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 미디어특위에서는 3개 법안을 확정했는데요, 대부분 신문협회의 의견을 수용한 법안입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문협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터넷 포털 관련 법률에 관한 신문협회 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여 '인터넷 진흥 및 이용자 보호법(가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법은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사업자를 신문법에서 제외해 언론으로 규정하지 않고 따로 법 적용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입니다.
저 또한 기존 마차법으로는 자동차를 다룰 수 없고, 신문법으로 방송을 다룰 수 없는 것처럼, 기존 신문법으로는 인터넷언론이나 포탈의 매체성을 규정할 수 없다면서 인터넷언론에 어울리는 새로운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려대로 우리나라에서는 포탈과 인터넷언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생각보다는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음을 이번에도 드러냈습니다. 이번 법에서 포탈은 뉴스 저작물에 대해 취사선택, 배열, 개작, 변경, 삭제 등의 편집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문 방송 겸영 금지조항은 이번 신문법 개정에서 삭제되었고요,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분의 49%를 가질 수 있도록 방송법도 개정되었죠.
자동차를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킬 생각보다는 마차를 위해 자동차를 움직이지 못 하도록 한 영국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이죠. 자 이렇게 신문사에게 유리하도록 법이 바뀌면 포탈이 죽고 신문사가 살아날까요? 아닙니다. 신문사가 진화한다면 살아남겠지만 포탈을 규제하는 것으로 신문사는 살아남지 못 합니다.
신문사가 한 가지 착각을 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포탈은 토끼가 아닌 잠자는 사자라는 사실이죠.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참다참은 사자가 화가 나면 싸우게 됩니다. 간단한 예로 네이버가 신문사를 인수하거나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신문과 경쟁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은 조중동을 편들까요? 네이버를 편들까요? 어느 신문을 더 많이 볼까요?
포탈이 신문사를 만들지 않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쓸 데 없는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안 하는 것'임을 신문사가 잊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신문사의 투정을 받아줄까요? 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포탈이 신문사를 협력관계가 아닌 적이나 방해물로 여기는 순간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해야 합니다. 수익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아예 뉴스를 뺄 것이고, 쳐서 먹어야 할 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직접 신문사를 운영해 뉴스를 제공받을 겁니다. 어느 쪽이건 신문사로서는 나쁜 시나리오입니다. 특히 네이버가 신문사를 직접 운영해야 수익이 는다는 판단을 할 경우에는 종이신문사로서는 정말 위협적인 상태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신문사를 직접 운영할 확률은 신문사 직접 운영이 네이버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에 비례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행보로 봐서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회사는 주주의 수익 추구에 의해 흘러가기 마련이니까요.
늘 말하지만 신문사는 포탈을 친구로 삼아야지 적으로 삼을 궁리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신문사는 포탈을 적으로 규정하고 규제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참 답답한 일입니다. 이런 경우를 흔히 제 명을 재촉한다고 표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