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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 전문가 이윤희씨의 인생을 보며



IT문화원 블로그. 2008년 08월 26일. URL: http://www.dal.kr/blog/001709.html

'포커 알면 이길 수 있다'의 지은이인 이윤희씨는 나보다 다섯 살이 많은 분으로 나와 가까운 선배의 친구다. 포커를 직업으로 삼고 살았던 인생이 대개 그런 것처럼 이윤희씨도 젊음을 도박판에 바치고 결혼을 하게 되지만 손에 남은 것은 한 푼도 없게 된다. 나중에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니 잘 아는 사람 몇 명이 짜고 사기도박을 해서 몇 달만에 10억을 날렸고, 목숨 위협도 두 차례 정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약간의 과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이윤희씨를 80년대 한국 포커의 절대지존이나 고수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1996년까지 이윤희씨는 도박판을 기웃거린 수 많은 청춘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 내가 들은 이야기로 떠올리자면 가끔 TV에 나오는 진짜 타짜들처럼 기가 막히게 빠른 손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고 몇 억 짜리 판을 전전한 전국구도 아닌 평범한 도박꾼으로 기억한다. 타짜의 '고니'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여간 결혼은 했는데 딱히 돈 벌 재주는 없고. 도박으로 성공할 가망도 없고. 한 마디로 말해서 궁핍한 백수의 삶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친구들이 "야, 니가 할 줄 아는게 포커니까 포커 책이나 한 번 써 봐라." 하고 말을 꺼내게 되고, 운명처럼 '포커 알면 이길 수 있다'라는 책을 쓰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쓴 이윤희씨나 책을 낸 출판사나 친구들이나 이 책이 대박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포커에서 이기는 법을 최초로 다룬 이 책은 대박을 만든다. 그전까지 포커책이라면 포커게임의 규칙을 설명하는 책만 있었지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을 다룬 책은 한 권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성인 남자라면 모였다 하면 치는 것이 포커나 고스톱이고 그 중에는 돈을 따기 위해 혈안이 된 인간도 꽤 많은데 포커에서 이기는 법을 다룬 책이 나왔으니 딱히 광고를 내지 않고도(가난한 출판사라 광고 낼 돈도 없었지만) 입소문으로만 책이 정신 없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출간 몇 달 만에 10만 부를 찍고 해가 가기 전에 30만 부를 팔았으니 대박 중에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7,500원 책에서 출판사가 5천원을 가져간다고 했을 때 15억을 출판사에 안겨준 셈이다. 예상치 않은 대박에 놀란 출판사는 당연히 2권과 3권도 발빠르게 출간해 1996년 한 해에만 50만 권 정도를 판매한다.

변변치 않게 지내던 이윤희씨는 책 출간 후 몇 달 뒤에 그랜저를 새로 뽑고 친구들 앞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윤희씨 친구인 선배는 '사람 팔자 참 모를 일이다'며 웃으며 이윤희씨 일화를 이야기해주었고, 나는 흥미를 느끼며 이 책을 구입했다. 그때가 1996년 6월이었다.
(여기까지는 기억에 의존해 쓴 글이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감안하면서 보시기를.)

이후 이윤희씨는 음지에서 벗어나 양지에서 활동하게 된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1996년 4월 20일부터 스포츠조선에 '카드의 마술사포커'라는 컬럼을 연재한다. 이때부터 이윤희씨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이론가이자 해설가로 방향을 잡게 되고, 차츰 포커의 고수로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포커 알면 이길 수 있다'는 2권과 3권이 나오면서 시리즈로 팔렸는데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누적으로 170만 부 정도가 팔렸다고 한다. 이후에도 여러 권의 실전포커 책을 냈고, 도박세계를 다룬 소설 '탄' 등을 출간한다. 그리고 온라인 포커사이트 세븐포커(http://7poker.hanafos.com)에서 '이윤희의 포커살롱'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펀넷'의 고문과 바둑TV에서 진행하는 '월드포커투어'의 해설자 등을 맡으면서 한국 최고의 포커 전문가이자 해설가로 자리 잡는다.

세븐포커를 진행하는 이윤희씨


내게는 선배인 이윤희씨의 삶은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준다. 사람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기회가 몇 차례 온다. 그 기회를 잘 잡기 위해서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이윤희씨가 책으로 돈을 벌었을 때 다시 도박판에 뛰어들었다면 아마 더 큰 실패를 겪었을지 모른다. 도박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유혹을 뿌리치고 도박판의 떠돌이가 아닌 게임의 해설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윤희씨를 보니 반갑다. 이윤희씨의 삶을 보면서 인생사 새옹지마의 고사를 다시 떠올린다.

* 관련글: 고스톱과 포커(Poker) 고수가 되는 비법
* 관련글: [독후감] '포커 알면 이길 수 있다'. 포커 고수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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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헌   (2008년 08월 27일. 09:46)

저도 참 '실전 포커' 같은 책을 아버지 책장에서 몰래몰래 읽으면서 게임의 긴장감이 대단해서 그냥 소설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즐겁게 읽었는데, 저자분도 성공하셨군요. 축하축하

이제 짝퉁 시리즈로 고스톱, 알면 이길 수 있다 시리즈가 나올 타이밍 아닌가요?


글쓴이: 김중태   (2008년 08월 27일. 14:29)

정헌님: 아버님도 포커를 좋아하시는군요. ^^
포커 좋아하는 분이라면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나오니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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