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5월 12일 저녁에 HLKZ-TV를 통해 방송된 한국 최초의 TV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아악(雅樂, 국악의 클래식 분야라 할 수 있는 정악)인 '만파정식지곡(萬波停息之曲)'이다. 미술담당인 민병욱씨가 밤새 만든 궁전 뜰 모양의 세트에서 전통복장을 한 연주단이 '만파정식지곡'을 연주했다.
만파정식지곡이란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취타(吹打)'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취타대라고 하는 연주단이 걸어가면서 연주하는 곳을 취타라고 하는데, '만파정식지곡'의 다른 이름이 바로 '취타'다. 취타란 이름 그대로 불고 친다는 뜻이다. 때문에 주로 행진곡으로 많이 사용하는 곡이다.

만파정식지곡은 TV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음악으로 적격이라 할 수 있다. 만파정식지곡에 이어서 민속무용단의 승무가 방송되었고, 뒤를 이어 박시춘씨가 지휘하는 악단 연주에 맞추어 현인, 남인수, 백설희 씨가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한국 최초의 TV방송이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