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여우는 대단한 변화를 가져왔다. 확장기능(Extensions)을 운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브라우저가 곧 등장할 것임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사이트의 해체와 재편집을 이용한 다단브라우징의 가능성이다. 아론 부드맨이 2004년 12월에 친구를 위해 개발한 그리스몽키(Greasemonkey)는 불여우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기능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인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리스몽키를 이용하면 내가 보는 페이지를 재정의해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지저분한 광고화면을 보기 싫다면 광고를 모두 빼고 검색창만 남겨놓고 볼 수 있다. 지메일을 사용한다면 삭제 아이콘과 영구 검색 폴더를 추가할 수 있다. 뉴스 사이트의 출력 페이지만 보거나, 특정 사이트의 알맹이를 재구성하는 일, 블로그라인즈에서 특정 통신사의 특정한 주제 뉴스를 삭제하고 본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불여우가 RDF를 지원하는 등 하나의 플랫폼으로 동작하는 브라우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용자는 불여우에서 돌아가는 각종 확장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할 수 있었고, 그 중 하나로 그리스몽키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스몽키 사용자들은 특정 사이트를 사용자들이 재정의한 다양한 스크립트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주요 사이트를 자신의 마음에 드는 형태로 재정의해서 보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리스몽키 탄생 몇 달만에 수 백 개의 그리스몽키 스크립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광고만 차단하는 단순한 스크립트부터 '야후 지도, 구글 지도, 텍사스 지도, 블로그라인즈, del.icio.us., 아마존, 음악사이트' 등이 섞인 복잡한 스크립트까지 다양하다.
이 기능이 좀더 발전된다면 앞으로는 수 백 개 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만 읽어들여 새롭게 배치하고 정의한 화면에서 한 번에 보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10개 뉴스 사이트의 IT 관련 뉴스만을 받아서 한 화면에 10개 사이트의 최신 뉴스를 비교하면서 보는 웹서핑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런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불여우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불여우는 시맨틱웹의 기초를 이루는 RDF를 사용한다.
이처럼 사이트에서 보내주는 화면을 그대로 받기만 하는 문화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사이트의 구조를 재정의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우저 통제권이 사용자에게 쥐어지는 셈이며, 이에 따라 웹사이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사이트 구조가 무너지고 사용자 편집 시대가 시작되는 셈이다. 주도권은 이제 사용자에게 넘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스몽키가 보여주는 내용을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형태의 사이트가 해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구글의 개인화 서비스를 보더라도 여러 사이트의 정보를 가져와 보여주는 다단 편집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하나의 브라우저 안에 여러 개의 사이트를 사용자 입맛대로 편집하고 재배치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초기에는 구글 야후 등의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사용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용자 개인 스스로 구조를 만드는 개인화와 섞일 것이다. 그리스몽키 기술을 유저자바스크립트(User JavaScript) 기술이라고 부르는데 앞으로는 좀더 쉽게 하나의 브라우저 화면에서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불러온 다음에 사용자가 원하는 영역만 보여주는 편집 브라우징 시대로 넘어갈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스몽키가 보안이나 법을 비롯한 사소한 문제들에 시달린다 하더라도 한 번 브라우저 편집 기능의 유용함을 알게 된 사용자들은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고, 결국 더욱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다단계 편집 브라우저를 개발할 것이다. 그리스몽키라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이트를 사용자 마음대로 편집해서 볼 수 있다는 개념을 사용자들이 알게 된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하나의 브라우저에서 여러 사이트를 볼 수 있는 탭브라우징이 대세로 자리잡은 것처럼 한 화면에서 여러 사이트의 일부 요소를 편집해 배치하는 편집브라우징 기술이 속속 개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잘 편집된 다단계 사이트가 하나의 디자인이나 브라우저 스킨으로 인기를 끄는 시대가 올 것이다. 브라우저 공유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브라우저에 사용한 스크립트와 편집된 템플릿을 공유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당연히 이런 시대가 되면 모든 패러다임이 바뀐다. 광고를 제거한 사이트를 본다면 포탈사이트의 주수익원이 없어지는 셈이다. 당연히 포탈 사이트는 네티즌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거나 광고를 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네티즌에게 무엇을 보게 할 것이며, 어떻게 광고를 보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