀌고 초기 웹에 비해 많이 쉬워졌다는 점이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웹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웹에서 장보기, 은행일보기, 드라마보기, 게임, 업무 협업 등의 다양한 일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일반인이 정보생산자로 나서고 정보의 공유와 참여가 활성화되었다.

만약 웹이 쉬워지지 않았다면 보통사람의 참여라는 현상은 나타날 수 없을 것이고 집단지성도 나타날 수 없을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요리법을 웹에 올리려면 디카, 포토샵, HTML, FTP, 호스팅 서버 사용법 등의 어려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글쓰기' 아이콘만 누르면 손쉽게 자신의 요리법을 담은 웹문서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쉬운 글쓰기 덕분에 사람들은 요리법, 청소법 등의 일상경험과 지식을 웹에 올리거나, '자동차정비법, 치과 지식, 사진 촬영법' 등 자기 직업과 관련해 얻은 전문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유행하는 동영상 UCC 열풍도 웹이 쉬워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동영상을 웹에 올리려면 캠코더 사용법부터,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코덱 사용법, 파일 변환법, FTP 전송법, 호스팅 관리법, HTML 문서 작성법 등의 복잡한 기술을 배워야 가능했다. 동영상을 웹에 올리고 링크를 거는 일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쉬운웹 덕분에 이제는 디카나 폰카로 찍은 동영상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다놓기만 해도 웹에 올릴 수 있다. 웹이 쉬워지면서 정보 소비자였던 일반인이 정보 생산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웹을 통해 지식과 철학, 감정을 공유하거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또한 개인의 지식과 경험이 집단으로 합쳐지면서 집단지성에 의한 우수한 결과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용자 참여와 공유를 쉽게 도와주는 웹2.0 서비스는 개인의 힘이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열었으며, '개인이 우주의 중심'이 되고 '개인이 웹의 중심'이 되는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집단지성을 이용해 세계 최대 백과사전으로 성장한 위키피디아 외에도 북마크를 공유하는 델리셔스(http://del.icio.us), 사진을 공유하는 플릭커(www.flickr.com), 동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브(www.youtube.com),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www.blogger.com) 등 다양한 사이트가 웹2.0 사이트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참여의 폭과 공유의 폭이 한층 넓어지기 시작했다.

사용자 참여를 이용한 뉴스 사이트인 디그(digg.com), 밈오랜덤(www.memeorandum.com), 아프리카의 사막에 나무를 심는 나무나라(www.tree-nation.com), 네티즌의 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키바(www.kiva.org), 네티즌의 배너달기로 공부방을 후원하는 한국의 도너스캠프(www.donorscamp.org), 사람들의 기부를 실천하는 네이버의 해피빈(happybean.naver.com)과 플랜코리아(www.plankorea.or.kr), 개인들의 소규모 자본 참여로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조파(www.zopa.com), 프로스퍼(www.prosper.com), 팝펀딩(www.popfunding.co.kr), 네티즌 참여로 금광을 찾는 골드코프 챌린지(www.goldcorpchallenge.com), 다양한 사용자 참여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노센티브(www.innocentive.com), 옛투닷컴(www.yet2.com), 맞춤 교과서를 만들어주는 코넥션(www.cnx.org), 지식을 공유하는 네이버 지식인(kin.naver.com), 시민 참여를 통해 아이디어와 제안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서울시의 '천만상상 오아시스(www.seouloasis.net)', 지도와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맵피마을' 등 네티즌의 참여 방식은 점점 다양해졌다. 또한 단순한 정보 공유에서 경험, 감정, 재화, 노동력의 공유로 공유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웹을 통한 참여 방식과 공유 형태의 다양화는 참여 계층을 다양한 연령과 계층으로 확산시키면서 10대의 참여까지 이끌었다. 2008년 5월에 한국에서 벌어진 촛불집회는 여중고생의 참여에 의해 촉발된 경우다. 2008년 5월 2일과 3일의 촛불집회 관련 사진을 보면 여중고생의 비율이 약 70% 정도에 달할 정도로 여중고생의 참여가 압도적이다.

서로 다른 동네에 사는 10대들이 촛불집회를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웹과 휴대폰 등의 도구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SMS와 메신저, 채팅, 카페, 인터넷 게시판 등은 10대들의 약점이었던 시간과 경제성을 보완해주었다. 5월의 촛불집회는 인터넷게시판과 SMS를 통해 논의되고 전파되었는데, 인터넷 보급 이전이라면 불특정한 10대가 한 자리에 모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공짜경제를 제공하는 웹과 함께 10대들의 참여를 이끈 또 다른 요소는 한글이다. 한국은 초등학생이 어른용 정보를 공유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일본이나 중국은 '검색(檢索), 경제(經濟)'와 같은 용어들이 한자로 표기되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어른 신문을 볼 수 없다. 낱말 철자를 따로 외워야하는 영어권에서도 초등학생이 워싱턴포스트지를 읽기는 어렵다. 반면 유치원 때부터 한글 읽기가 가능한 한국은 포탈 뉴스에서 어른과 초등학생이 함께 뉴스를 읽고 덧글로 싸우는 촌극을 벌인다. 유치원 나이인 6세부터 19세 사이의 45.9%(한국인터넷진흥원, 2007)가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것도 한글 덕분이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어른의 경험과 시각을 공유하게 되었지만 투표권이 없는 10대가 기성세대의 문제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 2008년 5월의 촛불집회다.

촛불집회


웹2.0 기술은 촛불집회를 이끄는데 일조를 했을 뿐만 아니라 촛불집회를 살리고, 촛불집회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도 계속 도움을 주었다. 시민과 전경의 대치상황은 개인인터넷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거나 동영상UCC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었다. 국내 동영상 사이트에서 삭제된 동영상은 유튜브와 같은 해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전파되면서 '정보망명지'라는 불명예스런 낱말을 창조해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 들은 내용을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통해 전했고, RSS라는 배포도구와 블로거뉴스 같은 네티즌 참여형 뉴스 서비스를 통해 전국민에게 빠르게 전달되었다. 다음 아고라와 같은 참여형 게시판은 각종 주제에 대한 토론장으로 기능을 수행하며 여론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웹2.0 기술이 시민에게 준 선물은 개인의 목소리를 다른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자신이 보고들은 진실을 기록함으로써 중앙기관 중심의 정보왜곡이나 거짓정보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언론과 정부 등의 중앙기관이 사건 원인이나 과정을 왜곡시켜 정보를 유통시켜도 국민은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평화의댐 사기사건은 대표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개인들에게 정보 생산과 배포 도구가 주어짐으로써 '현장에 있던 사람인데 사실은 정 반대다.' '내가 해당 직종 종사자인데 사실은 이렇다'라는 개인의 의견과 정보도 함께 유통되기 시작했다. 미국소가 안전하다는 정부 논리에 맞서 안전하지 않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이유는 웹을 통해 개인도 정보생산과 배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진실을 요구했다.

중앙 기관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뿌려졌던 글만 보다가 이제는 더욱 중요한 사실, 감추어진 사실, 다양한 시각을 블로그를 통해서 직접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중앙집중식 기관의 힘은 약해졌다. 블로그를 비롯한 웹2.0 서비스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바탕은 블로그 등이 지닌 쉬운 사용법과 개방성 때문이다. 이런 개방과 공유 덕분에 개인 간의 네트웍 기능이 강화되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네트웍 형성과 새로운 매체 출현이 가능해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사적인 정보를 올리는 블로그가 사회 발전을 이끌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시하는데, 사적인 표현이 곧 1인미디어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 다니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오늘 *차의 **결함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뉴스가 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된 수 십 만대의 차에 대한 결함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쓴이가 사회적 지명도가 큰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빌게이츠 회장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한 뉴스가 되는 것과 같다. 때문에 한 개인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고, 자신의 개인적인 주장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블로그는 매체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내가 본 진실을 블로그에 쓰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나 또한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과거라면 신문에 나온 사진과 기사만이 유일한 정보였겠지만 지금은 시위현장의 진실을 시민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 글로 전하는 시대가 되었다. 웹을 통해 사람들은 한 쪽이 전하는 일방적인 정보가 아니라 양 쪽이 전하는 정보를 접하면서 진실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웹2.0 기술이 발전할수록 좀더 다양한 계층이 제시하는 명확한 증거자료가 제시되고 진실에 가까와지는 셈이다.

5월에 시작된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는 세 가지 시사점을 우리에게 전했다. 첫 번째는 웹을 통한 참여가 10대들까지 확산되었으며, 아이들이 어른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웹을 통한 참여가 오프라인의 참여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과거에는 중앙기관이나 지배층의 목소리를 아래로만 전달하던 문화였으나 웹2.0 기술을 통해 하부로부터의 목소리를 위로 전달하는 통로를 마련함으로써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목소리가 힘을 가지는 직접 민주주의 정치의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웹2.0이 자유와 평등, 정의를 구현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웹2.0 기술이 좀더 적은 비용과 희생으로 자유 평등 정의를 구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웹이 발전할수록 좀더 많은 개인의 목소리와 진실이 모두에게 제대로 울려퍼질 것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사보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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