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덕 기자님이 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애니채널의 현실'이라는 글을 보고 씁니다. 투니버스 직원은 1개 국가 수입물이 수입물 방송 시간의 6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지나친 규정이라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이는 투니버스 관계자의 좁은 시야를 반증하는 자료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들 입장에서 위의 규정을 준수하려면 최대 애니메이션 생산국인 일본물과 미국물을 적절히 배합해야 합니다. (기타 국가는 생산량이 미미한데다 유럽의 경우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입니다) - 투니버스 직원이 보낸 글 중에서 인용
한국, 중국, 싱가폴, 대만, 프랑스, 브라질은 만화영화 안 만드나요? 만듭니다. 그런 세계 각 국의 만화영화를 찾아내 다양하게 보여주라고 60% 규정을 만든 것입니다. 사실 한 나라의 애니가 절반도 넘는 60%를 차지한다면 이는 매우 편향된 편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만화만으로도 전체 방송의 35%를 지킨다고 했는데요, 우리나라만큼 만화영화 만드는 나라 꽤 있습니다. 그 중 한 나라 만화만 수입해도 40%를 여유 있게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투니버스 관계자는 마치 만화영화(애니메이션)은 일본과 미국만 생산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텔레토비로 유명한 영국만 살펴봐도 엄청난 수의 애니메이션 관련 업체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2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가 220곳,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가 240곳이나 됩니다. 스토리보드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만 해도 120개 회사나 되고, 대본만 제작하는 회사가 60개 회사나 됩니다. 대본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대본 제작 회사가 60개 회사랍니다. 우리나라에는 대본이나 스토리보드만 제작하는 회사가 몇 개나 있을까요? 영국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계보다 창작품의 규모가 크고 전문화된 나라입니다.
460개 사에서 만드는 영국의 애니메이션은 무려 50여개 배급사를 통해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물량을 자랑합니다. 양적인 면에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또한 2D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많은 회사가 3D 애니를 제작하고 있음을 회사 수로 알 수 있습니다. 3D 외에도 점토와 인형(puppet) 애니메이션 등 표현방법도 다양해 2D 위주의 일본만화보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도 풍부합니다. '윌레스와 그로밋'과 같은 점토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둔 이유도 영국 애니의 다양하고 풍부한 인적 자원과 창의적인 시장 환경 덕분이죠. 그러니 이런 나라의 애니 생산량이 미미하다고 말하는 것은 애니 시장에 대한 무지함을 자백하는 꼴일 뿐더러, 영국의 관련 종사자를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욕하는 발언이 되는 셈입니다.
프랑스는 어떨까요? 프랑스도 꽤 경쟁력 있는 만화영화를 생산합니다. 특히 영국, 프랑스는 TV 단편을 많이 만들기로 유명하죠. 그외 독일, 브라질, 인도 등 세계 각 나라도 나름대로 TV만화를 만들고 있겠죠. 세계를 돌아보면 재미 있는 만화도 많고, 좋은 만화도 많습니다. 수입할 만화가 없다고요? 투니버스가 재방송 없이 매일 새로운 만화만 틀어도 영국의 만화 조차 소화하기 힘들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유럽만화보다는 일본만화가 돈이 되니 일본만화만 틀게 해달라는 것이 투니버스의 이번 공문에 담긴 의미 아닌가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니 돈 되는 일본만화만 틀고 싶다는 투니버스의 욕심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만화 생산량이 미미하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며 종사자를 욕보이지는 맙시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만화를 접하도록 만든 정부의 정책을 악법으로 호도하지도 맙시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입니다.
참고(1) 프랑스 텔레비전 방송국이 상영한 1996년(최근 자료를 구하지 못해서) 애니메이션 상영비율을 보면 프랑스 45%, 유럽 15%, 미국 33%, 일본 7%였음.
• 블로그이름 : S.K.H Know Horizen
(2006년 08월 17일. 20:42)
• 걸린글제목 : 국내 애니메이션 방영에 대한 고찰..
http://itviewpoint.com/tt/index.php?pl=1636 구글링 하다가 우연히 이 글을 찾았습죠.. http://itviewpoint.com/tt/index.php?pl=1636 서명덕 기자의 블로그에서 나온 글 인데 요점인 즉슨 우리나라에선 수입 애니메... [모두 읽기]
아 그런것이군요.
투니버스쪽의 말만 듣고 고개를 주억거렸는데
여기서 식견을 넓히고 갑니다.
문제는, 수용하는 계층이 미국 / 일본 애니메이션 이외의 '다른 어떤 것'에 무지(?)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모험을 피하며 안정적으로 수입을 늘리고 싶어하는 건 인지상정이겠구요. 다른 채널과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캠페인이라도 벌리지 않는이상.. T모 채널의 경쟁자는 같은 계열뿐 아니라 다른 모든 채널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룰'을 운운하기엔 성급한 행동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
글쎄요.... 수입의 편중이 사용자의 기호를 낳고, 기호는 수입의 편중을 다시 부르고..... -_-
마치 가요계가 금붕어를 낳고, 금붕어가 기호를 낳고, 기호는 가창력있는 가수를 못 만들게 하듯이...
음.. 저도 서명덕기자님 포스트 읽고 갸우뚱 했는데 좋은 지적이네요.. 안정적인 콘텐츠 방영할려는 회사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저 보도자료는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편향된 것 같네요..
멀쩡한 법을 가지고 '구조적인 모순'운운은 정말 관련자 욕보이는 것 밖에 안 되는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