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MBC가 각종 사고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대국민 사과방송을 보낸 것이 여러 건이나 된다고 하는데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 같다. 살펴보니 1월 '신강균 사실은' 제작진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파워TV' 편집조작, 7월 '생방송 음악캠프'의 성기 노출, 8월 로비 연루, 8월 '731부대' 가짜영상, 10월 상주참사, 11월 '달콤한 스파이' 음부 노출, 12월 'PD수첩' 취재윤리 위반까지 굵은 것만 8건은 되는 것 같다.
MBC측에서는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말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역술인들은 새로 바뀐 MBC 로고의 붉은 점이 흉점이라면서 붉은 점을 빼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하여간 올해 MBC가 꽤 곤혹을 치르면서 뉴스시간을 통해 공개사과를 하고 있는데, 재미 있는 사실은 한국 최초의 TV 사과방송 역시 MBC에서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TV방송에서 뉴스시간을 통해 공개사과를 한 사건은 1956년 최초의 TV 방송 이후 20년이 지난 1976년에 일어났다. 1976년 6월 27일에 권투선수 알리가 한국에 도착했는데, 28일 2시에 MBC-TV를 방문하는 일정이 있었다. 알리가 MBC에서 증정한 갓과 도포를 갈아입고 D스튜디오로 들어왔는데 이때 D스튜디오에서 대기 중이던 연예인들이 알리를 맞이하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도록 콘티가 짜여진 상태다. 그런데 그만 도가 지나쳐 옥희, 김정미, 이성애 등의 인기 가수들이 알리 볼에 키스를 퍼붓고 매달리는 등 자극적인 몸짓을 했다. 문제는 이 녹화필름을 편집하지 않고 29일 그대로 방송한 것.
'알리와 함께'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자 당시 정서로 용납을 할 수 없었던 국민들의 분노에 찬 전화가 빗발쳤고, 신문들까지 가세해 비난했던 것. '추태, 탈선, 광대의 유희'와 같은 표현을 써가며 분노에 찬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자, 결국 MBC는 뉴스시간을 통해 시청자에게 공개사과를 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인 몇몇 여자 가수에게 출연금지 조치를 취했다. 한국 TV방송 2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사과 기록을 세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