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롤링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무대를 담은 다큐멘터리인 '샤인 어 라이트 (Shine A Light)'가 개봉되었다. 모니터로 예고편을 볼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인데 국내 극장에서 커다란 화면으로 예고편을 보니 더욱 흥분되고 두근거린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감독을 맡았다는 것으로도 기대한 작품인데 네티즌 평을 보니 기대만큼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제 가서 보는 일만 남았다. ^_^

롤링스톤즈라고 하면 비틀즈, 레드제플린과 함께 거론되는 락그룹으로 음악적 이야기를 쓰려면 책 몇 권으로도 부족한 위대한 그룹이다. 단순한 팬일 뿐 음악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들의 음악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음악 이야기는 잘 모르니 롤링스톤즈가 IT와 관련되었던 일화 하나만 소개하겠다. IT 종사사자에게는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한국의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다. 아마 꽤 많은 한국사람들은 롤링스톤즈라는 그룹에 대해서 잘 모를 것이다. 그룹 멤버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나마 팝송을 조금이라도 들었던 사람이라면 보컬인 믹 재거(Mick Jagger)까지는 알아도 기타의 키스 리처드(Keith Richard)와 론 우드(Ron Wood), 드럼의 찰리 워츠(Charles Robert Watts)는 잘 모를 것이다. 물론 어떤 히트곡이 있는지도 잘 모를 것이다. 그런 상황이니 롤링스톤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 것이다.
윈도95가 발표되던 1995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들여 윈도95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 최고의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윈로 로고로 물들이고, 토론토 CN타워에 대형 배너 광고를 걸고, 30분 짜리 TV광고에 화려한 발표 파티 등이 이어졌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윈도95(Windows 95) 론칭 광고의 배경음악이 바로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스타트 미 업)'이다. 이 노래는 1981년에 발표한 노래로 전설적인 1981년 미국 순회공연을 담은 'Still Life' 앨범의 시작곡이기도 하다. 제목부터 시작과 관련된 내용이다보니 마이크로소프트사로서는 윈도95라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에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스타트 미 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래 동영상이 바로 당시 윈도95 론칭 광고다.
많은 광고인들이 롤링스톤즈의 노래를 광고에 사용하고자 했지만 롤링스톤즈는 자신의 노래를 광고에 사용하는데 인색한 그룹으로 손꼽힌다. 광고의 상업성으로 인한 자신들의 이미지 하락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 노래가 윈도95 광고에 사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롤링스톤즈 입장에서도 IT라고 하는 최첨단 이미지에 기대 좀더 젊게 보이려고 하는 욕구가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마어마한 광고 물량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다시 사람들에게 광고할 수 있고, 마침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던 시기라서 돈도 필요했던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서라고 한다.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은 발표 14년이 지난 1995년에 어마어마한 윈도95 광고와 함께 일반인에게 다시 다가섰다. 미국의 요즘 젊은층이 롤링스톤즈의 다른 노래는 몰라도 'Start Me Up' 노래는 매우 친숙한 노래로 잘 아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여간 윈도95는 발표 이후 성공적인 판매를 기록하게 되었는데,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은 기업 광고에 음악을 잘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 다시 봐도 음악과 광고가 참 잘 어울린다.
최근에 음악을 잘 사용하는 IT기업이라면 애플을 들 수 있다. 아무래도 음악을 파는 아이튠즈(Apple iTunes)의 광고가 화제에 자주 오르는데, 최근 내 마음에 드는 광고 중 하나는 콜드플레이(Coldplay)의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광고다.
롤링스톤즈의 믹재거는 올해로 66살이다. 66살의 나이에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 우리나라에도 백발을 휘날리며 드럼과 기타를 치면서 막춤을 추는 그룹이 많아진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