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AR(Augmented Reality)'는 '증강현실' 또는 '확장현실'로 번역한다. 증강현실은 현재 사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이나 장소를 이용하여 기계 안에 만든 공간이다. 가상현실이 100% 가짜로 만든 공간인 것과 달리 증강현실은 눈에 보이는 실제 공간에 각종 정보와 가상공간이 추가된 공간이라는 차이가 있다.
IT블로거 워크샵에서 2010년에 주목받을 5대 이슈 중 하나로 증강현실의 대중화를 꼽았다. 대중화라고 말을 했지만 전국민이 밥먹듯이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폰 덕분에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이라는 용어가 국민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처럼 증강현실이라는 낱말도 일반 국민의 입에 자주 오르내릴 것이다. 그러나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증강현실이 대중화되기보다는 서비스를 몸으로 체험하는 형태로 증강현실이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미 많은 국민이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통해 가장 단순한 형태의 증강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증강현실이 '실제현실 자료+추가 가상 자료'라고 봤을 때 사용자의 현재 위치에 각종 정보를 추가한 GPS 서비스는 단순한 형태의 증강현실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2D나 3D로 제작된 지도에 경로를 안내했지만 구글맵이 위성사진에 정보를 표시해 인기를 끈 것처럼 앞으로는 자동차 앞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람 눈에 보이는 화면 그대로 내비게이션에 보여주면서 실시간 영상 위에 방향과 건물정보를 표시할 날도 멀지 않았다.
증강현실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10년부터 많이 사용할 버스 안내, 지하철 도착 알리미 서비스 등도 간단한 증강현실 프로그램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려야 할 역을 클릭해두면 GPS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프로그램이 진동과 소리로 '주인님 강남역 천안역 다 왔습니다. 내리세요.'라고 알려줄 것이다. 이제 역을 지나칠까 걱정했던 부담을 내려놓고 지하철열차에서 마음껏 졸아도 되는 것이다.
증강현실 서비스는 지식의 입출력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과거처럼 책을 사서 외워야 하는 시대에서 다시 한 번 변화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행책자를 들고 여행을 다녀야했지만 이제는 휴대폰 하나만 들고다니면 된다. 여행을 하다가 본 멋진 유적에 대한 설명이 궁금하다면 휴대폰카메라를 건물 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휴대폰 화면에 표시되는 건물 영상 위에 건물에 대한 정보와 건물 안의 유물에 대한 정보가 글과 그림으로 표시된다. 모빌리지(Mobilizy)사에서 만든 'Wikitude AR' 프로그램이 바로 이런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휴대폰을 대면 유적이나 유명 건물에 대한 설명이 표시되므로 관광가이드가 필요 없다. 길을 잃어도 휴대폰만 켜면 근처 지하철역까지 가능 방향이 표시되고, 처음 가본 나라의 밤하늘 별자리가 궁금할 때도 별자리로 휴대폰을 향하기만 하면 별자리 소개가 나타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는 증강현실 프로그램 이야기다.
카메라가 가리키는 방향의 지하철 노선도나 밤하늘 별자리를 찾아줄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GPS 기술은 현재 사용자 위치를, 디지털나침반은 휴대폰이 향하는 방향을, 중력센서라고 부르는 전자추는 휴대폰의 기울기를 알려준다. 따라서 현재 시각 기준으로 현재 위치에서 북쪽으로 60도 높이로 카메라를 향했을 때 보여질 별자리를 계산하여 별자리 정보를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증강현실 기술은 작년만 해도 일상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폰의 등장이 증강현실 기술의 일상화를 앞당겼다. 아이폰에는 GPS와 디지털나침반, 중력센서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개발자는 이 세 가지를 활용하여 각종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2010년에 보급될 안드로이드폰이나 구글폰까지 가세한다면 휴대폰에서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보는 일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아마 당장은 GPS를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부터 대중화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진인식 기술, 인물인식 기술을 이용한 인맥관리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확산될 것이다.
네덜란드 회사인 SPRXmobile에서 만든 라야(Layar) 브라우저는 증강현실이 길찾기나 사물인식 이상의 생활이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6월에 발표된 후 두 달 만에 2.0이 나오고 곧 3.0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라야는 부동산 중개에서 구인구직, 맛집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찾는 다양한 산업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라야는 향후 브라우저가 단순한 브라우징 기능에 머물지 않고 지역검색이나 증강현실 등의 첨단 검색 기능을 포함시킬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증강현실이 확산되면서 이를 이용한 콘텐츠와 마케팅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활용되는 곳은 게임이다. '전뇌 피규어 아리스(Dennoh Figure ARis)'나 '아이펫(EyePet)' 등은 향후 게임이 나갈 방향이 3D, 온라인, SNS에 이어 증강현실로 갈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주가라(Zugara), 베스트바이(Best Buy), 리글리 추잉검 등 다양한 증강현실 광고 사례는 2010년부터 증강현실이 마케팅에서도 주요 기술로 사용될 것임을 예고한다.
2010년 한 해만에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쏟아지고, 우리 사회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증강현실이라는 서비스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이전에 접하지 못 한 다양한 서비스의 출현을 이끌 것이다. 적어도 2010년에 증강현실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일상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2010년 IT 5대 이슈. 증강현실의 대중화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클릭해두면 GPS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프로그램이 진동과 소리로 '주인님 강남역 다 왔습니다. 내리세요.'라고 알려줄 것"은 예시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GPS는 땅속에서는 작동이 안되니까요. 물론 GPS를 포함해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을 대표해서 GPS로 통칭하셨을듯... 싶긴하지만...
제목에 오타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01년이 아니라 2010년.
푸른하늘님: 아, 통칭해서 쓴 말은 아니고요. 제 착각과 무지로 역이름을 잘못 든 겁니다. 최근 열차 타고 다니면서 잠을 청하는 일이 많아 기차역에 도착하면 알려주는 알리미 서비스를 생각했는데, 제가 보통 많이 언급되는 역으로 강남역을 예로 들던 습관 때문에 GPS 특성을 잊고 강남역을 예로 들어버렸네요. 요즘 내비게이션이 가속도 기능을 이용해 위치를 추정해 터널 통과시에도 위치를 표시하기는 합니다만 지하철 안까지는 해당되지 않는데, 강남역을 예로 들었네요.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미 활자화 된 내용은 고칠 수도 없네요. T_T
pcwook님: 지적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타 수정했습니다. ^_^
증강현실이라는 번역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augmented는 보충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증강이라고 하는 한자어로 정말 딱 듣자마자 들어오지 않는 개념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augemented reality하면 대충 느낌이 오지만, 증강현실 하면 개념이 ;;; .. 더군다나 확 느낌이 오지 않는 한자어 증강이라는 말을 썼는지도 좀 궁금하네요 ;; ...
조나단95님: 네. 저도 궁금합니다. 일본에서는 확장현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중국에서는 증강현실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초기 번역을 한 국내 학자가 증강현실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의미상으로 본다면 증강보다는 '보강현실' '추가현실'이 더 적절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증강현실' '확장현실' '강화현실'의 기존 낱말을 쓸 것이냐, 새로운 용어를 만들 것이냐로 고민했는데, 또 낱말을 만들면 혼란이 더해질 것 같아서 의미보다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증강현실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번역이 잘 되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죠. 대개의 경우 국내에 들어오는 낱말이 한자로 번역되었다면 일본에서 사용하는 낱말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확장현실이 아닌 증강현실을 차용한 것은 조금 예외적인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