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대가족 단위가 무너지고 핵가족시대로 넘어간 것은 옛날 일이다. 맞벌이부부 시대가 되면서 핵가족마저도 위기에 처할 상황이 되었다. 부부가 아침에 나가 저녁에 들어오면서 아이들이 낮에는 어린이집 등에서 지내거나 주말에만 만나는 가정이 늘었던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지속적으로 해체되는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목소리를 듣고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메신저와 화상대화를 통해 필요할 때면 가족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덕분에 외국에 멀리 가있는 가족과도 비용 부담 없이 화상대화가 가능해졌다. IT기술은 가족간의 해체를 막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대화를 되돌려준 것이다. 몸이 떨어져있으면 대화도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몸은 떨어져있어도 대화는 가능한 가족관계가 가능해지면서 해체되어가던 가족관계는 다시 집합의 시대로 들어서게 되었다.
인터넷은 신체적 떨어짐으로 인해 발생하던 대화의 단절을 많이 복구시켰다. 이제 겨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 부모를 쉽게 볼 수 있다. '아빠, 내가 토스트 해놓았으니 일찍 들어와요. 들어올 때 귤 좀 사줘요.'라는 부탁을 하는 아이들 덕분에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되는 아빠들을 보면 산업화로 해체되던 가족을 정보통신기술이 다시 복원시켜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조금 후에는 화상휴대전화가 보편화되겠지만 이미 지금까지 진행된 기술만으로도 많은 부분 가족 관계가 복원되고 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개인일정관리 등은 가족 사이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전화통화나 메신저가 두 사람 사이의 즉각적인 대화 기능을 제공한다면 블로그는 가족 구성원의 내면 문제를 알려준다. 아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면서 아들의 고민을 파악하고 공감하는 부모, 주말에 집에 와서 삼계탕 먹고 가라는 덧글을 남기는 부모들이 늘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블로그와 같은 개인 매체에는 해당 개인의 삶이 녹아있다. 이를 잘 이해하는 일은 가족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웹은 단순하게 통신 수단만 제공했다. 인터넷국제전화, 이메일, 블로그, 채팅, 메신저 등의 수단만 제공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족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관리하는 도구가 등장할 것이다. 가족의 생일, 취향, 기분, 일정을 파악해 가족이 함께 모이고 정을 나누는 도구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친척이나 가족이 모두 같은 일정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비어있는 일정을 검사하여 모든 가족에게 빈 시간에 단체화상회의를 하거나 저녁식사를 제안하는 안내문을 지능형 웹서비스가 발송할 수 있다. 가족들은 그저 자신의 일정만 관리하는 것이지만 때가 되면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을 챙길 수 있게 되고, 빈 시간에는 서로 모여 저녁을 나눌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족과 친척의 정보와 일정은 공유되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꼭 같은 프로그램을 써야 할 이유는 없다. 일정한 표준 형식을 만들고 그 형식을 지원하는 도구를 쓰면 충분하다. 각 개인이 가진 정보를 표준 형식에 따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구성원의 결속은 더욱 강해지는데, 이는 시맨틱웹이 가장 강한 분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