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집을 나설 때면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MP3재생기, PMP, 휴대용게임기 등을 챙긴다. 휴대전화로 일을 처리하고, 디카로 사진 찍어 올리며, MP3와 게임을 즐긴다. 많은 사람들이 매우 오래 전부터 이렇게 생활한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나 변화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났다.

인터넷 상용서비스가 한국통신의 KORNET 이름으로 선보인 것이 1994년 6월 20일의 일이다. 소백컴퓨터를 통해 접속된 화면이라고 해봐야 까만 바탕에 놓인 점 하나가 전부였다. 영어로 된 차림표(menu) 이름조차 없이 그저 커서 하나 덩그렇게 놓인 그 화면을 보며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니 간신히 관련 서적을 구해 '텔넷, 이메일, 핑, 고퍼' 등을 배우다가 모자이크를 만나고 넷스케이프를 만났을 때의 반가움이 오죽 하겠는가. 커서 하나 달랑 놓인 까만 화면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던 그때가 겨우 10년 전에 불과하다.
'KRNET93'에서 이재용 교수 강의를 통해 웹이 소개되고, 김병학씨에 의해 국내 최초의 웹서버 'KAIST 인공지능 연구센터 서버(cair.kaist.ac.kr)'가 만들어진 것이 1993년이니 한국 웹의 시작은 늦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웹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1995년 2월에 182쪽 분량의 전자책 '가자 웹의 세계로'가 배포되면서부터다. 3월에는 600명이 모여 충남대학교에서 첫 웹 워크샵이 열렸고, 5월에 '웹코리아'가 결성되었다. 1994년부터 통신책을 준비하던 나와 내 선배는 1995년 여름에 '통신이야기'와 '렛츠고 인터네트'라는 책을 통해 웹과 모자이크를 소개했다. 그러니까 10년 전인 1995년에 겨우 웹 관련 문서와 책이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후 10년 동안 웹으로 인해 세상은 엄청난 문화적 변화를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