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ubiquitous, 편재)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도의 브라흐만(brahman) 사상에 뿌리를 가진 유비쿼터스 철학은 동양권에서는 불교의 비로자나불 사상으로 전파되었다. '변일체처' 또는 '광명변조'로 번역되는 비로자나불은 온 우주에 두루 편재(偏在)한다는 유비쿼터스의 의미를 손쉽게 대중에게 전파했다. 한국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 비로봉이라는 이름을 많이 붙였는데, '비로'라는 말은 곧 인도말 바이로차나(비로자나)에서 유래한 '언제나 어디에나 있는' 유비쿼터스의 의미와 같다. 그리스를 거쳐 서구에도 유비쿼터스는 신은 '언제 어디에나 있는' 존재라는 편재의 의미로 전파되었다.
이 말이 컴퓨터 용어로 재탄생한 것은 마크 와이저(Mark Weiser, 1952.7.23~1999.4.27) 덕분이다. 마크 와이저는 1988년에 팔로알토연구소(PARC: Palo Alto Research Center)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메인프레임, PC에 이어 제3의 컴퓨팅 환경인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 백 명의 사람이 한대의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사용하는 메인프레임 시대, 한 명이 한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PC시대를 거쳐 수 백 대의 컴퓨터가 한 명의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와이저는 '20세기 초에는 하나의 모터가 하나의 기계에 동력을 부여했으나, 오늘날 자동차 안에는 22개의 모터와 25개의 코일이 있어 자동차를 움직이고 있다. 각 모터는 유리창을 닦고, 문을 열거나 잠그고, 시동을 걸고, 바퀴를 굴리는데 주의를 기울인다면 알겠지만 그럴 이유는 없다.'는 비유로 유비쿼터스 시대에 컴퓨팅환경을 설명했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동차 안에서는 수 십 개의 모터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 십 개의 컴퓨터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시대가 유비쿼터스 시대라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는 수 백 대의 컴퓨터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휴대폰, MP3, 디지털카메라, PMP, 노트북, 시계, 냉장고, VTR, TV, 전기밥통 등이 우리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는데 이들 기계에는 마이콤이라고 부르는 MPU가 내장되어 있다. 또한 자동차 안이나 비행기, 엘리베이터, 사무실, 할인점, 슈퍼마켓 안에서도 수 많은 컴퓨터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컴퓨터 편재'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눈에 보이는 사무실의 컴퓨터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컴퓨터로 각종 장비를 조정하고 있으니 사람이 가는 곳마다 컴퓨터가 존재한다는 말이 실감나게 들린다.
마크 와이저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도의 기술은 배경으로 숨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계산기의 액정 숫자 표시도 초기에는 대단한 기술이었으며,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역시 고도의 기술에 속한다. 사람들은 시계 안에 어떤 기술이 사용되고 있고, 휴대전화 안에 어떤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지 모른다. 모두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빌 게이츠도 2002년 12월의 이코노미스트지에 실은 '사라지는 컴퓨터(The Disappearing Computer)'라는 기고문과 2004년 1월 8일 국제가전쇼(CES) 기조연설에서 '매듭없는 컴퓨팅(Seamless Coumpting)'이라는 말로 언급했다. '매듭없는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말하며, 정보를 다룸에 있어 시간 공간 제약이 사라지는 환경을 말한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HTML 문서 몇 개 만들어주고 수 천 만원을 받은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그때는 인터넷에 글 하나 올리는 것도 전문가 영역에 속했으나 오늘날에는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 기술이 숨기 때문이다. 지금은 블로그나 게시판에서 글쓰기 아이콘 한 번 누르고 글을 쓰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HTML 문서로 변환해주고 브라우저가 해석해 보여준다. 첨단기술로 모든 것은 자동화되고 RSS 수집을 비롯한 의사소통도 기계끼리 한다. 우리가 브라우저나 RSS구독기로 쉽게 문서를 보기 위해서 수 많은 서버 프로그램과 RSS 심부름꾼 프로그램, 브라우저의 엔진 프로그램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른다. 사람들은 그저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고, 통화 단추 눌러 전화통화를 하지만 단지 앞으로 전진하기 위하여, 전화 한 통화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계와 컴퓨터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알 필요도 없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기술은 배경으로 숨기 때문이다.
인도의 한 왕과 왕비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고 토론을 벌인 결과 '자기 자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두 사람은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결론이 남을 위한 사람을 강조하는 성현의 가르침과 다른 것 같아 당시 최고의 성현에게 달려가 물었다. 그 성현은 '이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자기보다 소중한 것은 없소. 마찬가지로 남들에게도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오.'라고 말을 했다. 이 말 속에는 두 가지 개념이 같은 위치에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자기니 가장 자유로운 존재이자 극상의 존재가 자신이다. 또한 다른 사람도 각자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니 모든 사람은 세상에서 최고의 자유인이 되고, 서로 평등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유를 보장하면 평등이 침해받고, 평등을 보장하려면 개인의 자유가 준다는 서양식 사고와 다르다.
세상 어디에서도 자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적어도 자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우주의 중심은 나다. 내가 있고 우주가 있는 것이며, 내가 사라지면 내 우주도 사라지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내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철학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모든 기술이 나를 기준으로 집약되고 있다. 웹도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가 웹에 접속할 때 비로소 웹은 내게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비쿼터스는 언제든지 한 사람의 시공간을 따라다니다가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웹에 연결시키고 있다. 휴대전화, 무선랜, 와이브로, GPS 등이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사용자가 방 안의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시대가 끝났음을 알린다. 이제 웹접속 지점은 컴퓨터가 있는 지점이 아니라 한 사람이 있는 지점이 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계가 디지털이라는 낱말 하나로 융합(Convergence)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디지털키기를 들고다니며 시공간 제약 없이 디지털을 다루는 디지털유목민(Digital Nomad) 생활을 즐기고 있다.
따라서 유비쿼터스 기술은 이름 그대로 '내가 있는 곳이 곧 기술의 집중지역이며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우주의 중심지역이 된다는 철학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서태지가 휴대폰을 통해 파드캐스팅을 하면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방송 내용이 등록되고 전국의 수 많은 팬들이 서태지의 방송을 듣게 될 것이다. 서태지가 있는 곳이 방송국인데 여기에는 휴대전화 하나면 충분하다. 내가 있는 곳이 방송국이고, 내가 있는 곳이 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최소한의 행동만 하면 되는데,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계끼리 소통하면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첨단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 기술이 한 개인을 중심으로 기술을 집중시키고 우주의 중심으로 만들어준다면 당연히 정보의 출입과 집적도 한 개인을 기준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시맨틱웹은 유비쿼터스 기술과 협력하여 한 개인을 중심으로 한 지식과 정보의 생성, 전달, 배포, 활용을 도울 것이다.
한 예로 A가 B와 만나 이야기 한 내용은 녹음되어 회사 내 업무일지에 녹음파일로 전송될 것이고, 실시간으로 텍스트 문서로 변환되어 씨낱말 별로 분류 정리되어 필요한 부서와 다른 기업 사이트로 전송될 것이다. 그 후 PDA 또는 휴대전화의 개인일정관리(PIMS) 프로그램에 오전 일정 완료를 입력하는 순간, GPS 기술은 휴대전화나 PDA의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추적해 현재 종로구 인사동에 A가 있음을 알아낼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고객관리(CRM =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프로그램이 동작하면서 평소 A의 결제 정보와 날씨 등을 분석해 시원한 냉면을 추천음식으로 화면에 보여줄 것이며, A의 위치와 가까운 인사동 주변의 냉면집과 할인행사 내용, 할인쿠폰코드를 보내줄 것이다. 점심으로 냉면을 선택한다면 냉면집에 들어서는 순간 냉면집 판독기가 A의 기계로부터 정보를 읽어 자동으로 냉면을 주문할 것이다. 모든 기기와 웹서비스가 나를 위해 돌아가는 것이다.
2003년 국제가전쇼(CES)에서 빌게이츠가 제시한 SPOT(Smart Personal Object Technology) 기술은 MSN 다이렉트와 SPOT Watch와 같은 SPOT 장비를 통해 조금씩 선을 보이고 있는데, SPOT처럼 주변기기가 주인을 위해 알아서 척척 일을 처리해주는 시대가 점차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