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TV를 보지 않고 가족이 주말 연예 프로그램 두 세 개 보는 것이 전부인데요, 본방송으로 보는 것은 '패밀리가 떴다'하고 '1박2일' 정도입니다. 두 프로그램은 구성원만큼이나 성격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재미있게 봅니다. 반면 '무한도전'은 잘 안 보게 됩니다.
패떳의 인기비결. 기준점 김수로
패떴 최고의 출연료는 회당 1천만 원의 김수로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출연료가 말해주는 것처럼 패떴에서 가장 공들여 캐스팅한 사람이 김수로였습니다. 김수로의 역할은 패떴의 색을 만드는 것이고요. 이를 위해 김수로는 자신이 시청자를 웃기는 것보다는 후배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자신은 이미 뜬 상태니 생소한 구성원들을 띄우기 위해 나름 고생하죠. 그 결과 과연 성공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패떴이 결국 떴죠.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 꽤 긴 시간과 적지 않은 멤버 교체 후에 자리를 잡은 것과 비교해볼 때 또 하나의 따라하기로 혹평받은 패떳이 몇 달만에 안정궤도에 오른 것에는 김수로의 역할이 확실히 커보입니다.
무색깔의 패떴이 초기에 장년층과 청년층, 허약재석과 마왕수로, 계모와 천데렐라라는 긴장감 구조와 대결구조를 가지면서 캐릭터마다 색깔을 가지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바로 김수로입니다. 대부분의 게임과 에피소드에서 편가르기의 기준이 김수로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여러 젊은 남자연예인이 바꿔치기 되었는데, 천희가 살아남은 것은 김수로가 초반에 천데렐라라는 캐릭터성을 부여해주었기 때문이죠. 천데렐라는 초기 패떴의 인기몰이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때문에 천희나 대성 자리는 다른 신세대 연예인이 대체할 수 있어도 김수로 자리는 대체가 안 됩니다. 지금 김수로가 빠지고 다른 사람이 한 달 정도 출연해보면 그 존재감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윤종신 대신 김종국이 들어오거나, 대성 대신 다른 연예인이 자리를 차지해도 패떴의 구조는 무너지지 않고 흘러가겠지만 김수로가 빠진다면 지금의 안정적인 구도와 현재 구성원의 캐릭터 색깔이 무너질 가능성이 큽니다. 김종국이 들어와서도 김계모 말투와 역할을 흉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지금도 천희의 캐릭터는 김수로 의존성이 큽니다.
결국 패떴의 인기비결 또는 패떴에서 교체하면 안 되는 구성원이라면 유재석과 김수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둘이 몸값에 맞게 제 역할을 잘 했다고 봐야겠네요.
1박2일의 인기비결. 훈훈한 정
현재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1박2일'입니다. 사실 웃음코드는 무한도전이 더 많은데도 무도를 안 보게 되고, 1박2일로 취향이 바뀐 이유는 1박2일의 선량함 때문입니다. 무도가 분명 웃기긴 한데 그들 표현대로 '무한 이기주의'라는 점이, 보고 나면 심사를 불편하게 합니다.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등이 보여준 이기주의 및 욕설 헐뜯기는 볼수록 불편합니다.
반면 1박은 상대를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습니다. 어제도 복불복으로 진 팀이 결국 김C로 인해 얻은 붕어를 나눠먹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경쟁 후에는 늘 상대가 안타까운지 나눠먹습니다. 협상을 통해 은근슬쩍 합치기도 하고요. 잘 차려진 아침상도 결국 진 팀이 올라와 같이 먹고, 고기도 결국 나눠먹습니다. 경쟁팀이지만 상대가 도움을 요청하면 결국은 도와주러 갑니다. 그렇게 충주대공연을 돕고 대신 번지점프에서 뛰어내리고 팀원의 저녁과 잠자리를 위해 대신 까나리를 먹어줍니다. 이긴팀인데도 탈락한 팀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1박입니다. 그래서 1박은 중간중간 실수를 자주 함에도 미워하기 어려운 팀입니다.
어제도 몽이 말했고, 그전에도 이승기나 김C, 은지원, 이수근이 중간중간 말한 것처럼 1박2일의 구성원에 대한 서로의 애정은 정말 각별합니다. 모두가 가족만큼 소중하고 애정이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항상 6명이 서로를 아끼고 도와주는 모습이 계속 됩니다.
우리집이 1박2일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결국 가슴이 따뜻해보이는 구성원들의 인간적인 씀씀이 때문입니다. 웃음코드는 부족할지 몰라도 1박2일을 본 뒤에는 뒤끝이 깨끗합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웃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1박2일을 좋아합니다.
예능방송 평론을 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
저도 무한도전은 별로고 1박2일이 좋고 패떳 지난 주는 착한 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원장님 평을 보니 정리가 되는군요.
대흠님: 방송을 거의 안 보는 편이라 방송 쪽 진출은 어렵죠. ^^;
방송으로나마 한때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