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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를 위한 노력



IT문화원 블로그. 2005년 12월 30일. URL: http://www.dal.kr/blog/2005/12/20051230_true_writing.html

내가 컬럼이나 단행본으로 쓴 글 중에도 잘못된 정보는 종종 실린다. 단순 오타나 숫자 잘못 표기 정도는 곳곳에 깔려 있고 애초 정보를 잘못 알고 쓴 내용도 꽤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겨례신문의 '초보자길잡이' 컬럼으로 썼던 CD 녹음 시간에 대한 글이다. 이 글에서 나는 원래 60분인 CD가 74분 2초로 바뀐 이유에 대해, 지휘자인 카라얀에게 자문을 구해 '운명' 교향곡을 한 장의 CD에 담아 음악을 듣다가 판을 갈아끼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일화가 있다고 썼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후 독자로부터 반론이 들어왔다. 운명교향곡은 짧기 때문에 60분에도 들어간다는 것이다. 만약 길이 때문에 바꿨다면 아마 '합창교향곡'일 것이라는 전화가 왔다. 확인해보니 운명교향곡은 약 35분 정도 길이였다. 74분의 길이에 맞는 노래는 '합창교향곡'이었고, '운명교향곡'이라고 적은 내 글은 잘못된 정보였다.

내가 이 사실을 잘못 알고 있었던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던 정보가 잘못 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업무가 CD롬유통과 정보 제공이던 나는 그 컬럼을 쓰기 전에 꽤 많은 CD 관련 자료와 서적을 읽었다. 그 책 중에는 1995년 초에 (주)정보시대에서 나온 '성공적인 CD타이틀 이렇게 만든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당시에 나온 책으로는 방대한 자료가 잘 정리된 훌륭한 책이다. 내가 얻은 CD 관련 지식도 상당 부분 이 책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이 책 98쪽 중간에 CD-DA의 규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운명 교향곡의 연주 시간에 맞추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라고 적어두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웹으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닌지라 단 한 줄의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수 많은 책을 뒤져야 했다. 그리고 이렇게 책에서 얻은 정보는 당연히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 책을 쓴 저자 또한 다른 곳에서 잘못 된 정보를 얻어 썼을 것이다. 잘못된 정보를 얻은 저자가 잘못된 글을 쓰고, 그것을 본 내가 또 잘못 쓰고, 내 글을 본 누군가는 또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을 것이다.

그나마 한 번 보고 지나치는 신문이었기에 신문의 내용을 이용해 인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다음 주에 정정기사를 냄으로써 오보가 확산되는 것은 잡을 수 있었다. 또한 경향신문에 똑 같은 주제로 다시 한 번 컬럼을 쓰면서 '합창교향곡'임을 분명히 해 이후로 국내에 유통되는 'CD가 74분 2초인 이유'는 '합창교향곡' 때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운명교향곡으로 적혀 있고, 책에 포함된 정보는 도서관에 남아 계속 잘못 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책을 쓸 때 가장 두려워하는 점이 바로 이 점이다. 사람들이 글의 출처를 확인하고 수정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과 달리 잘못된 정보를 담은 책은 많은 사람에게 계속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글쓰기는 부담이 적은 반면 책으로 뭔가를 펴내는 일은 늘 부담스럽다. 끊임 없이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나마 요즘은 인터넷이 있어 정보를 확인하기가 한결 쉬워졌고 확인 작업에 시간이 덜 든다. 옛날처럼 책을 뒤져가면서 수 천 쪽 중에서 한 줄을 찾아내는 일에 비하면 검색어 입력하면 바로 나오는 요즘 세상은 정말 천국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내가 쓰는 글이 전부 진실만을 담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는 못한다. 다만 진실된 정보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노라는 다짐만 할 뿐이다. 그것만이 내가 약속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인 이상 실수를 안 하며 살기는 어렵겠지만 그 실수를 자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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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nyxity   (2005년 12월 30일. 18:13)

더 정확히는 푸르트 벵글러가 지휘한 "합창"을 수록하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말씀안하셔도 평소에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쓴이: 김중태   (2005년 12월 30일. 23:07)

nyxity님: 푸르트 벵글러를 제가 몰라요. ^^; 클래식 문외한이라. 합창은 직접 들어본 적이 없고 예전에 예당음향홀에서 아르농쿠르 지휘의 CD를 감상한 것이 전부랍니다.
인터넷에는 지켜보시는 분들이 계시니 한 눈 팔기 어렵네요.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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