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은 시공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했다. 서울에 있는 사람이 제주도나 미국에 있는 사람과 대화방(채팅룸)에서 실시간으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시나 연극을 주제로 하는 동아리에 모여 서로 자신의 관심 분야를 토론할 수 있었다. 기존의 커뮤니티가 학교나 직장 또는 지인의 소개로 일단 한 번 만나서 서로를 소개한 후에 시작된 것과 달리 PC통신은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이전에도 펜팔이나 폰팅이 있었지만 편지 오가는데만 몇 달이 걸리는 국제펜팔이나 상대방 정보확인이 어려운 폰팅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 경우는 사실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다수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PC통신 시대부터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문학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모여서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시낭송의 밤이라는 행사를 주최했다.
PC통신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면서 커뮤니티는 익명 커뮤니티 시대로 넘어간다. PC통신 시절의 하이텔이나 천리안은 실명제로 운영됐다. 반면 인터넷의 경우에는 로그인하지 않고도 익명으로 글을 남길 수 있다. 실명제를 요구하는 사이트도 있지만 실명을 요구하지 않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은 사이트도 많기 때문에 익명성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중앙집중식 게시판 방식의 형식적인 면은 PC통신 시절과 같았다. 또한 커뮤니티 구성원의 형태는 수직적이었다. 각 커뮤니티는 동아리지기와 운영진, 회원의 상하구조를 가지고 활동했다.
시맨틱웹 시대에는 각자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글을 쓰고 이를 공용꼬리표를 이용해 다른 사이트에 연결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럴 경우 각 개인은 개인 필명을 가지고 활동하게 된다. 필명은 실명이 지닌 개인정보 누출의 단점과 익명이 지닌 불신의 단점을 보완한다. 네티즌은 A라는 필명을 지닌 블로거의 실체를 알지 못하지만 A라는 블로거의 일관된 정체성을 인식하며 A와 교류를 하게 된다. A라는 개인이 중심에 두고 커뮤니티를 만들지만 기존 커뮤니티처럼 상하관계가 아니다. 수평적 관계가 되는 것이다. 또한 A 역시 B의 글을 좋아하게 되므로 A와 B는 동등한 자격으로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FOAF(Friend of a Friend)의 경우 시맨틱웹 기술을 적용해 관계성을 확장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친구의 친구'라는 뜻의 FOAF는 친구를 통해 친구를 만들어나가는 인간관계를 말한다. FOAF는 몇 단계만 거치면 나라 안의 모든 국민을 알 수 있다는 다단계 구조를 이용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1천 명이 각기 1천 명을 알고 있다면 1단계인 친구의 친구 소개만으로도 10만 명을 내 인간관계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국의 싸이월드나 과거 미국의 'Six Degrees'라는 사이트가 바로 다단계를 활용한 관계성 확장을 이용한 사이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FOAF는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싸이월드는 1촌에서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이를 더 큰 관계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정보를 아주 작은 속성으로 분석하고 자동으로 연결시키는 속성 시스템과 평판 시스템이 필요한데, 아직 이런 속성 시스템과090101의 적용이 안 되고 있다.

구글의 오컷(www.orkut.com)은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 사이트다. 오컷이 다른 사이트와 다른 점은 평판시스템과 검색 기능이 사회적 네트워크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평판의 종류는 몇 가지 안 되지만 조합하면 수 십 가지의 다양한 평판이 가능해 인맥관리에 좋다. 일본의 믹시(www.mixi.co.jp)는 한국의 싸이월드와 구글을 섞은 것 같은 사이트다.

반면 아직 국내에서는 평판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이트가 없다. 2004년 10월에 한 사이트에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7%가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이용목적으로 인맥관리를 들었다. 안부를 묻고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근거지가 되기 때문에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이 인맥관리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성간의 교류수단(3.7%)'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개인매체가 중요한 커뮤니티 수단임을 알 수 있다. 인맥관리를 위해서는 개인일정 관리나 평판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개발이 미진한 상태다. 따라서 향후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주안점을 두고 개발한 부분의 하나는 평판 시스템이 될 것이다. 잘 만든 평판 시스템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들 것이다.
커뮤니티에 공용꼬리표를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공용꼬리표는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든다. 이미 델리셔스나 플릭커 등은 새로운 커뮤니티 성격을 띄고 있다. 고양이 사진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면 같은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이글루스 가든과 야후 피플링 등을 통해 이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외국 사이트처럼 활발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