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IT컬럼니스트, 김중태문화원. www.dal.co.kr)
하이퍼링크(hyperlink, 건너뛰기연결) 또는 하이퍼텍스트(hypertext, 건너뛰기문장)란 문장 중의 어떤 낱말을 선택할 경우 연결된 다른 문장이나 문서로 이동하는 방식을 뜻한다. 웹에서 어떤 문서를 보다가 연결(link) 표시된 낱말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화살표 모양의 마우스가 손가락 모양으로 바뀌고, 해당 낱말을 누르면 그 낱말이 가리키는 문서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수 십 년 동안 많은 사람이 노력했다. 반네바 부시, 테드 넬슨, 앤디 반담, 더글라스 엥겔바트, 앤디 리프먼, 빌 앳킨슨, 팀 버너스 리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하이퍼링크 시스템의 구현에 열정을 바쳤기에 웹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일반인이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만든 웹은 하이퍼링크를 인터넷에 구현한 시스템으로 웹 보급 이후 하이퍼링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웹은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이룩된 것이다. 웹이 나오기 전까지 하이퍼링크를 연구한 수 많은 사람이 있었고, 젊은 시절을 바쳐서 웹을 연구한 팀 버너스 리와 같은 열정적인 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팀 버너스 리에 의하면, '내가 꿈꾸는 세상은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에서 서로의 자료를 공개하고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하이퍼텍스트를 이용해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공동체 안의 모든 사람이 영광을 함께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팀 버너스 리와 선배들이 하이퍼링크과 웹 구현에 바친 열정을 생각한다면 웹을 사용하는 우리도 좀더 좋은 문화생산에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과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지식을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좀더 나은 문화생산에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감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 안에서 정보 유통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포탈 사이트는 자료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웹의 기본정신과 거리를 두었다. 포탈 1위인 네이버의 지식인이나 블로그를 예로 들자면 네티즌이 공개한 자료를 이용해 만든 게시판임에도 외부 웹검색이 불가능하다. 네이버의 정체 자체가 다른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검색해서 보여주는 검색 사이트이면서 정작 자기 사이트의 문서는 외부에서 검색할 수 없는 이기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닫힌 인터넷이라고 비난을 받는 것이다. 물론 이런 닫힌 시스템은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포탈, 신문사 사이트를 비롯해 대형 사이트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사용자 참여라는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 지식인이 웹2.0 서비스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공개와 공유'라는 웹의 기본정신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웹의 창시자가 꿈꾸는 세상은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공유되는 것으로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국내 포탈은 웹을 이용해 돈을 벌면서도 웹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 서비스를 계속 선보였다. 웹2.0이라는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 때도 선뜻 그 흐름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는 닫힌 구조를 가진 서비스였기 때문인 것이다.
2006년에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2.0이란 낱말은 2001년의 닷컴버블 붕괴 이후 살아남은 인터넷기업이 지닌 '기술적 특징과 이들 기술에 의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가리키는 대명사다. 웹2.0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웹2.0이 쉬운웹(easyweb)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과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초창기 웹에서는 웹문서 하나를 작성해 올리려고 해도 두꺼운 HTML 문법 책을 외워야 했고, 그래픽 프로그램과 HTML 에디터, FTP 프로그램, 리눅스 명령어 등을 알아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글쓰기 단추를 눌러 손쉽게 웹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처럼 쉬운웹은 HTML 문법을 몰라도 웹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동영상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다놓기만 해도 자동으로 사이트로 전송되어 올라가고 사이트로 전송된 동영상은 자동 변환작업을 거쳐 누구나 문서에 삽입할 수 있는 플래시 파일로 제공된다. FTP니 코덱이니 인코딩이니 하는 말을 알아야 가능했던 동영상 올리기가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으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2006년 한 해 동안 일반인이 만든 동영상을 뜻하는 동영상 UCC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판도라, 엠엔캐스트, 태그스토리, 다음TV팟 등이 인기를 끌었고 해외에서는 유튜브가 인기를 끌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의 포탈도 웹2.0 시대를 준비했다. 네이버는 2006년에 불여우(Firefox) 브라우저 지원을 시작으로 공개API(Open API) 제공, 네이버지도의 Ajax 변환, 아웃링크 등의 정책을 실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웹표준 지키기를 비롯해 블로거뉴스, 다음TV팟 등의 다양한 웹2.0 서비스를 실시했다.
폐쇄적인 시스템을 이용한 정보 독점으로 성장한 국내 포탈이 좀더 개방적으로 바뀐 이유는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정보 독점이 가능한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미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라는 계층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을 다는 대신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올린다. 포탈을 거쳐야 검색이 가능하고 유통이 가능했던 정보는 RSS와 같은 배포도구의 보급을 통해 중앙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유통이 가능한 분산화 시대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신문사나 포탈 등이 장악하던 중앙집중식 정보 독점이 개인에게 점차 분산화되기 시작하면서 중앙기관의 힘은 약해지고 개인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좀더 많은 사람에게 성장의 기회가 생겼고, 민주주의를 기반이 되는 정부나 언론의 감시가 강화되었다.
이 모든 일은 개인용 정보기기의 발달과 쉬운웹의 발달 덕분이다. 과거에는 제보를 받은 기자가 사건 현장에 가서 취재를 한 다음에 신문이나 방송으로 보도해야만 국민들에게 사건이 전달되었지만 이제는 현장에 있는 시민이 가장 빠른 1차 취재원이 되었다. 기자가 폭탄 테러 현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 동네 사람은 휴대폰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에 자신의 블로그에 바로 현장 사진과 함께 테러 상황을 보고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동네 사람이 찍어 올린 사진과 글은 RSS라는 배포도구를 통해 순식간에 네티즌에게 퍼지게 되고, 올블로그나 플릭커, 유튜브 같은 공유 사이트를 통해 몇 시간이면 전세계에 퍼진다. 임정현씨의 캐논 기타 연주가 수 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포탈이나 언론이 도와준 것은 없다. 자기 방의 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웹에 올린 임정현씨의 노력과 이 동영상을 보고 추천한 네티즌,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동영상 UCC 열풍을 가져오고 한 개인을 스타로 만든 것이다. 이런 이유로 TIME지가 2006년 올해의 인물로 'You'를 택한 것이다. 이제 기자는 동네 사람이 찍어 올린 사진과 글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통적인 언론의 개념이 웹의 변화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다. 과거의 언론은 자신이 취재한 것을 편집하고 배포하는 일을 했지만 앞으로는 개인이 취재한 것 중에서 기사거리가 될만한 내용을 골라내고 추천하는 일이 중요한 업무로 배치될 것이다.
웹이 기존 산업과 사회문화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보다는 덜하겠지만 웹2.0이라는 낱말로 표현되고 있는 쉬운웹의 물결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웹사이트와 매체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다. 웹을 통해 오마이뉴스나 딴지일보, 미디어몹과 같은 온라인뉴스가 만들어지고 시민기자가 가능해진 것처럼 쉬운웹을 통해서 메타사이트 방식의 새로운 언론이 생길 것이고, 1인기자 시대가 가능해질 것이다. 앞으로 남은 숙제는 누가 메타언론의 승자가 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메타언론의 과제는 양에서 질을 뽑아내는 것이다. 블로거들이 가진 문제점 중 하나는 늘 평균 이상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처럼 개인의 항상성은 부족하나 수집 평판시스템을 통해 메타매체의 항상성과 질적 평균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메타언론의 주요 경쟁력 기준은 개인 정보를 최대한 많이 가져오는 것과 이들 정보에서 대중적 가치가 높은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추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될 것이다.
메타언론의 출현에 대비해 기존 언론 역시 분산하고 개방하고 혼합하는 변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네티즌이 사이트로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다가서야 하며, 실질적인 도움 안 되는 저작권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2차 생산물을 획득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적 페이지에서 벗어나 서비스 안에 기사를 녹여서 제공하는 혼합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 개편된 조선일보의 개방적인 시스템은 다른 언론사보다 한 발 앞선 개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외부의 RSS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한 점이나 제한적이나마 기사를 퍼가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조선일보의 이번 개편은 웹2.0의 요소 중 일부만을 적용한 것에 불과하지만 다른 언론사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점과 변화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회문화를 이끌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언론사와 포탈을 빼놓을 수 없다. 태생적으로 웹에서 출발한 포탈은 끊임 없이 변화에 대해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언론사는 과거의 영화에 사로잡혀 변화에 둔감하다. 그 결과 언론사의 힘은 점차 약해지고 포탈의 힘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웹2.0 시대를 준비하는 포탈의 서비스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포탈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포탈 첫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부동산, 증권, 취업, 교육, 사진, 뉴스, 블로그, 사전 등 수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 모음 서비스는 포탈이 가진 많은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며, 포탈의 뉴스 모음 서비스가 잘 되도록 도와준 곳은 기존의 중앙일간지다. 기존 언론은 포탈이 기존 언론을 죽이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이는 포탈의 책임이 아니라 기존 언론의 책임이다. 자본주의는 계약사회이며 자유 경쟁의 사회다. 자사 뉴스가 포탈에서 제공되는 것이 싫다면 포탈과 뉴스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된다. 여러 포탈에서 받는 뉴스 판매금액의 달콤함에 취해 포탈에 뉴스를 공급한 곳은 신문사 자신이며, 다른 신문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포탈에 제시한 곳도 신문사다. 포탈에 종속되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뉴스 공급을 중단하면 된다. 포탈의 뉴스가 연예 중심으로 너무 가볍다고 하지만 그 또한 기존 매체들이 그런 뉴스를 공급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네이버 뉴스 개편 이후 일간스포츠를 네이버 뉴스에 공급하면서 연예 관련 소식을 적극 배치하고 있는 중앙일보(=JES)의 최근 모습이 좋은 보기다. 조선일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포탈 방문객이 좋아하는 일간스포츠를 네이버에 제공하고 스포츠 연예 정보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는데, 이는 중앙일보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행동이지 포탈이 일간스포츠의 기사를 훔치거나 협박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당장 눈 앞의 먹이 싸움에 혈안이 된 기존 신문들은 갈수록 커지는 포탈의 힘에 시기와 질투, 두려움과 우려를 표시할 뿐, 누구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
애초 포탈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이유는 언론매체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수 많은 서비스 중 하나로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른 포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존 신문사에 적지 않은 돈을 줘가면서 뉴스를 공급받았던 것이다. 포탈로서는 뉴스를 사오는 돈이 큰 부담이다. 결국 경쟁에서 진 사이트는 추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1세대 포탈인 네띠앙 등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누구도 네띠앙이 기존 언론에 제공한 돈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며, 신문사 때문에 망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네띠앙은 단지 경쟁에서 진 기업이고 경쟁에서 진 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문사가 망한다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져서 사라지는 것이지 포탈 때문이 아니다. 신문의 경쟁자는 동종 신문에서 스포츠지, 경제신문, TV, 라디오, 영화, 잡지를 거쳐 케이블TV, 위성방송, 온라인신문, 온라인잡지, DMB, IPTV, 포탈사이트, 무가지까지 확장되고 있다. 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이 모든 경쟁자와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수 많은 신문사가 등장했고, 경쟁에서 진 신문사는 사라졌다. 언론사가 싼 값에 뉴스를 공급한다고 해서 네띠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네이버가 조선일보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고 해서 조선일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면서 남보다 앞서가며 경쟁력을 유지할 때 살아남는 것이다.
이미 독자들은 TV, 케이블TV, 인터넷언론, 블로그, 포탈, 무가지 등으로 구독 환경을 바뀌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살아남으려면 이들 독자들을 잡기 위해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즈는 포탈에 기사를 공급하는 방식 대신 자사의 기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정책을 실시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시대에 맞추어 시민기자라는 제도를 만들어 시장 진입에 성공하며 인터넷언론의 영역을 개척했다. 다음은 블로거들이 올리는 글을 기사로 제공하는 블로거뉴스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종교방송이었던 CBS는 노컷뉴스를 통해 인터넷언론과 무가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종교방송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영역을 확대했다.
반면 중앙일간지의 노력과 성과는 미미하다. 여전히 종이신문의 권위에 기대려고 한다. 그 결과 디지털조선이나 조인스닷컴, 동아닷컴은 의미가 불분명한 서비스가 되었다. 모기업처럼 독자적으로 기사를 취재하면서 독자적인 언론으로 운영되는 것도 아니고, 모기업에서 모든 책임과 운영경비를 부담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기업의 종이신문 내용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돈도 벌어야 하고 독자적으로 성장도 해야 하는 기이한 환경에 처한 것이 조선닷컴이나 동아닷컴의 요즘 모습이다.
이는 공중파인터넷방송국도 마찬가지다. SBSi, iMBC 등의 직원은 방송국 직원도 아니고 방송국처럼 일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포탈과 같은 인터넷 기업처럼 일하지도 않는다. 모기업의 드라마를 네티즌에게 파는 업무를 주로 할 뿐, 판도라와 같은 동영상 사이트를 이길 의사도 없다. SBSi, iMBC 등이 방송국도 아니면서 인터넷 기업도 아닌 애매한 성격을 지닌 이유는 인터넷 기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기존 매체의 권위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적으로 시장을 준비하지 않은 공중파 역시 훗날 자신의 멸망을 남의 탓으로 여길지 모른다.
디지털시대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138년 전통의 독일 업체로 1936년에 세계 최초로 컬러 필름을 판매한 아그파가 파산한 이유는 디지털시대를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수 십 년 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코닥은 여전히 건재하다. 1975년에 코닥의 엔지니어 Steve J. Sasson이 만든 KODAK Ptorotype CCD Digital Mamera는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최초의 카메라다. 코닥은 1991년에는 상업용 제품인 DCS100을 출시하며 디지털카메라 시장과 인화시장에 대비하지만 아그파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한 기업은 망하고 한 기업은 살아남았다.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특히 디지털시대, IT분야에서는 더욱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2006년 12월 1일부터는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서 제한적인 아웃링크 방식을 시작했다. 아웃링크는 네이버에서 뉴스 제목을 딸깍할 경우 해당 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이동시켜주는 방식을 말한다. 예전에는 네이버뉴스 안에서 동아일보 기사를 보여줬지만 아웃링크는 동아일보 사이트의 해당 기사 화면으로 이동시켜주는 방식이므로 네이버라는 주소를 벗어나게 된다. 단 모든 뉴스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검색결과에 나타난 뉴스 등으로 적용 범위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웃링크는 언론사의 요청을 네이버가 수용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대형 언론사에게 큰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뉴스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검색결과 등으로 한정되어 적용되기 때문에 아웃링크로 해당 언론사를 방문하게 될 네티즌이 많지 않다. 또한 아웃링크로 해당 언론사를 방문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들 네티즌은 해당 기사만 보고 창을 닫을 확률이 높다. 언론사는 자기 사이트로 방문객을 보내달라고 요구만 했지, 아웃링크로 유입된 네티즌을 붙잡는 방법이나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언론사가 아웃링크로 인해 방문객이 늘었음에도 페이지뷰는 많이 늘지 않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네티즌이 해당 기사만 보고 창을 닫는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2007년 초부터 IE7(인터넷 익스플로러 7) 브라우저가 보급되어 탭브라우징이 일상화될 경우 사람들은 아웃링크로 연결된 탭을 더욱 쉽게 닫을 것이다. 네이버에서 보고 싶은 기사를 탭으로 주루룩 열여서 본 다음에 하나씩 닫는 방식으로 탭브라우징을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들이 아웃링크로 방문한 네티즌을 사로잡는 비법을 따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아웃링크를 통한 성장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럴 경우 네이버에게 명분만 주고 실리는 얻지 못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외부에서 기회를 마련해준다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준비하고 변화한 신문사만이 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좀더 깊이 내다보자면 실리도 네이버가 취할 가능성이 높다. 포탈이 가지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자료 관리와 악용(abusing)을 막기 위한 비용이 커지는 점이다. 이에 비해 수익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현재 네이버는 수 백 명의 인력을 고용해 뉴스 덧글이나 각종 서비스 내의 악용 문제를 감시하고 정화하고 있다. 이 비용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심각한 악성 댓글 상당수가 뉴스 분야에 몰려있고, 뉴스에서 악성댓글 처리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로서는 아웃링크나 딥링크와 같은 제도를 통해 악성댓글 처리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과거에는 악용 처리비용이 더 싸게 먹혀 내부에서 뉴스를 보여줬지만 악용 처리비용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뉴스를 아웃링크 시킬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로서는 뉴스와 함께 방문객이 는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방문객과 함께 악용 처리비용도 자신들에게 넘어오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사이트일 경우 아웃링크로 유입된 방문객에서 빼내는 수익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 반면 트래픽 부담이나 악용 처리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아웃링크의 득실을 따지려면 아웃링크로 인해 전가되는 비용 문제까지 내다봐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포탈은 폐쇄적이었고 아직도 폐쇄적이다. 하지만 점차 개방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웹의 기본인 정보 공개와 공유를 향해 변화하고 있다. 다음의 경우 www.daum.net이라는 도메인에 서비스를 가두려는 욕심을 포기했다. 다음블로그는 www.daum.net이라는 도메인을 포기하고 티스토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는 2007년에 다른 포탈사이트의 블로거나 설치형 블로거들에게도 개방될 것이다. 다음의 각종 서비스는 공개API로 제공되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것이며, 다음의 TV팟 동영상은 외부의 모든 홈페이지 문서에 삽입될 것이다. daum.net이라는 도메인에 가두고 폐쇄적으로 독점하려는 마음을 버리는 순간 더 큰 땅이 다음의 땅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개방화 분산화, 공개와 공유는 웹2.0 시대의 중요한 흐름이고 이에 맞추기 위해 포탈은 노력하고 있다. 반면 언론사는 아직도 변화에 느리다. 아직도 기사의 저작권을 주장하고 자기 사이트로 와서 보라고 외친다. 언론사의 기사와 사진을 다른 사이트의 문서에 삽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문사가 없고, 공개API를 지원하는 신문사가 없다.
웹2.0 시대는 기존 매체와 사이트의 변화를 요구한다.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에 따라서 포탈과 언론은 적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가 있다. 분명한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쉬운웹'이며 '공개, 공유, 분산, 수집과 추천'이라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초창기 웹의 시대에는 신문 사이트로 와서 기사를 보라고 했지만 웹2.0 시대에는 신문사 사이트의 기사를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도록 분산형 도구를 지원해야 한다. 사람들이 한 개인의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신문사의 기사를 보고 그 자리에서 덧글을 쓰거나 기사를 작성해 송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왜 기사에 대한 덧글을 쓰거나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조선일보나 오마이뉴스에 접속해야 하는 것일까? 블로그에 달린 뉴스상자에서 기사 제목을 눌러 화면에 펼쳐진 기사를 보고, 그 자리에서 덧글을 작성해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서버로 전송만 하면 될 일이다. 동아일보에 가지 않고도 자기블로그에서 동아일보 기사를 검색하도록 도와줘야 하고, 브라우저의 도구막대에서 동아일보 기사를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블로거들이 인용하는 뉴스가 자기 회사의 뉴스가 되도록 최대한 편리한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블로거들이 생산한 각종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해 잘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당장 언론사들이 추구해야 할 단기 과제다.
웹2.0 시대는 기존 매체와 사이트의 변화를 요구한다. 분명한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똑 같은 환경에서 네띠앙은 죽었고, 네이버는 더욱 커졌다. 똑 같은 환경에서 오마이뉴스나 노컷뉴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반면 굿데이를 비롯한 몇몇 기존 신문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런 역사를 보면서 변화의 주체는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포탈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한다고 해서 기존 신문사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 스스로 변화할 때 살아남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쉬운웹'이며 '공개, 공유, 분산, 수집과 추천'임을 유념하자.
웹2.0 시대는 포탈과 언론사의 경쟁시대가 아니다. 변화하려는 자끼리의 경쟁시대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자는 경쟁 대열에 서지도 못하고 자멸할 것이다. 언론은 포탈 사이트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자기 변화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웹2.0 시대는 스스로 변하는 자일수록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 블로그이름 : Soo
(2007년 01월 19일. 10:40)
• 걸린글제목 : [펌] 웹2.0 시대의 포탈과 신문
- 김중태(IT컬럼니스트, 김중태문화원. www.d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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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1월 19일.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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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02일.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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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네이버 뉴스 개편 그 이후 홍진석 인터넷뉴스팀장 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직접 보여주는 ‘아웃링크’가 시작된 지 50여일이 흘렀다.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모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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