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부터 13일 사흘 동안 만리포에서 짧은 여름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서해안이라 물이 깨끗하지는 않습니다만 조용하고 사람도 적당하게 한적해서 편안한 기분으로 사흘을 보냈습니다. 대천을 다녀온 분은 바가지 요금 이야기를 했는데, 만리포는 바가지 요금이 없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만리포에 가면 눈에 뜨이는 건물이 자유의 여신상을 옥상에 설치한 '리베라 모텔'인데요, 이곳에서 사흘 동안 편하게 지냈습니다.
짐을 풀고 오후부터 바다 물놀이를 시작했는데요, 저는 물놀이 대신 파라솔 밑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때우면서 휴식을 즐겼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중간중간 나타나는 잡상인과 홍보맨들인데요, 시원한 식혜나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튀김닭(치킨)을 들고다니면서 파는 사람도 있더군요.







12일에는 아침부터 바다에 들어갔는데요, 오전에는 썰물 때라 갯벌이 꽤 많이 넓어집니다. 이백미터 정도 멀어진 갯벌은 밀물이 차면 제방 근처까지 올라오는데 간만의 차이가 꽤 큽니다. 아차 하다가는 큰 사고 당할 수 있습니다. 만리포의 경우 썰물 때 넓어진 곳이 모두 모래바닥이니 뻘로 이루어진 '개펄'은 없고 모래 '갯벌'만 있는 셈입니다.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몇몇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바닷물 안에 앉아 아이스박스에 있는 술을 꺼내 부어라마셔라 하는데, 참 보기 안 좋았습니다. 집사람도 해수욕을 하는 물 속에까지 술상자를 가지고 술을 마시는 꼴을 보면서 혀를 차더군요. 사진에 있는 소주 병뚜껑은 바로 제가 있는 곳에서 발견한 것인데요, 맨발로 다니던 사람이 모르고 밟으면 살점이 베어 떨어지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에 낙서하는 사람,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는 사람, 고성방가에 자연을 해치는 사람 등. 어디가나 있는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즐거운 휴가나 관광 때 기분 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줄어들기를 기대합니다.



13일에는 바로 서울로 올라오기가 아쉬워 태안읍의 마애삼존불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차가 암자 앞까지 올라가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태안의 마애삼존불은 가운데 보살입상이 있는 톡특한 마애불입니다. 일반적인 삼존불은 가운데 부처가 있고, 좌우로 보살이 있는 형태인데 태안의 마애삼존불은 보살을 가운데 두고 있는 독특한 배치로 유명합니다. 풍파에 시달려 많이 마모된 상태에서 섬세함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마애불입니다.
마애불이 있는 전각 옆의 계곡은 일소계(한 번 웃는 계곡), 태을동천이라는 곳인데요 뜻하지 않게 가재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물도 많지 않은 곳인데 빨빨거리면서 땅을 횡단하고 있더군요. 횟집에서만 보던 가재를 자연 상태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이들도 청정한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가재를 보며 즐거워했습니다.
태을암에서 나와 읍내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간단한 점심을 한 후에 서울로 올라왔는데요, 휴가 마지막 주 일요일인데도 생각보다 많이 막히지 않아서 무난하게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아참, 중간에 영종도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는데, 정말 사람 많더군요. 좋은 위치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떼돈 버는 것처럼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