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김중태문화원 원장, www.dal.co.kr)
구글의 눈 부신 성공신화
2004년 8월 19일에 상장된 구글은 상장 1년만에 미국 내 20대 기업에 든 최초의 기업, 1년만에 시가총액 천억 달러(약 100조원)를 달성한 최초의 기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2006년에도 매출 106억 달러에 순이익 30억 8천만 달러(전년 대비 +110%)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다. 직원 수도 2006년 6월의 약 7천9백 명에서 반 년 만에 약 1만 1천 명으로 늘었다. 한 달에 오백 명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지금도 한 달에 10만 개 정도의 입사지원서를 받으며 끊임 없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그래서 구글을 보고 인재 블랙홀이라고 표현한다.
기업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Blogger.com(Pyra Labs), Kaltix, Picasa, Keyhole, Where2, DodgeBall, dMarc Broadcasting, Writely(Upstartle), Neven Vision, YouTube, JotSpot 등은 구글이 인수한 많은 기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2006년 최대 화제 기업인 유튜브(www.youtube.com)도 구글이 인수했다. 알렉사닷컴의 자료를 보면 3위의 구글닷컴(www.google.com), 6위의 유튜브, 7위인 오르쿳(www.orkut.com) 등 10위 안에서 세 개가 구글의 서비스다.
이처럼 구글이 세계를 장악하면서 '구글'은 일반낱말이 되어버렸다. 'I googled it.'과 'to google'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는 뜻과 같다. 'google dance'는 '춤 출 정도로 기쁘다' 표현으로 구글의 검색순위가 오른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나왔다. 많은 기업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오르는 방법을 조언하는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글러'라고 부르면서 구글매니아임을 자랑한다.
두 사람의 만남과 구글의 탄생, 고수의 영입
구글을 만든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신용카드대금도 갚아야 하고, 기숙사도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야후 인포시크와 같은 주요 포탈에 자신들의 검색 기술을 팔고자 했다. 그러나 기업은 무관심했고 결국 둘은 직접 검색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한다.
래리 페이지는 구골(googol)을 회사 이름으로 쓰고 싶어 했다. 구골은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케스너가 만든 말로, 10의 100제곱을 뜻한다. 즉 매우 큰 숫자를 뜻하는 말로 웹의 모든 것을 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친구인 루카스 페레이라가 'google'이라고 오타를 냈다. 래리는 친구에게 철자가 틀렸다고 면박을 줬지만 듣기는 괜찮다며 숙고한다. 사실 이때 구골닷컴은 이미 등록된 상태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google.com을 등록한다. 이때 두 사람이 구글의 탄생을 고민하던 빌딩은 MS의 빌게이츠가 기증한 '게이츠 빌딩'이다. 빌 게이츠를 위협하는 구글이 게이츠 빌딩 안에서 탄생한 셈이다. 그리고 페이지의 여자친구 집 차고를 첫 사무실로 해서 구글은 회사로 출발한다.
이후 구글은 강호의 고수를 초빙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다. 예를 들어 Eric Schmidt를 CEO로 모셔왔고, 인터넷을 만들어 인터넷의 아버지라 부르는 Vint Cerf, 벨 연구소의 원조 유닉스 개발자인 Rob Pike, AI 분야의 교과서라 부르는 Peter Norvig, JAVA를 만든 핵심인물 중 한 명인 Josh Bloch, 유닉스 프로그램의 권위자인 Brian Kernighan, 컴퓨팅의 거장 Adam Bosworth, 파이썬을 만든 Guido van Rossum, 검색에 권위 있는 Udi Manber, 파이어폭스 개발 리더인 Ben Goodger 등과 같은 사람들을 영입한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런 전설적인 인물들이 한 명도 아니고 단체로 구글로 들어갔으니 이들 고수와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도 구글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 관련 강의에서 이현봉 박사는 강호의 고수 영입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똑 같은 검색 결과를 내기 위해 경쟁기업이 100만원을 쓸 때 구글은 10만원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설적인 고수들이 만든 값 싸면서도 고성능인 시스템을 통해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우위를 구축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영입하지 못했던 이런 거물들을 구글이 영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글이 지닌 문화와 철학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장난기 있게 일을 하고, 학교 연구실 같은 분위기로 회사를 운영하며, CEO는 똑똑하되 싸가지가 있는 후배라고 인식시켰다. 또한 구글은 최종 사용자에게 좋은 기업이라는 신뢰를 얻어 고수 영입에 필요한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
변함 없는 구글의 철학과 문화
예를 들어 창립 때부터 세계적 기업이 된 지금까지도 구글의 첫화면은 썰렁한 검색창 하나만 달랑 있다. 구글을 찾는 사람이 검색을 위해 찾는 것이기 때문에 검색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비싼 초기 화면에 광고 하나 넣지 않을 정도다. 모두가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외치지만 이를 몇 년 동안 묵묵하게 실천으로 보여주는 곳은 구글 뿐이다.
구글은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지 월급을 많이 준다고 이런 평판을 얻는 것이 아니다. 정작 디자이너조차 없는 구글은 초기부터 마사지 치료사와 신경외과 의사를 정식 직원으로 고용해 무료 마사지와 상담을 제공할 정도였다. 그외 탁아소, 세탁소, 식당, 휴게실, 산책로, 문화공간, 스포츠와 레저를 비롯한 복지시설이 최고라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구글은 유머도 지니고 있다. 구글의 검색 시스템은 사실은 비둘기가 관리한다는 피전링크라는 유머를 선보인 적도 있고, 달은 치즈로 되어있다는 유머를 구글 서비스 안에 넣기도 한다. 'http://moon.google.com/'을 주소창에 입력하고 최대로 지도를 확대하면 달 속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은 노란 치즈다.
어떤 때는 유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2004년 만우절 날에는 1GB의 무료 용량을 제공하는 지메일(Gmail)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종일 IT종사자는 사실이냐 만우절 거짓말이냐로 설전을 벌였고, 하루만에 지메일은 전세계 IT종사자와 네티즌에게 홍보되는 효과를 누렸다.
구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구글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 중 하나인 구글폭탄(google bomb)은 구글의 상위 검색결과로 특정 사이트가 나오도록 조작하는 문서를 말한다. 예컨대 구글 검색창에 '학살자'를 입력하면 전두환 전대통령 소개 페이지(http://myhome.naver.com/coolknight/home/05.html)가 1순위로 나타난다.
때마다 바뀌는 로고도 유명하다. 정작 우리나라 사이트에서도 태극기 걸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2001년 8월 15일에 걸린 구글의 광복절 기념 로고는 수 많은 한국의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한국의 기념일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었던 이유는 구글의 디자이너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한국계 디자이너인 '데니스 황'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말하자면 데니스 황은 구글의 디자이너가 아니다. 구글에는 디자이너라는 직책이 없기 때문이다. 데니스 황의 주업무는 웹마스터이고, 로고 디자인은 20% 시간을 활용해 만드는 것이다. 구글은 업무 시간의 80%는 회사에서 지정한 주업무를 하고, 20%는 개인이 하고 싶은 업무를 하게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창의성을 발현하도록 돕는다. 구글의 8:2 시스템은 신학자인 다윈이 8:2의 시간 배분을 통해 생물학자로 진화론을 완성시킨 것에 유래를 두고 있다.
이처럼 구글은 좋은 기술 외에도 좋은 철학과 자유로움, 웃음, 따뜻한 감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대기업이 되고도 초기의 철학을 가능한 유지하고자 하는 곳이 구글이다.
산업을 개편하고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바꾸는 구글
구글은 사람들의 생활과 산업 전반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컨대 구글의 검색광고는 오프라인 산업을 개편하고 있다. 과거의 웹 광고는 한 달 동안 일정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이었기에 사람들은 배너광고에 나오는 월마트나 피자헛만 알고 그곳에서 물건을 샀다. 하지만 구글 검색창에서 '신림동 피자'를 치면 이제는 신림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중태피자'라는 개인 피자집이 광고로 나온다. 사람들이 '김중태피자'를 먹어보고 단골이 되는 만큼 피자헛의 매출은 준다. 구글의 검색광고는 키워드 광고인데 '신림동 피자, 인사동 피자, 종로 피자, 압구정 피자' 등이 각각 하나의 키워드다. 수 십 만개나 되는 피자 관련 키워드를 피자헛이 살 수 없기 때문에 '신림동 피자'라는 키워드는 신림동에서 피자집을 하는 '김중태피자' 주인이 '클릭 당 10원, 하루에 100번 천원까지, 한 달에 3만원 이내'라는 조건을 달아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이나 중소업자들이 광고주로 나서면서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의 매출이 줄고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의 힘이 강해지는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구글의 애드센스는 개인광고시대 열었다. 지금까지는 유명 사이트만 광고를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큰 사이트에 가서 광고를 봤다. 하지만 애드센스는 수 천만 블로그나 미니홈피에도 광고를 게시하고 개인이 게시 대가를 받아가는 시대를 열었다.
그외 구글의 공개API를 비롯한 많은 서비스가 우리의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 수 천억 원이 있어야 가능한 지도시스템을 구글이 공짜로 제공하면서 다양한 혼합(mash-up) 서비스가 등장했고, 이들 서비스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이제 구글의 목표는 전세계 책과 지식을 모두 저장하고 검색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쉽지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구글이 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한다. 웹문서에 이어 과거의 모든 신문 기사, 과거의 모든 책을 저장하기 위해 구글은 계속 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도 조금씩 영향을 받아 변하게 될 것이다. 구글은 하나의 기업이지만 그 기업이 만드는 기술과 서비스는 우리의 삶과 문화를 조금씩 바꾸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