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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N의 첫눈 인수 소식에 대한 소감



IT문화원 블로그. 2006년 06월 29일. URL: http://www.dal.kr/blog/2006/06/nhn_1noon.html

첫눈이 NHN(네이버)에 인수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이번 사건에 대한 내 생각은 아쉬움이 두 근, 기왕 이렇게 된 것 잘 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 근입니다.


(1) 신생 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사실 많은 신생기업이 바라는 일입니다. 빠른 시간에 가치 있는 회사로 키워서 팔아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빠르게 돈을 버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가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 대기업이 좋은 조건으로 인수하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올블로그나 엔비닷컴 등이 지금 대기업에 좋은 가격으로 팔린다면 이는 성공 사례의 하나가 될 것이며, 축하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왜 첫눈의 경우에는 비난이 많이 쏟아지는 것일까요? 첫눈의 시작과 지난 과정에 어울리지 않은 결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첫눈 공식 블로그의 첫 번째 글을 통해 장병규 사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 첫째, 실패한다고 삶이 의미가 없는 것인가? 무엇보다 경제적 이슈는(성공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는 우리 삶에 있어서 숨을 쉬는 것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사업이 실패한다고 (경제적 자유 성취에 실패한다고) 그 과정인 삶도 의미 없지는 않습니다. 저는 첫눈의 장기적 지향점이 분명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 과정이 의미있다고 봅니다. (...줄임...) 또한, 세월이 흘러, 그간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첫눈 참여자들 모두가 ‘내가 정말 의미있는 도전을 했고, 성과를 이루었구나’라고 회상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상의 관점에서 첫눈 참여자들은 세상의 99% 사람이 믿지 않는 지난한 길을 갑니다. ]

그리고 조금 후에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 "'첫눈'은 검색포털이 아니라 검색 전문 서비스입니다. 감히 한국의 구글이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포털사업을 함께 할 경우 검색 서비스외에도 다른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죠. 이런 부분들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검색에만 신경쓸 예정입니다. (...줄임...) "검색시장이 치열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첫눈'은 그 기회를 잡은것 뿐이죠. 주식 상장하거나 부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의미있는 검색 사이트를 만드는 일은, 실패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눈'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회사입니다.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 노력하는데 3년 정도면 소기의 성과는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올초까지도 이런 첫눈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좋은 인재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주변 분들이 '시장에 역동성을 좀 불어 넣어 달라'고 부탁들을 하십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아이디어, 기술 혁신, 신화 창조 같은 벤처다운 모습이 많이 사라졌는데, 그런 모습을 좀 보여 달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첫눈의 모습은 그런 면에서 의미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이 작고 자유로운 조직이기에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원 없이 해 볼 예정입니다." "첫눈은 이제 막 시작했으며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전하고 싶고 스스로 일을 찾아 하고 싶은 분, 그런 의지와 열정을 갖고 계신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병규 사장은 첫눈을 시작하면서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이 의미 있다고 말하면서 포탈사업과 함께 하는 것은 첫눈의 성격에 맞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조직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생각이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 하니 그런 의지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병규 사장의 참신한 뜻에 호응하여 네이버와는 다른 검색 사이트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첫눈으로 모였습니다. 이 중에는 제로보드 개발자를 비롯한 유명한 개발자들도 있고 NHN(네이버)을 떠나 첫눈에 온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네이버에 들어가 네이버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평범한 길을 걷게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인수건은 뜻 맞는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면서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장병규 사장의 말을 믿고 어려운 길을 함께 가려 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기업에 팔릴만한 회사로 빨리 키우겠다고 이야기했다면 이번 인수건은 축하 사례가 되겠으나, 개인돈을 투자해서라도 몇 년 동안 첫눈을 '검색에 목숨 건 첫눈'으로 키우겠다는 장병규 사장의 평소 말과 어울리지 않는 결과로 끝나게 되어 축하 사례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네이버(NHN)는 꽤 많은 비용을 들여 다수의 검색 관련 인력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네이버가 구글의 인수를 염두에 둔 방어적 인수가 주 된 목적이라면 첫눈 서비스의 개발은 중단되고 여러 개발팀으로 첫눈 인력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개인 희망이지만 기왕 인수한 이상 방어적 목적으로 인력을 활용하지 말고 구글에 뒤지지 않는 웹검색 결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검색엔진 개발에 집중 투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3) 사실 그 동안 저는 첫눈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첫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까닭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첫눈을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첫눈의 검색결과는 구글보다는 네이버식에 가까운데 얼마 전까지 첫눈의 검색결과는 제 욕심에 미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베타판도 내놓지 않은 첫눈의 서비스에 대해 평을 하다보면 문제점만 나열할 것 같아서 좀더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한 것이죠. 사실 첫눈의 방향이나 검색결과는 제가 첫눈에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첫눈이 메타검색 전문 사이트로 작게 출발하기를 희망했는데, 처음부터 많은 개발자를 모으고 포탈식 검색결과로 방향을 잡아서 내심 불안했습니다.

첫눈의 이미나 홍보과장님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첫눈에 대해 쉽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지 못한 이유는 첫눈의 방향이 처음부터 내 생각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NHN에 인수되었으니 첫눈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조차 사라진 셈이 되었습니다. 그 점은 저 또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여간 기왕 인수된 이상 첫눈의 인력이 네이버 웹문서 검색에 큰 보탬이 되어 좀더 우수한 네이버 검색엔진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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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이   (2006년 06월 30일. 05:39)

헤헤, 오랜만에 정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번 와인은 잘 드시고 계세요? :)


글쓴이: 꼬날   (2006년 06월 30일. 10:30)

김중태님 안녕하세요. 첫눈의 이미나입니다.^^
관심어린 지적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게요.


글쓴이: 김중태   (2006년 06월 30일. 14:52)

하늘이님: 술을 좋아하는 형편이 아니라서 저는 거의 안 먹고 주변 분들에게 나누어드리고 있습니다. ^_^

꼬날님: 장병규 사장님도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일테고, 첫눈 직원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일이겠죠. 네티즌의 희망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일단 결정한 새로운 길에서 좋은 결과 얻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몇 달 뜸했는데 7월부터는 좀더 활발하게 활동할 것 같습니다. 블로그는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_^


글쓴이: ..........   (2006년 06월 30일. 16:42)

KAIST 전산학 박사들 아주 많이 데려가길래.. 이번엔 정말 기술적으로 대단한 회사 하나 나올까 기대했더니 결국은 이렇게 되네요.
실망스럽긴 하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쓴이: 선승범-해적왕   (2006년 07월 06일. 18:26)

안녕하세요 김중태님. 예전부터 PC 잡지에도 기고 하시곤 하던 김중태님의 글을 잘 봐오던 사람(?)입니다.

'첫눈'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한국에도 구글틱한 검색 사이트가 나오나 했는데, 네이버로 인수되었다니 상당히 아쉽네요.


글쓴이: 노유   (2006년 07월 12일. 20:38)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은 보는 사람 각각 마다 다 다를것입니다. 주로 인터넷에 보이는 글들은 거의 실망에 비중을 둔 글이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구요 ... 하지만 그사건을 볼때 나의 시각과 기준이 아닌 당사자의 시각 즉 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입장등 여러가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본다면 내가 바라보는 지금의 입장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갖게 될것입니다.

세상을 보면 누구나 자기의 목소리를 당당히 냅니다. 하지만 나의 목소리만 내려고 할뿐 다른이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게 사실 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우리들이 어떻게 세상에 대한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적어 봅니다.


글쓴이: 김중태   (2006년 07월 12일. 23:07)

무명님: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대감은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선승범-해적왕님: 저도 아쉽습니다. ^^;

노유님: 첫눈의 대표님과 직원 입장을 이해하려고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장사장님의 의도와 직원들의 입장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당사자의 생각을 제대로 알 수는 없이지만 첫눈을 좀더 이해하려고 조금의 노력은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통해 당사자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어도 결과에 대한 실망은 변치 않을 겁니다. 사기꾼, 도둑, 살인자들도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다 딱한 상황과 많은 고민 끝에 나온 행위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짓이 사실이 되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당사자 입장이나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사실관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 것이죠.
'우리는 평생 무료로 할 것이니 많이 가입해 사용해주세요'라고 말했다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유료화로 돌아선 게임업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회사가 유료를 선언해야 하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료를 믿고 가입한 사람들을 속였다는 사실과 비난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유료로 전환될 줄 알았다면 회원 가입하면서 개인정보를 내주지도 않았을 것이며, 그토록 많은 시간을 들여 레벨을 올리기 위해 투자하지도 않았을테니까요.
첫눈의 목소리는 신문을 통해서 충분히 들었고 다른 경로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로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만 앞 뒤 다른 말을 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이 실망을 표시하는 것은 첫눈의 처지를 이해 못해서만은 아닐 겁니다.


글쓴이: 노유   (2006년 07월 14일. 04:37)

먼저 본의 아니게 감정을 상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김중태님의 의견에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전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왜 세상이 기술적으로 진보를 하고 물질적으로 모든것이 풍요해졌는데 우리들은 세상이 살기 힘들고 삭막하다고 느끼는 지요 ...
왜 우리가 어렸을적에 가졌던 사람들 간의 정이나 인심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지요 ...
왜 우리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나는 지요 ...

대답은 당신의 몫입니다.


글쓴이: 김중태   (2006년 07월 14일. 10:41)

노유님: 제 감정 상한 것 없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답글 단 제가 더 죄송합니다. ^^;
네티즌이 실망을 표시하는 이유가 첫눈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고, 남의 예를 들 수 없어 제 경험으로 말씀드렸던 것 뿐입니다.
저 또한 기술발전과 물질적 풍요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십 수 년 전 컬럼 때도 인간의 행복을 위한 기술을 요구했고, 최근에 쓴 시맨틱웹 책에서도 인간의 행복을 위한 철학을 거듭 이야기한 이유도 사람을 배려하는 철학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언어와 경영학 10과목을 배우기 전에 컴퓨터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론을 10과목 배운다면 지금보다는 좀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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