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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 블로거와 블로거의 신독



IT문화원 블로그. 2006년 01월 22일. URL: http://www.dal.kr/blog/2006/01/gunja_sindok.html

25년 전에 선생님은 신독(愼獨,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남 없이 몸을 삼가는 행위)을 설명하면서 "문을 닫고 있다고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군자란 지나가던 누가 어느 때라도 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고 행동해야 한다"면서, "문이 닫혔을 때도 문이 열려 있을 때처럼 몸을 삼가며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간단한 가르침이지만 참으로 실천하기 쉽지 않은 가르침이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신독은 더욱 어려운 실천 덕목이 되었다. 익명이라는 문 뒤에 가려진 자신을 만인에게 드러낸 상황처럼 몸을 삼가며 바르게 행동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래서 오늘날 군자 되기는 더욱 힘든 일이다.

신독은 생활 전반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이며, 익명으로 자신이 가려지는 인터넷 세계에서 더욱 권장해야 할 덕목이다. 나 또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운영원칙을 정했고, 그 중에 '블로거의 신독'을 위한 원칙도 몇 가지 정해두었다.

'블로거의 신독'을 위한 원칙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이 쓴 덧글을 지우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덧글을 지우는 행위는 두 가지 해악을 준다. 하나는 잘못 쓴 본문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고친 후 처음부터 제대로 쓴 것처럼 거짓행위를 하는 해악이며,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쓴말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는 해악이다.

이런 이유로 광고글과 'x팔, xx끼'처럼 아이들이 봐서 좋지 않은 욕설이 든 덧글만 지웠으며, 덧글 쓴 사람이 지워달라고 요청한 덧글만 지웠다. 내게 비판 또는 비난하는 글은 악플에 가까운 것조차 그대로 남겨두었다.

상대가 나를 비난할 때는 세 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정말 내가 잘못했을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나 스스로 잘못을 밝히고 사죄하며 개선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이를 지적해준 분의 글은 감사와 교훈으로 남겨둠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보고 내가 과거에 어떤 잘못을 했으며 현재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 지켜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상대가 오해를 하는 경우라면 답글을 작성해 오해를 풀어줄 일이다. 만약 상대가 이유 없이 정당한 나를 비난했다면 욕 먹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가 될 것이다. 결국 어떤 이유로도 나를 향한 비난의 글을 지울 이유는 없다.

자신에게 기분 나쁜 말, 불리한 말, 비난하는 말이라는 이유로 덧글을 지우는 행위는 남을 속이는 행위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다. 결국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이며 끝내는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길이 될 뿐이다.

보통 사람들이 군자가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군자 블로거가 되는 일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군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나 군자 블로거가 되는 노력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덧글이나 트랙백을 지우지 않는 일은 '블로거의 신독'을 위한 노력 중 최소한의 노력에 불과하다.

* 생각해보면 김중태문화원 블로그에서는 욕설을 이유로 덧글을 지운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혹시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한 것일 수 있지만 내가 기억해내지 못할 정도면 참으로 드문 것이 분명하다. 이곳을 방문해주신 분들이 그만큼 훌륭한 분들이고 익명의 문으로 가려졌어도 네티즌의 신독을 지키신 분이라는 반증이다. 이곳을 방문해주신 분들이야말로 군자의 덕목을 말 없이 실천하는 분이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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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골빈해커   (2006년 01월 22일. 22:38)

글이 좋으니까 악플이 없는 것이겠죠 :-)
항상 좋은 글 써주시는 김중태님께 더 감사를..(_ _)


글쓴이: 가루   (2006년 01월 23일. 09:05)

논쟁이 될 만한 주제나 사람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 주제의 글을 적어주시면 악플도 많이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김중태   (2006년 01월 23일. 09:27)

골빈해커님: 오신 분들 덕분이라니까요. ^^;

가루님: 제가 세상만사에 다 참여할 수는 없지만 직업인이나 사회인으로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사회적 주제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IT분야에서 KT종량제, 네이버 폐쇄정책, MSN 정책, 다음, 넷피아 등을 다루었고, 바로 얼마 전에는 블로거의 역할이나 구글의 robots.txt로 다른 분들과 격렬한 토론도 했고요. 사회분야에서도 아시아나파업, 개성중사건, 부동산정책, 4억소녀, 귀여니, 이상호기자의 엑스파일 등등 사회적 주제에 무관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생리공결제에 대한 찬성 입장도 밝혔고요. 포탈의 이상호기자 기사나 생리공결제 찬성론자에게 얼마나 많은 악플이 달려있는지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 주제를 다루지 않아서 악플이 적은 것은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이 악플을 적게 남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이곳 뿐만이 아니라도 대개 블로그 사이트에는 악플이 적은 편입니다. 그 까닭을 한 번 곰곰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글쓴이: 아크몬드   (2006년 01월 23일. 13:43)

내용이 너무 어려워도 악플러들이 활동하기 어렵겠죠? 흐흐..
김중태님의 글은 노력하신 모습이 보이기에 더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 초절정하수   (2006년 01월 24일. 13:03)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사실 방문자의 글을 지운적이 있습니다. 극히 최근(그러니까 한 일주일쯤 됐나?)에도 한 익명자의 글을 두 번 지운적이 있는데 확실히 전 군자블로거가 되는 것은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확실히 틀린 것은 몰라도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여러번 생각해서 댓글쓴이의 글이 아니다 싶으면 그 이후부터는 그 사람으로부터의 댓글은 모두 삭제를 하는 편입니다.

그 이외에는 욕설/스팸/중복일 경우에 댓글을 지웁니다. 간혹 원본 글을 지워야 할 경우에도 어쩔 수 없이 아까운 댓글을 지우게 되더군요. ^^;


글쓴이: 김중태   (2006년 01월 24일. 13:31)

아크몬드님: 어려운 글에는 눈만 껌벅이게 되죠. ^^;

초절정하수님: 그럴수록 포기할 것이 아니라 군자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죠. 실수를 인정하고 돌아보며 더욱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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