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IT컬럼니스트, www.dal.kr)
웹2.0으로 대변되는 쉬운웹(Easyweb)을 통해 사람들은 정보소비자에서 정보생산자로 전환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직접 정보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면서 과거의 중앙집권적인 권력기관을 견제하는 새로운 축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사진기를 들고다니는 사람이 없었기에 사건이 터지면 공중전화를 찾아 신문사에 제보하는 일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들고다니는 디카와 폰카로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글을 써서 사건을 직접 보도하는 기자 역할을 한다.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는 아예 블로거가 뉴스의 한 부분을 담당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로거뉴스는 다음에 소속된 사람들이 아니다. 다음은 물론이고 네이버 블로그나 야후 블로그, 이글루스, 티스토리, 설치형 블로그를 쓰는 일반 블로거들이다. 이들이 쓴 글은 다음의 블로거뉴스에 먼글(trackback)이나 RSS 직접 등록을 통해 기사로 제공되고, 블로거뉴스팀의 편집을 거쳐 다음미디어에 노출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블로거뉴스는 기존의 중앙신문이 보도하지 못한 다양한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 기자보다 더 확장된 또 다른 참여형 뉴스가 탄생한 것이다.

다음의 블로거뉴스가 웹2.0 뉴스의 한 전형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개방과 공유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식인이나 싸이월드가 매우 좋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웹2.0 서비스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폐쇄성 때문이다. 한 예로 분유에 이물질이 나온 일이 생겼을 때를 가정해보자. '갑'이 싸이월드에 이 사실을 적었을 경우 이물질 사건은 '갑'의 미니홈피 방문자만이 알게 되므로 방문자가 거의 없는 미니홈피라면 이물질 사건이 공론화되기 어렵다. 반면 '갑'이 블로그에 글을 썼다면 이물질 관련 글이 메타사이트와 다음 블로거뉴스로 전송될 것이고 이물질 사건에 대한 여론은 순식간에 확산된다. 이것이 바로 정보의 폐쇄성과 개방성이 가지는 차이다. 정보를 공유할수록 민주주의는 더 많이 구현된다.
네이버 지식인 역시 집단지성과 지식의 공유와 참여라는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좋은 서비스지만 네이버가 지식인 게시판의 검색을 막고 있어 다른 검색 사이트에서는 지식인 게시판의 글이 검색되지 않는다. 그 결과 지식인 게시판의 글은 네이버 지식인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만이 공유하는 그들만의 공유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게시판, 댓글, 파일 공유 사이트, P2P, 유튜브(www.youtube.com)와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스템만 지원된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함께 공유하려고 한다. 결국 사람들의 참여와 공유를 이끄는 것은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는 회사 설립 1년만에 구글에 약 1조 5천억 원이라는 큰 금액으로 인수되었다. 유튜브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공유를 확산시키는 분산형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유튜브에 가서 보고 왔다면 나 혼자 유튜브를 알고 동영상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만, 김중태문화원에 퍼서 올릴 경우에는 김중태문화원의 방문자 1만 명이 해당 동영상을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1만 명이 퍼서 올린 사이트에서 다시 1만 명이 동영상을 본다면 1억 명이 해당 동영상을 보고 유튜브를 아는 결과를 얻게 된다. 거기에서 다시 사람들이 퍼간다면 또 다시 동영상 본 사람의 수는 늘게 된다. 반면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다면 그 동영상은 1만 명이 본 동영상에 머물 것이다. 유튜브가 분산 시스템을 이용해 동영상을 더욱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만 배의 시장 지배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역시 시스템이 집단지성을 이끈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과연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지식을 공개할 것이냐를 따지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을 때 위키피디아는 참여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리고 결과는 세계 최대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로 나타났다. 위키피디아는 사전 낱말에 대한 설명과 편집에 모든 네티즌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이 잘못된 정보라면 그 다음 사람이 삭제하거나 수정한다. 만약 고의로 잘못된 정보로 수정을 했다면 이전에 저장해둔 글과 비교해가며 좀더 올바른 글로 수정한다. 이를 위해 이전의 정보를 보관하는 기능과 누가 잘못된 정보를 올렸는지 추적하는 기능 등을 지원한다. 위키피디아 개념을 선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이 과연 참여할 것인가, 사람들이 악의를 품고 잘못된 정보를 올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1명이 잘못된 정보를 올려도 100명이 바른 정보로 수정하려 하기 때문에 위키피디아는 세계 최대 백과사전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식인과 위키피디아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여를 이끄는 방법은 다양하다. 구글이나 플릭커와 같은 외국 사이트는 공개API를 통해 개발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이 만든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의 참여를 독려한다. 구글 지도의 공개API를 통해 수 백 개가 넘는 구글지도 관련 혼합(mash-up)서비스가 등장했고,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구글지도 혼합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하우징맵(www.housingmaps.com)처럼 부동산 매물 정보를 구글지도에 표시하기도 하고, 윙버스(www.wingbus.com)처럼 여행했던 곳의 사진을 지도에 표시하며 공유하기도 한다. 태그재니아(www.tagzania.com)처럼 지도에 해당하는 지역과 관련된 UCC를 연결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비어헌터(http://www.beerhunter.ca/)처럼 자기 동네인 온타리오(Ontario)의 술집 정보를 동네사람과 공유하는 작은 서비스를 만들기도 한다.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릭커(www.flickr.com) 역시 꼬리표를 활용해 공유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플릭커가 개방한 공개API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재미있는 다양한 플릭커 혼합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플릭커 혼합 서비스인 metaatem(http://metaatem.net/words/)은 플릭커 사용자가 올린 사진으로 로고를 만들어준다. flappr(http://www.bcdef.org/flappr/)은 국기를 통해 나라별 검색과 참여를 독려한다. retrievr(http://labs.systemone.at/retrievr/)는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색과 모양의 사진을 손쉽게 찾도록 해줌으로써 공유 확산을 돕는다.

참여와 공유를 이끄는 서비스를 만들 때 알아야 할 점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1%만 참여해도 위키피디아, 플릭커, 블로거뉴스 서비스는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소수의 표본을 이용하는 서비스인 밈오랜덤(www.memeorandum.com)과 같은 사이트의 실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밈오랜덤은 각 분야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 사이트를 선정한 후에 글의 링크 빈도와 특정 요소에 따라 노출 여부와 노출 위치 헤드라인의 크기 등을 결정하고, Discussion을 통해 링크된 사이트와 글을 묶어서 보여준다. 밈오랜덤은 하나의 뉴스를 묶어서 생각하게 해줌으로써 다양한 의견의 묶음과 토론이 진행된다는 점과 여론을 형성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이트 선정을 밈오랜덤이 임의적으로 한다는 점과 수집 사이트의 표본이 너무 적다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 A에 찬성하는 사이트의 뉴스만 수집하고 반대하는 사이트의 뉴스는 수집하지 않을 경우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밈오랜덤 외에도 사용자 투표에 의해 뉴스를 선정하는 디그(http://digg.com/), 소셜북마크를 통해 북마크를 공유하는 델리셔스(http://del.icio.us) 등의 많은 사이트가 사용자 참여를 통한 정보제공을 시험하고 있다.

참여와 공유라는 것은 거창해야 해야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비이헌터처럼 동네 술집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고 쓰레드리스(http://www.threadless.com)처럼 셔츠 디자인을 공유할 수도 있다. 쓰레드리스는 아마추어 디자이너가 티셔츠 도안을 등록하고 사용자들이 참여한 점수에 따라 최종 도안을 확정해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로 생활 경제의 작은 부분을 참여형으로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다. 지벤트(http://www.zvents.com)처럼 개인의 일정을 주변 사람과 공유하는 등 공유의 폭이 좁을 수도 있다. 참여와 공유는 꼭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영역에서부터 시작되기도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사이트만 살펴봤지만 많은 참여형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 중 몇은 이미 세계적인 사이트로 성장했다. 상업적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대가 없이 참여하는 참여형 서비스의 출현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회의론이 있지만 이미 우리는 수 많은 오픈소스와 GNU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개발자는 오픈소스를 통해, 글쟁이는 자신의 글을 통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진을 통해 이 사회의 발전에 참여하고 있다. 웹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쉬운웹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참여와 사회 발전, 민주주의의 구현도 더 향상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아 김중태님 오랜만이십니다 ^^
새로운 인터넷의 변화가 참 설레이네요.
좋은 서비스들도 더 많이 나올거 같고 ^^
와니님: 예. 오랜만이네요. 지난 번 올블로그 3주년에도 오신 것 같은데, 제가 늦게 가는 바람에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인터넷 서비스에 또 새로운 개념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 기대가 큽니다. 우리 회사의 레드윙에 거는 기대도 크고요. 건강하게 지내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