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이 웹과 연결되는 요즘 웹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정보의 단절이자 사회적 단절로 이어진다. 2003년 6월의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1997년에 2.51%였던 장애인 출현율은 2004년에 3.69%로 증가하여 2004년 추정 장애인 수는 약 1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웹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은행일도 보지 못하고 신문도 보지 못하는 사회와 단절된 상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장애인을 비롯하여 컴퓨터 사용이 불편한 노인층과 개별적 문제가 있는 소수 국민들도 웹에 접근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웹접근성(Web Accessibility)을 높여야 한다. 누구나 웹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활용하도록 웹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웹표준을 준수하는 것과 웹접근성 향상 기술을 적용시키는 것이 첫 번째로 할 일이다.
이미 W3C에서는 1995년 5월에 웹콘텐츠 접근성 지침(WCAG = Web Contents Accessibility Guidelines) 1.0을 표준으로 채택했으며, ISO 13497(1997)을 통해 국제표준으로도 제시되었다. 한국에서도 2002년 1월에 정보통신부 고시로 '장애인 노인 등의 정보통신 접근성 향상을 위한 권장지침'과 2003년 12월의 '한국형 웹콘텐츠 접근성지침 10'을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1996년에 이미 미국통신 255조와 장애인법, 1998년 개정된 미국 재활법 등으로 접근성을 법률로 정하고, 2001년 6월부터는 미국의 모든 연방정부 홈페이지가 이를 준수하고 있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개선할 점이 많다. 미국의 장애인재활법 508조는 웹접근성에 관해 '장애를 가진 직원이나 민간인이 접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각종 조치가 취해진다.
한국에서도 2005년부터 웹표준과 웹접근성 관련 법안을 상정해 공공기관의 웹표준을 강제로 준수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준비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www.kado.or.kr)에 의하면 이미 공공기관부터 웹접근성 지침을 준수하도록 관련법안을 발의중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웹접근성을 준수하면서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웹에이전시만이 웹사이트 개발을 맡을 수 있다. 물론 공공기관이 웹접근성을 준수하게 된다면 다른 대형사이트도 마찬가지로 변화할 것이다. 현재 국내 사이트 대부분이 웹표준과 웹접근성이 낙후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3년 뒤에는 웹표준과 웹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규모 사이트 개편이 이어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기타 국가의 웹접근성 관련 법률]
- 일본: 1999년 WCAG 규정이 포함된 지침서가 발표됐다. 2002년에는 정보 및 통신네트워크 사회설립을 위한 기본법이 제정되고, 2004년 5월에는 웹접근성 향상을 위한 지침이 일본공업규격으로 제정됐다.
- 유럽연합: 1999년에 발표한 e유럽 10대 추진과제에 장애인을 위한 웹사이트 준수 사항을 포함시켰다.
- 영국: 1999년 영국 정부의 웹 사이트 접근성 준수를 위한 지침을 제정 공표했다.
웹표준을 지키고 웹접근성을 지킬 경우 발생하는 이익은 여러 가지다. 간단한 비유로 말하자면 KS나 ISO와 같은 표준규격을 지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KS나 ISO를 따내기 위해 기술력이 필요한 것처럼 웹표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웹 관련 기업과 종사자는 웹표준을 지키면서 웹사이트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표준을 지킬 수 있는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림사용자방식(GUI) 방식은 윈도95 이후 일상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웹도 그림사용자방식을 이용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림사용자방식의 편리함에 취해 행복감을 느낄 때 장애인은 컴퓨터에서조차 더욱 소외되는 불행을 맛보아야 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화면 안의 그림을 분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장애인이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장애인 중 상당수는 글씨(text)를 사용한다. 시각장애인은 글씨를 쳐서 명령을 내리고, 글씨를 읽어주는 음성합성장치로 화면 내용을 듣는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은 음성인식장치를 이용해 말로 명령을 내린다. 이들에게는 글씨가 그림보다 편한 것이다. 장애인의 컴퓨터 환경은 언제나 좋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10년 전보다 더 나빠진 것도 많다.
요즘도 시각장애인은 텍스트에 의존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으로 된 웹을 사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화면읽기(Screen Reader)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웹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림이나 플래시와 같이 시각장애인에게 무용지물인 형식으로 웹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웹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비장애인과 정보격차가 도스시절에 비해 오히려 더욱 벌어지고 있다.
국내의 화면읽기 프로그램은 엑스비전(X-Vision) 테크놀러지의 센스리더, 이트렉 인포다임(ETREK Infodigm)의 이브,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만든 드림보이스 등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웹브라우저의 글씨를 읽어서 소리로 들려주는데, 이를 위해서는 웹문서가 글씨로 구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웹 페이지의 상당 부분은 그림이나 플래시와 같은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그림 파일은 차림표나 다른 사이트, 페이지로 연결된 링크인데 이들 그림이 무엇을 하는 그림인지 알 수 없다면 시각장애인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때문에 웹접근성 지침서에는 그림을 사용할 경우 대체텍스트를 이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즉 그림파일에 숨은자료를 이용해 글씨로 설명을 달 경우 화면읽기 프로그램은 그림의 설명을 대신 읽어주므로 시각장애인이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고 딸깍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웹사이트 담당자 상당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웹표준과 웹접근성 지침만 잘 지키면 시각장애인용 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사이트 이용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웹개발 종사자는 웹접근성 지침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장애인이나 소수 사용자를 배려를 사회 곳곳에서 늘리고 있다. 길거리나 건물의 노란색 점자블록(벽돌), 난간의 점자 띠, 소리 나는 신호등, 경사로, 리프트,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에 많은 돈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고 가족이기 때문이다. 좀더 이기적으로 말하자면, 나도 1분 뒤에 장애인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장 1분 뒤에 방바닥에서 미끄러져 하반신 마비가 되거나 교통사고로 실명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는가? 그러므로 건강을 과신하지 말라. 설혹 건강하다 해도 노인이 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장애인이 되고 노인이 된 다음에야 계단 내려갈 때 다리 아프다고 시설 미비를 탓할 것인가? 장애인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의 사회적 의무인 동시에, 이기적으로 생각해봐도 자신을 위한 투자이자 보험인 셈이다.
당연히 컴퓨터와 인터넷에도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를 위한 배려와 투자가 필요하다.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일은 아니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가면 더 좋은 결과를 얻겠지만 적으면 적은대로 장애인을 위해 배려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우리와 함께 사는 사람이며 내 자신의 미래임을 인식하고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자세다. 장애인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다.
웹표준대로만 설계한다면 장애인도 화면읽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웹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 사용자도 작은 화면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웹표준을 지키지 않은 사이트는 스크롤막대가 이동하지 않아 작은 화면에서 안보이는 부분의 차림표를 선택할 방법이 없다. 웹표준대로만 설계하면 리눅스나 매킨토시 사용자도 온라인뱅킹을 할 수 있지만 국내 은행 사이트 대부분은 윈도에서만 온라인뱅킹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상태다. 웹표준을 지키는 일은 소수를 위한 첫 번째 배려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는 웹표준을 지킬 뿐만 아니라 피드스피커(FeedSpeaker)처럼 RSS 내용을 음성(MP3파일)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구글의 검색결과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피글(www.speegle.co.uk)이란 서비스도 있다. 영국 음성 기술 회사인 CEC Systems이 개발한 스피글은 파나복스(PanaVox)라는 기술을 이용해 글씨를 음성으로 합성해주는데, 파나복스는 압축기술을 사용해 초고속인터넷망 사용자가 아닌 모뎀 사용자도 스피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소수 사용자를 위한 응용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VoiceXML과 SALT 등을 이용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