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전에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서는 가을운동회가 없어서 한 번도 가 보지 못 했는데, 이번 학교에서는 운동회가 열렸다. 매년 열리는 것은 아니고 2년에 한 번 연다고 한다. 매년 열리면 좋은데.
업무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던 차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내 초등학교(국민학교) 시절이 떠오르면서 절로 미소가 나온다. 자기 몸보다 큰 공을 굴리고, 직접 만든 모자를 쓰고 춤을 추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을 운동회의 즐거움에 빠진다. 학부모들도 참여해 콩주머니 넣기를 하고 달리기를 하고. 백미는 역시 이어달리기다. 바통 터치의 실수 때문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자 청군과 백군의 응원 열기와 아쉬움의 탄식이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매년 커가는 아이들을 본다. 두 손 안에 들어오던 딸은 어느새 의젓한 1학년이 되어 춤을 추고 달리기를 하고. 말썽꾸러기 아들은 깃발을 흔들며 청군 이겨라 응원을 한다. 운동회가 끝난 후에는 먹고 싶은 돈가스를 시켜 먹고, 용돈으로 준 천 원을 가지고 운동회 대목을 노린 장난감 장수에게서 이상한 장난감들을 사며 즐거워한다. 가을운동회가 가진 넉넉함의 미덕 덕분이다. 그래서 운동회가 열리는 날은 즐겁다. 엄마 아빠의 과거와 아이들의 현재가 교차하는 날. 또 하나의 가을운동회가 추억으로 지나간다.









저도 첫째가 병설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학교운동회에 두어번 가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이들 마스게임하느라 고생하는걸(보름전부터 뙤약볕에서 연습하죠) 볼때마다 그런거 하지말고 그냥 운동경기 시키면 어떨까 늘 생각합니다.
심지어 유치원애들도 연습을 해야 하고, 또 그때마다 의상대여비라고 돈도 내야하고 말이죠..
그냥 축구,농구,달리기,기타 놀이를 하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근무를 하면서 느끼는 점들이, 마스게임을 연습하는 아이들도 힘들고, 연습시키는 선생님들도 힘들고, 마스게임을 보는 학부모님도 생각보다 심드렁하고, 결국 가장 즐거운 사람은 교장선생님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운동경기를 하면서 정말로 '노는' 날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레블님: 만약 마스게임 한다고 과도하게 아이들을 혹사시켰다면 저도 짜증이 났을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운동회는 전에 배운 간단한 춤을 잠깐 연습한 것이 전부이고, 달리기나 줄다리기, 공굴리기 등의 운동 위주로 해서 즐거웠습니다. ^_^
유치원에서 하는 재롱잔치는 좀 과도했습니다. 무려 2시간을 하면서 몇 번이나 출연하는데 연습도 힘들었을 것이고, 행사날도 아이들이 힘들어하더군요. 한 시간도 많고, 아이들 재롱 30분에 선물주기 등으로 한 시간을 채웠어도 충분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반 별로 한 꼭지, 유치원 전체가 한 꼭지 해서 두 꼭지 정도만 출연하도록 짰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 욕심이 늘 문제인 것 같습니다. ^^
Mr.Unknown님: 예. 동감합니다. 뙤약볕의 마스게임은 불필요합니다. '운동'회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죠. (군대 다닐 때 마스게임 연습은 즐거웠습니다. 충정훈련보다는 앉아서 종이 드는 것이 훨씬 편하니까요. ^^)
만들면 오마이에서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