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전자우편(e-mail) 이야기
1.4.1. 최초의 이메일 주소와 내용
전자우편은 레이 톰린슨이라는 사람이 만든 도구입니다. 레이 톰린슨은 당시 한 대의 컴퓨터로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는 SNDMSG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MIT 대학의 연구원들이 1965년부터 사용하던 자료 교환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특정 컴퓨터에 자료를 남기면 그 컴퓨터로만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컴퓨터에서만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톰린슨은 다른 컴퓨터와도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합니다. 그 결과 1971년 10월에 톰린슨은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도구인 전자우편(e-mail)를 개발합니다.
이메일은 최초이자 최후의 도구라 부를만 합니다. TCP/IP 개발이 1974~1975년에 시작되었고, 1983년에 와서야 TCP/IP를 이용한 인터넷이 사용된 점을 생각해보면 이메일이 얼마나 일찍 개발된 도구인지 알 수 있겠죠. 또한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 역시 이메일입니다.
톰린슨은 전자우편이라는 도구를 개발한 다음에 전자우편의 체계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우선 요즘은 당연하게 사용하는 도메인의 개념이 당시에는 없었습니다. .com이라는 도메인 개념은 한참 뒤에 등장합니다. 그래서 톰린슨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이름을 도메인 이름 대신 사용합니다. 그리고 호스트의 사용자 즉 ID를 구별하는 특수 기호를 선별해야 하는데 이 기호로 @를 선택합니다.
톰린슨이 @ 기호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톰린슨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사람 이름에 사용하지 않는 기호를 키보드에서 찾은 결과 @가 가장 적합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101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불과 33개의 키를 가진 텔레타이프 키보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특수문자로 사용할 수 있는 기호도 거의 없었습니다. 텔레타이프에는 12개의 부호가 있었는데 이 중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부호를 제외하면 사실상 특수기호로 사용할 부호는 별로 없었던 셈이죠. 그래서 @기호를 선택한 것입니다.
하여간 이렇게 해서 전자우편 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톰린슨의 전자우편 주소는 세계 최초의 전자우편 주소가 됩니다.
tomlinson@bbn-tenexa
이 주소가 최초의 전자우편 주소입니다. 도메인 대신 사용한 bbn-tenexa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BBN은 1971년 당시 톰린슨이 다니던 회사 이름인 볼트 버래넷 앤 뉴만社(지금의 GTE 인터네트워킹社 전신)의 줄임말입니다. tenexa는 톰린슨이 사용하던 컴퓨터의 운영체제 이름입니다.
그럼 최초의 전자우편 내용은 무엇일까요? 쿼티 자판(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영문 자판)의 첫 번째 줄 글자인 ‘QWERTYUIOP’라고 하는군요.
아참 톰린슨씨는 얼마전에 인터넷의 아카데미상으로 부르는 웨비어워드 시상식에서 마우스를 만든 더그 앵글바트와 함께 전자우편 창안자로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1.4.2. @(골뱅이) 기호 이야기
전자우편에 사용하는 골뱅이(@) 기호는 오늘날 디지털과 인터넷을 뜻한 중요한 상징부호가 되었습니다. 미국인은 @를 앳(at)이라고 읽습니다. '~을 향하여'라는 뜻을 지닌 낱말 at과 의미가 잘 통하기 때문입니다. 또 원래 @ 기호가 방향이나 장소를 뜻하는 라틴어 ad를 줄여서 표기한 것에서 유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골뱅이라고 부릅니다. 생김새가 골뱅이나 고동 비슷하게 생겨서입니다. 한 때는 돼지꼬리, 알파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부를까요? 중국은 생쥐, 스웨덴은 코끼리코, 이스라엘은 과자, 스페인은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사, 영국은 양배추, 독일은 거미원숭이, 네델란드는 원숭이 꼬리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이름은 달팽이입니다. 이탈리아도 달팽이, 프랑스도 작은 달팽이, 에스페란토어로도 달팽이라고 읽거든요. 그러므로 미국만 문법적인 의미를 가진 낱말을 사용하고 대부분의 세계인들은 모양을 기준으로 @ 기호를 읽는 셈입니다. 확실히 미국이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아참 일본인은 뭐라고 읽을까요? 미국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일본인은 미국인이 사용하는대로 ‘애토’라고 읽습니다. 영어 발음 앳을 발음할 수 없어 ‘애토’라고 읽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