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크기(용량)와 빠르기(속도)의 차이
크기는 '몇 명 분의 자료를 보관할 수 있나'가 기준입니다.
컴퓨터를 아는 사람에게 좋은 컴퓨터가 뭐냐고 물어보면 모두가 속도가 빠르고 크기가 클수록 좋은 컴퓨터라고 말합니다. 이때 말하는 크기란 컴퓨터의 겉모습이 가진 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에서 말하는 크기(=용량)란 얼마만큼의 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가를 말합니다. 용량이 작은 컴퓨터는 1만 명의 신상기록만을 저장할 수 있지만 용량이 더 큰 컴퓨터는 5천만 명의 기록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용량의 차이입니다. 넓은 평수를 가진 창고나 사무실일수록 자료나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 큽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더 넓은 창고와 사무실을 원하지만 돈이 없어서 큰 사무실과 창고를 얻지 못합니다. 능력이 되는대로 사무실을 얻고 한정된 크기의 사무실에서 일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살 때도 가진 돈에 따라서 용량의 크기를 어느 정도 제한 받습니다. 그리고 이 크기에 따라서 용량이 큰 컴퓨터와 용량이 적은 컴퓨터를 구별합니다.
이는 30분 짜리 비디오테이프보다는 120분을 기록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의 용량이 더 크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빠르기는 자료를 처리할 때의 속도가 기준입니다.
빠르기(=속도)란 같은 양의 자료를 처리할 때 얼마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가를 말합니다. 어떤 컴퓨터는 1만 명 중에서 김중태라는 사람을 찾아내는데 10분이 걸릴 수 있지만 좀더 빠른 컴퓨터라면 같은 일을 처리하는데 1분도 안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10분 걸리는 컴퓨터보다는 1분 걸리는 컴퓨터가 10배 정도는 빠르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문서를 출력할 때 1분에 1장 인쇄하는 컴퓨터보다는 1분에 10장을 인쇄하는 컴퓨터가 더 빠른 컴퓨터입니다.
우리가 복사기를 이용해 복사를 할 때 1분에 5장 복사하는 복사기보다는 1분에 30장을 복사하는 복사기를 더 빠른 복사기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컴퓨터의 성능은 빠르기를 기준으로 결정합니다.
그럼 컴퓨터의 성능은 무엇으로 결정될까요? 크기일까요? 아니면 빠르기일까요? 정답은 빠르기입니다. 같은 속도의 컴퓨터라도 돈만 많으면 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사무실에 해당하는 주기억장치라는 부품과 창고에 해당하는 저장장치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돈 많은 사람이 창고만 계속 지으면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 점점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떤 일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능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빨리 찾아서 빨리 전달하는 일은 개인의 능력 차이입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도 빠른 컴퓨터일수록 좋은 컴퓨터입니다. 용량은 돈을 쓰면 늘릴 수 있지만 속도는 돈을 쓴다고 해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사기의 성능을 판별할 때 1분에 몇 장을 복사할 수 있냐를 기준으로 삼지 복사지를 몇 장 보관할 수 있냐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속도가 빠른 컴퓨터일수록 용량도 큰 법입니다. 자료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에게 창고만 자꾸 지어주면 관리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료를 점점 빨리 찾을수록 맡기는 일도 늘어나고 관리하는 곳의 크기도 늘어나는 법입니다. 복사속도가 빠른 복사기일수록 복사지를 적재하는 용량도 크게 설계하는 법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간사회를 비유로 들어서 컴퓨터를 설명하게 되는데, 사람이나 컴퓨터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과 모습은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컴퓨터를 만든 것이 사람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컴퓨터의 일처리 과정은 곧 사람의 일처리 과정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 삽화: (002) 크기와 빠르기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