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스파이를 피해가는 방법인 패킷 전송
패킷(packet)이란 컴퓨터통신을 통해서 자료를 전송할 때 사용하는 자료의 묶음을 말합니다. 곧 덩치가 큰 자료를 보낼 때는 자료를 작은 크기로 잘라서 보내게 되는데 이때 잘라놓은 단위를 패킷이라고 부릅니다. 자료를 패킷 단위로 잘라서 따로 전송하는 패킷 전송방식은 몇 가지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료가 빠른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또 다른 이유는 스파이들에게 자료를 도둑 맞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패킷은 보내야할 내용과 더불어서 어느 호스트 컴퓨터로 전송되어야 하는지 등을 적은 도착주소 기타 정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패킷의 크기는 전송방식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128바이트나 256바이트를 패킷의 단위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 패킷망은 1960년대 초에 미국의 군사용 전화회선의 도청방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통신방법입니다. 즉 음성대화의 내용을 여러 개의 패킷으로 나누어서 전송하고 최종 목적지에서 이들을 합쳐 해독하는 기술을 사용한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중간에 도청을 당하더라도 해독표 없이 조각조각 나누어진 내용만 가지고는 무슨 소린지 알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통신보안이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만약 패킷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보낸다면 중간에 스파이가 있다가 이를 도청해서 자료를 훔쳐낼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 앞으로는 매일 아침마다 2시간씩 작전회의를 해서 그 결과를 본사로 보내기로 한다' 하는 내용을 전달한다고 합시다. 이것을 그대로 연속으로 보낼 경우에는 어디선가 도청을 하고 있을 스파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겁니다. 스파이가 어느 곳에서 도청하고 있을지는 아무로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를 조각조각 내서 각기 다른 선로를 통해서 보낸다고 합시다. 즉 1번 선로로는 '자 앞'이라는 내용을 보내고, 2번 선로로는 '으로'를, 3번 선로로는 '는 매'라는 자료를 보낸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 스파이가 3번 선로를 도청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스파이는 '는 매'라는 자료밖에는 듣지 못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것만 가지고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의 문서인지 알 길이 없을 겁니다.
이처럼 패킷은 통신으로 중요 자료를 보낼 때 적의 도청이나 도둑질을 방지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됩니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인터네트를 이용해서 자료를 보낼 때도 패킷통신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쪽에서 보낸 자료가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서 원하는 호스트 컴퓨터까지 전달된다는 점입니다.
만약 서강대에서 미국의 MIT대로 자료를 보낸다고 할 경우 패킷덩어리마다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서 미국까지 전송됩니다. 하나는 서강대-서울대-과기원-미정부-MIT의 경로를 따라서 전달되고 또 다른 패킷은 서강대-고려대-하이텔-한국통신-스프린트-UCLA-MIT의 순서로 전달될 겁니다. 즉 패킷은 최종목적지가 MIT라는 것만 정해져 있을 뿐 중간에 어떤 호스트를 거쳐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패킷이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서 최종목적지 가도록 만든 이유는 보안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송속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패킷이 서강대에서 MIT까지 가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경로가 있는데, 이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생각하는 선로를 택해서 가는 것입니다. 가장 빠르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부하가 적게 걸리는 호스트를 거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거나 이용하는 호스트를 이용하면 아무래도 처리속도가 늦게 됩니다. 또 선로가 좋지 않은 곳을 택해도 느립니다. 그래서 그때마다 가장 빨리 전달될 수 있는 경로를 찾아낸 뒤에 그 길로 패킷을 전송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신망은 물리적인 거리로 속도를 따지지 않습니다. 어차피 전기라는 것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서는 양쪽간의 거리보다는 처리속도가 빠르고 선로가 좋은 호스트를 거치는 것이 더 빠릅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국내로 자료를 보낼 때보다 국내에서 해외로 자료를 보낼 때 더 빠르게 전송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서강대에서 고려대로 자료를 보낼 때 서강대-서울대-천리안-과기원-총무부-고려대를 이용해서 전송하는 속도가 서강대-서울대-미국MIT-스프린트사-한국통신-고려대를 이용하는 전송로보다 더 느릴 수 있습니다.
국내회선 사이는 속도가 느린 선로로 연결되어 있고 호스트 컴퓨터도 느리다면 좋은 선로를 택해서 미국이나 유럽쪽을 거쳐서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자료를 상대방 호스트 컴퓨터에 보낼 때는 패킷 단위로 잘라서 보내는데, 각 패킷은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갈 때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서 간다는 점이 인터네트의 특징입니다.
**요약: 패킷(packet)이란 컴퓨터통신을 통해서 자료를 전송할 때 사용하는 자료의 묶음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