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7월 1일에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통신망 서비스인 두루넷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이어서 1999년 4월에 하나로통신도 ADSL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시내의 주요 도로에 인접한 큰 빌딩과 새롭게 건설되는 아파트 단지만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나로통신의 ADSL 서비스를 사용하겠다고 사무실을 지하철역 근처의 고층 오피스텔로 옮긴 것이 1999년의 일인데, 1999년에도 컴퓨터잡지에서는 56Kbps 모뎀 광고를 하고 있었고, 유명 탤런트가 TV에 나와 2회선 합쳐서 128Kbps 속도를 자랑한다는 IDSN-II 광고를 하고 있었다. KT(한국통신)가 ADSL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 전화망을 가진 KT가 ADSL로 초고속인터넷망 사업에 뛰어든 것이 1999년 12월이니 실제로 우리나라에 제대로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된 것은 2000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99년까지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의 초고속인터넷망 가입자 수는 265,744명으로 인구 100명 당 1명도 되지 않았고 가구 당 보급률은 2%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극히 일부만 사용했던 것이다.
이처럼 밀레니엄 시대라며 전세계인이 흥분하던 2000년을 얼마 안 남기고 날짜를 세기 시작할 때까지도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 사용자는 대도시의 대형 빌딩에 입주한 일부 사용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우리가 오래 전부터 인터넷을 즐기면서 인터넷에서 받은 MP3 파일을 MP3재생기로 들으며 지낸 것 같지만 1999년에도 대부분의 국민은 14.4~56Kbps 모뎀으로 PC통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상 디지털의 생활화는 5년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난 것이지만, 이제 길거리에서 '삐삐, 워크맨, CD플레이어,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은 손에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 MP3재생기를 들고 다니는 생활로 바뀌었다.
철학과 문화는 새 기술의 바탕이 되고, 새 기술은 새 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된다. 기술의 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문화의 변화 속도도 함께 빨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