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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구두를 왜 남자가 팔까?



IT문화원 블로그. 2005년 12월 27일. URL: http://www.dal.kr/blog/2005/12/20051227_shoes.html

네이버 뉴스에 올라온 기사를 한 번 보자. 사진도 한 번 보고. 덧글도 읽어보자.

[Mr. 아줌마] 여자 구두는 왜 남자가 팔지

덧글 중에 하나를 골라봤다.


* 손보다 발이거든.. 여자들 성감대는 -_-;; 이쁜 옵빠들이 신겨주는 척 하면서 발한번 만져주면 바로 여자들은 비싼 구두라도 "지르게" 되는거지 -_- 텨텨
-) 가슴 스쳐주면 옷 다 사겠네. 이제부터 여자의류는 남자가 판다.


조기자는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가 왕자님과의 잠자리를 뜻한다는 설도 있다.'고 말하는데 처음 들어보는 설이다. 구두는 신하가 들고다니며 신기는데, 유리구두가 왕자와 잠자리일리 있나.(잠자리 하니 한가인 잠자리 선물 생각나는군.) 물론 결혼을 통해 둘이 합방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공양미삼백석도 잠자리라 우기겠다. 개구리왕자의 성관계설(그림 동화 읽어보면 나온다)과 착각한 것 아닌가? 최소한 신데렐라의 털가죽신발(원래는 유리가 아닌 털가죽 신발이다) 정도는 되어야 조금 은유가 될 것이다.

(2) 남자는 혼자 구두 사러 와서 대충 휘 둘러보고 몇 개 신어본 뒤에 발에 맞으면 그냥 산다. 30분 넘기는 일이 많지 않으며, 주걱만 주면 알아서 신는다. 신겨주려고 하면 자신이 신는다고 됐다면서 사양한다. 그래서 남자손님이 한 번 신어보겠다고 말할 때는 주걱만 넘겨준다. 남자들은 계산대까지만 신발을 가져가면 끝이다. 계산 마치고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여성고객은 대개 몇 명의 평가단을 몰고 와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수 십 켤레의 신발을 신어본다. 변심도 심하다. 포장까지 하고 나가다가 눈에 뜨이는 신발 있으면 그 신발 신어보고 바꾼다.

남자는 신발의 기능에 역점을 두지만 여성은 서비스 만족감과 주변의 평가에 역점을 둔다. 남성은 자기 마음에만 들면 신발을 사지만 여성은 자기 마음에 든 상태에서 주변 평가까지 완벽해야 신발을 산다. 결국 구두 안 사고 가는 여성도 많다.

(3) 이런 차이 때문에 여성고객에게 뻣뻣하면 바로 불평 들어온다. 여성 고객이 한 시간에 평균 20번 정도 신발을 신는다고 해보자. 이때 성희롱을 염려하여 여성고객이 신발 신어보겠다고 할 때 주걱만 넘겨주고 '그 주걱으로 혼자 신어보세요.'라고 하는 매장이 있다면 당장 여성고객의 불쾌한 표정과 불친절하다는 투덜거림을 들으며 그 다음 달부터 문 닫을 것이다.

여성고객의 형태는 크게 세 종류다. 남자가 신겨주는 것을 질색하며 자신이 신는 고객이 있는데, 이런 고객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매출 향상에 주도적인 고객이 아니다. 턱 하니 앉아 남자직원에게 신겨보라고 명령을 내리는 고객도 있다. 이런 고객도 많지는 않지만 매출에는 도움이 되는 고객이다. 아무래도 평균적인 고객의 태도는 상황에 따라서 자신이 신어보기도 하고, 남자직원이 살짝 도와주면 감사를 표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래서 구두가게 남자직원의 첫 번째 능력은 눈치다. 신겨줘야 할 여성인지, 주걱만 주고 신체접촉을 금해야 할 여성인지, 아부해야 하는 여성인지, 가만 입 다물고 있어야 하는 여성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능력이다. 다음으로 신겨주고 아부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 입에 달콤한 꿀을 발라 살살 녹이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경험 많고 유능한 직원일수록 빠른 시간 안에 신발을 포장하게 만든다. 많이 팔수록 수당이 많은데 유능한 직원의 고객 설득 능력은 참 대단하다. 이런 직원은 고객과 작업을 만드는 능력도 뛰어나다.

(4) 그렇다면 왜 여성 옷가게(특히 속옷)에는 남성직원이 없(=적)을까? 가슴이며 엉덩이 만져가면서 옷이 맞는지 확인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남자가 바깥에서 기다리면서 자신이 옷을 벗고 갈아입는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것조차 싫은 것이다. 자신이 옷 벗는 동안 바로 문 앞에서 낯선 남자가 기다리며 상상하는 상황을 용납할 여성이 얼마나 될까?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남자직원의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여성이 얼마나 될까? 구두야 발을 만지는 정도고, 그것도 싫으면 혼자서 신발을 신으면 된다. 하지만 문 하나 사이에 두고 생면부지 남자 앞에서 옷 벗는 것을 용납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5) 구두가게가 남성직원을 고용하는 이유는 전부 여성직원으로 대체했을 때 여성고객의 반응을 상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어차피 남녀 직원의 구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구두를 고르는 고객은 어떤 직원이라도 상관 없다. 결국 남자직원 때문에 구두가게를 올 여성과 안 올 여성의 차이가 직원성비를 결정짓는데, 아무래도 남성이 직원일 때 좋아할 여성이 더 많고 이런 여성일수록 홍보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성차별이나 성상품화를 따지기 이전에 남성을 끌어당기는데는 매력 있는 여성이, 여성을 끌어당기는데는 매력적인 남성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이해 안 된다면 남자들이 많이 찾는 자동차 전시회에서 예쁜 여성 도우미들만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동시에 두 개의 전시회가 마주 보고 열리는데, 한 쪽은 여성 도우미로 채우고, 반대편은 남성을 상징하는 스포츠카나 RV카라고 해서 털이 무성한 굵은 다리의 남성 도우미가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고 생각해보라. 어느 전시회에 남자 손님이 몰릴까? 매장의 종업원 성비 비율은 성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이라면 지닌 본능적 이성 호감도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남자를 대상으로는 여성이, 여성을 상대로는 남성이 상대하는 것이 더 판매 효과가 좋은 법이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 보편적으로 용납 가능한 선이냐가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남자 미용사가 증가한 이유는 여성이 용납 가능한 신체접촉의 범위가 목 위로 확대된 까닭이다.

하지만 남성에게 발이나 얼굴의 접촉을 허용하기 싫은 여성도 많으며, 산부인과 갔을 때 남자 의사 앞에서 두 다리 벌리고 관찰 당하는 행위를 끔찍하게 여기는 여성은 더욱 많다. 대부분의 남성은 여성에게 신체접촉을 당하면서 서비스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꽤 많은 여성은 남성에게 신체접촉을 당하면서 서비스 받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여성이 남자종업원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많은 여성이 남자가 신발 신겨주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6) 기사에 인용된 금강제화 명동 본점은 우리나라 구두 판매의 기준점이 되는 가게다. 아는 분이 많지 않겠지만 이미 20년 전에도 명동 본점에는 말끔한 넥타이를 맨 멋진 여성이 2층 남성구두 매장에서 구두를 팔고 있었다. 남성구두를 파는 여성 종업원. 당연히 시선이 집중된다.

(7) 매장 특성 상 구두가게 남성직원은 고객과 썸씽이 자주 일어난다. 말끔하게 생긴 외모에 언변이 좋은 편이라 여성 쪽에서 먼저 호감을 표시하는 편이고 썸씽도 자주 일어난다. 종업원이 여성고객에게 먼저 작업을 거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마음에 들 경우 작업을 걸며, 여성고객에 작업을 거는 공식도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를 말하자면 이렇다.

괜찮은 여성고객이 있다고 하자. 혼자라도 좋고 친구 포함 두 세 명이라도 좋다. 옆의 동료에게 신호를 건다. 그리고 그 여성이 "이 구두 235 사이즈 좀 주세요."라고 할 때 A는 "그 사이즈 없어요."라고 말한다. 여성이 "올라가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야?"라고 말하면 A는 "아까 올라가서 알아요."라고 답한다. 이때 동료 B가 바람 넣는다. "어? 그 사이즈 있는데."

이렇게 되면 여성고객은 "거봐요. 있다고 하잖아요."라고 재촉하게 되고 더욱 신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A가 "없다니까요."라고 우기면 3자 간 의견 충돌이 일어난다. 여기서 A는 "만약 올라가서 없으면 어떡할래요? 헛수고로 땀나게 했으니 시원한 주스라고 살건가요?"라고 의중을 떠본다. 고객은 자기가 우겨서 수고를 끼쳤으니 "그러죠."라고 말한다. 이때 B가 옆에서 말을 건다. "만약 있으면 나 덕분에 마음에 드는 구두 산 것이니 저한테 커피 한 잔 뽑아주셔야 해요.". 고객은 또 "그러죠."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즉 고객은 신발이 있건 없건 A나 B 둘 중 한 명에게는 커피를 사줘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놓이는 것이다.

작업(?)에도 정석이 있을까 싶지만 이렇게 정형화된 작업의 정석은 어느 세계에나 존재하는 법이다.

(8) 원래 구두는 일 년에 한 두 번 살까말까 한 제품이다. 그런데 꽤 빠른 주기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있다. 이런 경우 종업원과 썸씽이 있는 경우가 많다. 퇴근 후에 근처 술집에 가보면 아까 왔던 여성고객과 술잔을 기울이는 종업원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기업 구두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외모도 말끔하고 말빨도 있는 편이라 여성 쪽에서 먼저 호감을 표시하는 편이고 썸씽도 자주 일어난다.

(9) 하여간 여성구두를 남성이 파는 이유 중에 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은 분명 무시 못할 부분이다. 그게 아니라면 못생긴 남자 종업원으로 채워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아야 하지만 잘 생긴 남자 종업원이 구두를 신겨주는 곳일수록 매출이 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남성직원이 공손하게 구두를 신겨주는 것을 즐기는 여성이 매출의 큰 열쇠를 쥐고 있다. 이런 여성이 다른 고객을 유인하는 홍보꾼으로 가진 힘이 꽤 큰 편이다.

대개 이런 여성고객은 자리에 앉아 이 구두 저 구두 신겨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남자직원이 아부를 해야 기분이 산다. 80년대에 금강제화에서 구두를 사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고급소비계층에 해당했으며, 약간은 권위적이고 개방적인 여성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명동본점의 경우 현지처나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고객의 비율이 꽤 높았는데 친구는 물론이고 남자 구두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0) 그외 손님들로 인한 웃지 못할 황당한 일화도 꽤 많지만 너무 적나라하게 밝히기 곤란한 내용이라 생략한다.

* 7월에 쓴 글인데 바빠서 못올리다가 이제야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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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젋은세대   (2006년 01월 12일. 09:21)

그런거 신경안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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