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사의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이용이 부당하게 정지돼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분쟁 조정 결정이 나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926회 조정위원회를 열고 리니지 게임 중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이용이 부당하게 영구제한된 계정 38개에 대해 위자료 약 2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분쟁조정 단계이므로 엔씨소프트사가 이를 안 받아들이면 다음 단계로 가서 법률 논쟁이 일어나겠습니다만, 일단 위원회에서는 온라인게임 이용자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결론이 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 이용자의 피해를 오프라인의 화폐가치로 계산하고, 위자료를 청구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중요하거든요.

조정 내용을 보면 분쟁조정 신청인 1천467명의 1천707개 계정 가운데 753개 계정에 대해서는 영구이용제한 조치를 해제하라고 했고, 이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답변을 하는 등 엔씨소프트측의 실수가 인정되는 계정에 대해 하루 1천 원씩 1인 당 50여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조정결졍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을 잘못 이해하면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냥한 사람들이 위자료를 받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위자료를 받는 경우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으로 사냥을 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하라는 것입니다. 또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은 불법이지만 약관에 따라 '경고, 10일 이용제한, 영구 제한' 등의 단계별 제재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한 번에 바로 이용제한을 해버린 엔씨소프트 측의 절차가 문제라서 이용제한을 풀라는 것입니다. 자동사냥 프로그램은 여전히 불법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토론의 여지가 많습니다만, 이번 조정 내용이 의미를 가지는 부분은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사의 과오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위자료라는 형태로 보상해야 한다고 인식이 바뀐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천 명이 넘는 집단조정이라는 형태로 이용자가 대항한 부분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 동안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위자료 및 피해보상이 이루어진 적은 종종 있습니다만 게임을 못 함으로 인해서 생기는 피해에 대한 보상이 공론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의 파장은 큽니다.
향후 사이버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영향 관계는 갈수록 밀접해질 전망입니다. 이제는 회사 실수로 롤백이라도 된다면 아이템 손실에 대한 집단 피해보상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게임 안에서의 가치가 단순하게 사이버공간에서만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 경제의 실물가치로 치환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특별히 '게임 안'의 가치를 게임 밖에서 인정한 사례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개별 계정에 속한 아이템, 게임머니의 가치에 따른 위자료 액의 차등은 없기때문입니다. 게임 서비스도 전화/인터넷 통신 서비스와 같은 일반적 서비스와 같다는 맥락하에서 소비자 약관 분쟁에서 내려진 바와 유사한 결정이 나온 것이라 할 것입니다. 즉, 안과 밖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자체의 내용에 관한 판단인 것입니다.
wayfarer님: 예.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결정은 아이템의 가치 인정은 아니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 한 것에 대한 보상입니다. 아이템 가치를 인정할 경우에는 회사 총자산보다 아이템 가치가 더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죠.
다만 전화 서비스 중단과 비교할 때 차이는 있습니다. 통신 서비스는 서비스 자체가 불통인 경우 약관에 따라 시간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보통은 통신사의 장비 고장으로 몇 시간 동안 통신이 불통되는 경우가 해당하죠. 그런데 이번 리니지 분쟁은 게임 안에서의 행위에 대한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깊게 들어가자면 '자동사냥이 불법인가? 왜 안 되나? 계정정지 당할 정도인가? 자동사냥이 약관 위반이라고 치더라도 그 동안 돈 내고 구입한 아이템은 내 재산인데 왜 정지로 재산권 행사를 못 하나? 그럼 그동안 구입한 아이템은 돈으로 뱉어내라...' 등등의 수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집단조정신청이 바로 이런 인식에서 나온 것이고요.
통신사의 서비스 중단은 기술적 문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잘못의 원인이 통신사나 소비자 어느 한 쪽으로 가려집니다. 그러나 이번 리니지 사건의 서비스 중단은 게임 내 활동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에 따라서 발생한 서비스 중단이라는 점에서 통신사 서비스 중단과는 다른 점을 보이는 것이죠. 기술적 문제로 인한 서비스 중단이 아니라 사이버상의 활동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의 대립에 의한 서비스 중단이라는 점에서 결국 온라인의 가치가 오프라인에 영향을 미치는 초기 변화과정의 한 현상으로 보는 것입니다.
제 댓글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다만 부연하여 저도 말씀드리면, 이번 위자료의 보상 또한 사이버상의 사냥활동이라는 온라인 가치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회사-고객간의 계약에 기초한 '서비스'중단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의 경우와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금번 리니지 서비스 중단 또한 기술적인 사유로 인한 통신사의 경우처럼 입증이 문제된 것이지 그 원인이 된 약관내용에 대한 가치판단의 대립은 없던 것 같습니다. 본문에 쓰신 바와 같이 금번 결정은 오토사냥에 대한 관용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부의 롤백시의 아이템가치에 따른 보상이라는 표현은 앞부분에 쓰신 부분 맥락과는 상이하게 읽혀 댓글을 달았던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실수에 의한 롤백시에도 아이템 가치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금번 결정과 같이 서비스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 예측해 봅니다.
참고로 아래는 소비자보호원 홈페이지( http://www.kca.go.kr )상에 공지된 금번 결정에 대한 설명문입니다. 페이지 링크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고 공표된 글로서 공공적 성격의 글이라 생각되어 전부 인용합니다.
‘리니지게임’ 집단분쟁사건 조정결정
- 부당하게 이용 정지된 753개 계정에 대한
해제 조치 및 일부 계정 위자료 인정 결정 -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김학근)는 2009년 9월 30일 제926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 리니지1,2 게임 도중 자동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계정이 영구 이용제한 된 신청인 1,467명의 1,707개 계정 중 753개 계정에 대하여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그 중 38개 계정 소유자에 대하여 위자료 합계 약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 자동사냥 프로그램이란, 사람의 조작없이 자동적으로 게임 내 사냥행위를 수행하고 아이템을 취득함으로써 비정상적으로 짧은 시간에 높은 레벨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며, 리니지 이용약관 및 운영정책에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을 경우 이용 계약을 해지하거나 게임 이용을 중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음.
영구 이용제한 조치가 해제되는 753개 계정은 디텍터 시스템에 의하여 적발된 715개 계정 전부, 수동선별 시스템에 의하여 적발된 874개 계정 중 35개 계정, S-BOT 시스템에 의하여 적발된 20개 계정 중 3개 계정이다.
디텍터 시스템의 경우, (주)엔씨소프트는 신청인들이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보아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취했으나, 신청인들은 투망 감지 기능이 있는 전투패키지를 사용하면서 실제로 직접 플레이를 한 이용자들까지도 적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단계별 제재(1차-경고, 2차-10일, 3차-영구)를 취하도록 규정한 피신청인의 운영정책에 반하는 조치라고 주장하였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주)엔씨소프트가 신청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또 운영정책에서 정한 제재 사유와 제재 정도는 게임 이용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부합하는 한도에서만 그 유효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그 해석에 관하여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제정한 (주)엔씨소프트 측에서 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상세설명 및 특이사항
1차
2차
3차
①
자동사냥프로그램 등 악성 불법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사용하여 게임 내용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명백하게 확인되는 경우
영구
이용
정지
-
-
-
위 사유의 환경을 조성, 제공 및 이를 이용하여 습득된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이동에 관여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②
자동프로그램 등 불법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사용하여 게임내용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힐/버프 등 이로운 마법지원의 경우를 포함함)
경고
10일
영구
이용
정지
수동선별 시스템 및 S-BOT 시스템의 경우, 상당한 정도의 변별력과 정확도를 갖춘 시스템이라는 점은 인정되나, 수동선별 시스템의 핵심 전제절차인 특이사항 연출 자체를 생략하거나 연출 당시(특이사항 연출 전후 10분 이내)에 해당 캐릭터의 적극적인 플레이 기록이 없는 경우, 소환 즉시 특이사항에 대한 답변이 일부라도 이루어진 경우, S-BOT 시스템의 핵심 지표인 비정상 게임로그 검출 기록이 제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제재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위자료 산정에 있어서 다중접속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제재일(이용제한일)로부터 조정결정일까지 위자료는 인정되었으나(1일 1,000원), 디텍터 시스템에 의하여 적발된 715개 계정 소유자들에 대해서는 자동 프로그램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계정이 해제됨으로써 그동안의 정신적 고통 역시 회복된다고 보아 위자료 요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 외에 자동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한 계정 이용제한 시 이용요금을 환불하지 않을 수 있다는 피신청인의 이용약관에 대해서는 일종의 위약벌 내지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으로서 상당성을 인정했으나, 3개 이상의 계정이 제재됨으로써 나머지 계정까지 일괄적으로 제재된 61개 계정에 대하여는 환불하지 아니한다는 근거 조항이 없어 인터넷콘텐츠업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잔여 게임비를 환급하도록 결정했다.
※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인터넷콘텐츠업) : 1개월 이상의 계속적 이용계약인 경우로서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지의 경우 해지일까지의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 공제후 환급, 단 계약체결일 또는 서비스 이용가능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만 공제하고 환급
wayfarer님: 상세 정보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_^
말씀하신 것처럼 약관에 적힌 봉상기준을 기준으로 보상이 이루어졌는데요, 약관에 기재된 항목은 향후 나올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대응은 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위반 여부를 두고 회사와 사용자 사이의 공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적었습니다. 수 십 명이 성문을 막고 시위해서 다른 게이머가 이동하지 못 하도록 할 경우 이것을 게임 내용에 영향을 주는 위반행위로 볼 것이냐 등등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이 경우 프로그램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용자와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는 회사측의 공방이 일어날 수 있을텐데(실제로 지금 계속 소비자의 불만상담 내용이 이런 것이고요.) 이러한 것이 가치판단의 대립 아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결정에 대한 wayfarer님의 의견은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앞의 덧글이나 이 덧글은 wayfarer님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 쓴 덧글은 아니고,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_^
저 역시 김중태님께 감사드립니다. 건필하시고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오랜 독자 중 1인 드림.
게임의 아이템이 거래가 되게하여 얻어지는 게임사의 이익에 대하여는 어떻다고 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