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자주 타본 사람이라면 장거리 비행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지겨운 것은 참으면 되지만 시차 적응은 정말 괴롭다고 한다. 얼마 전 만난 동료도 귀국 후 한 달 동안 잠이 안 와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할 정도였다. 더구나 신체리듬이 예민한 운동선수에게 시차란 경기를 망칠 정도로 큰 변수로 작용한다.
김연아 선수가 1박2일 일정으로 귀국한다고 한다. 원래는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귀국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토리노 세계선수권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평양을 건너 귀국한지 반나절만에 다시 태평양을 건너는 왕복 일정을 갑자기 결정해야 했다. 청와대에서 초청했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에 왔다가 잠을 자고 다시 다음날 오후에 태평양을 왕복하는 일정이라면 이후 일정이 없는 여행객이나 항공업계 종사자도 쉽지 않은 일정이다. 하루만에 큰 폭의 시차가 두 번이나 바뀌는 것이다. 더구나 예민한 감각의 피겨선수에게 이런 일정은 있을 수 없는 일정이다. 지역을 한 번 이동한 뒤는 며칠 몇 주를 쉬면서 적응해야 하는 것이 선수들이다.
분명 귀국 전에 경기 후 선수권 준비를 위해 귀국하지 않기로 일정을 잡고 알린 상태였다. 선수의 일정은 몇 달 뒤의 생체리듬을 고려해서 최적화해서 잡기 마련이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게되면 몸이 안 풀려 훈련 중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상식 밖의 1박2일 지옥 일정을 강요하는 것일까? 김연아는 경기를 마친 지금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다음 선수권 일정 준비가 어려울 정도로 방전된 상태다. 그런데 1박2일 태평양 왕복이라니. 지옥의 일정이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던 날, 배철수씨가 라디오 방송을 할 때 애청자 한 분이 "형님, 김연아 선수 한 번 초청해야죠."라고 문자를 보내자, "사돈팔촌까지 동원해 김연아를 부를텐데 우리까지 그래야겠냐. 우리만이라도 조용히 지켜보자."라고 말을 할 때 참 공감했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훌륭했고, 메달까지 땄으니 김연아가 우리에게 줄 것은 다 주었다. 이제 우리가 김연아 선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달콤한 휴식과 소리 없이 뜨거운 응원 아닌가.
김연아로 인해 우리는 행복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김연아를 지옥으로 밀어넣고 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이 지닌 처절함이 느껴지는 소식이다.
그 분이 밥 한 끼 먹자고 부른 것이 얼마나 몰지각한 것인지...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보고 싶은 선수를 불러올게 아니라,
금메달을 강탈당한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날 배철수 음악캠프를 들었는데, 배철수님이 웃으면서 얘기는 하셨지만 걱정이 담긴 멘트를 듣고 공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안의 스포츠 영웅들을 고급스럽고 자연스럽게 품지 못하는 언론과 그 외 등등에게 짜증날 뿐입니다
네. 의견 감사합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국내에 귀국한 선수들만 조찬을 하고, 김연아 선수는 화상대화로 진행했다면 IT강국 뉴스거리도 만들고 일거양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의 무리한 귀국 일정은 아쉬움이 남네요.
일요일에 했던 방송3사의 동계올림픽 뒷풀이 행사를 보니..마치 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네요...덩달아 스포츠 선수들까지 같이 욕먹겠군요. 왜이리 유치하게 만드는 지..
님이 웃으면서 얘기는 하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