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나무날). 저녁을 간단하게 마친 후 편지함을 열어보니 엠파스 양문성 이사님이 보낸 엠파스 스킨 전시회 초청장이 있다. 그런데 편지 보낸 시각은 3시, 내가 열어본 시각은 7시, 전시회는 8시. 오늘 전시회 하는데 오늘 편지를 보내시다니. T_T
개인적인 만남이었으면 다음으로 미루겠지만 의미 있는 행사고, 역사적인 자리라 생각해 전화 드리고 바로 출발했다.

(1) 조촐하지만 뜻 깊은 자리
이번 전시회는 엠파스에서 먼저 만든 전시회가 아니라 갤러리에서 먼저 연락을 해서 만들어진 전시회다. 다시 말해서 갤러리에서 보기에 엠파스의 스킨(껍질)들이 전시회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그 동안 스킨을 만드느라 고생한 엠파스 디자이너의 노력이 외부에 의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셈이니 연락을 받은 디자이너들이 매우 기뻐했을 것 같다. 실제로도 IT기업의 홈페이지 관련 디자인이 갤러리측의 요청으로 전시회를 여는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첫 번째가 아닌가 싶다.
여는때(오프닝) 행사는 조촐했다. 다과 조금만 준비된 상태에서 몇 분의 간단한 축하말이 전부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자유롭고 활기찼으며 즐거움이 가득했다.


(2) 뜻밖의 만남
다른 네티즌들도 왔을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3층에 도착하니 엠파스 직원만 있고, 외부인은 나 혼자였다. 이사님을 제외하고 낯 익은 얼굴은 잡지를 통해 본 으뜸 디자이너인 남자 분 정도. 조금 후에 CN님이 도착해서 겨우 아는 외부인이 한 명 생겼다.
좀더 후에 박태웅 부사장님이 도착했는데 함께 도착한 묘령의 낭자는 정말 뜻밖의 인물. 엠파스와는 최고 경쟁 관계인 모포탈에서 근무하는 분이 부사장과 함께 들어오다니. 해당 기업의 오해를 살 수 있기에 누구라고 밝히지 못하겠지만, 하여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 기뻤다. 살도 약간 붙고 얼굴빛도 좋아진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 없이 지낸지 꽤 되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즐거워졌다.
박태웅 부사장님과 인사하면서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책도 잘 보고 있고, 몇 차례 강연도 잘 들었습니다."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보니 '아차!'. 작년 모기업 주최 강연 때 명함 받은 기억이 난다. 그때 내가 "한 번 놀러오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부사장님에게 "다음 주에 시간 내서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인사말 건넨 것이 기억 난다. 그래놓고는 입 닦았으니 죄송하고 당황스럽다.
강연을 하면 여러 기업의 직원분으로부터 명함을 받으면서 나중에 한 번 따로 뵙자는 말을 듣는데, 그때마다 "예. 나중에 한 번 뵙도록 하죠."라고 말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그날 강연 내용이 도움이 되셨다는 말씀에 죄송함이 조금 줄어들었다. ^^;


(3) 작지만 아름다운 전시회
전시장은 매우 작았다. 전시된 그림도 작은 크기의 스킨 몇 십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작은 그림에 담긴 내용은 결코 작지 않다. 또한 그림 한 장 한 장에 담긴 정성과 의미는 얼마나 큰가. 이미 봤던 그림들이지만 다시 봐도 아름답다. 그림이 아름답고 그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뜻이 아름답다.







(4) 작은 선물, 스킨을 모은 달력
이날 받은 선물은 작은 달력. 첫 쪽에 1년치 달력이 있고, 그 이후 수 십 장의 종이에는 날짜가 안 적힌 일주일 쪽지칸과 스킨이 인쇄되어 있다. 때문에 달력보다는 일정표로 유용하다. 스킨처럼 좌우로 긴 모양이 독특하다. 12월 2일부터 30일까지 전시장에 가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5) 속옷 가게를 지나
전시장 간판이 잘 눈에 뜨이지 않아 한 번 지나쳤다가 다시 꼼꼼하게 찾아보고서야 겨우 일러팝 갤러리를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는 것 아닌가. 1층은 안나수미라는 여성 속옷가게. 어쩔 수 없이 1층 문을 빼꼼하게 열고 여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가게를 통과해 뒤쪽의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헐~! 쑥쓰럽구만. ^^;
1층과 2층이 여성 속옷가게인데, 이 가게를 두 층 통과한 다음에야 전시회장에 도착한다. 그래도 나는 여직원만 있는 늦은 시간에 찾아갔기에 숙쓰러움이 덜 했다. 일반 전시회 때인 낮이나 초저녁에는 여직원과 속옷을 고르는 여성 손님들이 바글바글할텐데 그 사이로 유유히 지나가기란. ^^;

(6) 뒤풀이를 마치고 집으로
뒤풀이는 삼겹살 집에서 했다. 분위기는 그야말로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 1차가 끝나니 자정을 넘은 12시 반이다. 사실 1차에서 끝까지 남았던 이유는 지난 번에 양이사님에게 점심 얻어먹은 신세도 갚을 겸, 오붓하게 속내 좀 들을 겸 해서 둘이 2차 가자고 부탁하려고 남은 것인데, 막상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직원들끼리 몇 명이 모여 2차를 하는 분위기인데 끼워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양이사님을 빼돌리기도 그렇고. 아쉽지만 나중에 따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질 수밖에.
택시를 잡으러 롯데백화점에 도착하니 연말을 알리는 각종 전구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고, 저 멀리 호텔 앞의 나무는 전구를 칭칭 감고 있다. 저 나무는 얼마나 뜨겁고 괴로울까 하는 생각이 드니 마냥 즐거운 감정이 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보는 사람은 즐거우니 이것도 나무 네 팔자인가 보다.

(7) 젊은 엠파스
양이사님과 개인적으로 2차를 가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엠파스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는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그 기업의 기술보다는 분위기, 철학, 문화를 좀더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다. 엠파스를 보고 느낀 점은 젊고 발랄하고 패기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유롭고 힘차며 동료애가 깊다. 그렇다고 해서 늘어지거나 구태의연하지도 않다. 최근 내가 접촉한 기업 중에서는 가장 젊은 기업이 엠파스다. 자금 문제 없이 현재의 분위기와 문화를 유지한다면 1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엠파스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블로그이름 : CN, 세상을 프로그래밍하다.
(2005년 12월 02일. 17:59)
• 걸린글제목 : 엠파스 스킨 전시회 오프닝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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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이름 :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2005년 12월 02일.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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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정말 멋집니다. 엠파스 '껍질' 전시회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