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컴퓨터업계와 정보통신업계도 인수와 합병, 인터넷의 열풍이 강타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컴퓨터통신 쪽에서는 멀티미디어통신과 고속통신이 정착되었다. 2400bps의 통신속도가 순식간에 12배나 빠른 28800bps의 고속통신으로 바뀌었으며 글자로만 제공되던 정보는 사진, 소리, 동영상의 멀티미디어 요소를 통해서 제공되어 더욱 빠르고 쉽고 편한 컴퓨터통신 시대를 열었다.
멀티미디어통신은 인터네트의 열풍을 타고 더욱 확산되었다. 모든 언론매체가 인터네트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덕분에 인터네트는 보물창고처럼 인식되었고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문화로 떠올랐다. 대학, 연구소, 기업이 모두 인터네트에 자신들의 홍보마당을 경쟁적으로 개설했으며 각 신문사는 인터네트를 통하여 신문기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음란물 폭력물 등의 불건전정보와 너무 많은 정보양, 해커에 대한 대비, 통신의 보안문제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컴퓨터통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업계 전체가 큰 변화를 겪었다. 통신개방 압력이 증가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었다. 3월 1일 본방송에 들어간 케이블TV와 5월 14일에 개국한 지역민방, 8월 5일에는 발사된 무궁화호위성, 45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 시작, 최첨단 휴대전화기술로 알려진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시스템의 개발과 상용화, 29개 통신사업자의 신규허가 발표, 주식매입을 통한 LG그룹의 데이콤 경영권 장악 등은 경쟁을 통하여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길러 통신개방에 대비하겠다는 의도와 일치한다.
유통업계는 세진컴퓨터랜드의 돌풍이 강타했다. 대대적인 광고공세와 백화점식의 대형매장, 무상수리와 무상교육, 평생AS 등의 파격적인 영업전략을 기초로 하여 유통시장을 주도해나갔으나 결국 무리한 경영으로 인한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대우통신에 인수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의 AST사를 인수했으며,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영업 때문에 가격인하 바람이 회오리처럼 유통시장을 몰아쳤다. 또한 세진처럼 많은 기업들이 매수와 합병을 통해 자금압박을 해결하고자 했다. 한화통신과 옥소리사가 한솔그룹에 인수되었으며, 소프트타운이 해태전자에, 토피아는 두고전자에 인수되었다.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는 하드웨어 가격의 폭락이다. 일반적인 컴퓨터 주변기기와 부품은 일주일 단위로 급속하게 가격이 하락했으며, 80년대 말부터 요지부동이던 램 가격마저도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덕분에 하드웨어 시장은 멀티미디어PC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고속 고용량화 시대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경우 주도제품이 없어 불황에 허덕여야 했다. 그나마 주목을 끌어오다 8월에 발표된 영문윈도95나 11월말부터 판매된 한글윈도95 모두 예상과 달리 소비자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윈도95용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려던 국내 소프트웨어업체의 의도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
소프트웨어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던 씨디롬타이틀 시장마저 불황에 빠뜨렸다. 멀티미디어PC 판매에 힘입어 모든 PC에 씨디롬드라이브가 기본적으로 장착되기 시작했으나 씨디롬타이틀은 팔리지 않았다. 대부분은 번들로 제공되었을 뿐인데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과 가격정책 표류가 가장 큰 이유였다. 연초에 창간된 여러 종류의 씨디롬잡지가 연말에는 [클릭] 한 종류만 남을 정도로 씨디롬 시장에 대한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매년 논쟁이 끊이지 않는 한글코드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사 덕분에 연초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한글윈도95에서 조합형을 지원하기로 했던 약속을 저버리고 자사의 이익을 위해 완성형을 채택한 일이 문제였다. 사용자의 반발에 밀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완성형을 수정한 확장완성형코드를 들고 나왔지만 한글 창제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문제를 그대로 지녔기 때문에 사용자와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거대기업의 힘을 내세워 확장완성형을 밀어붙였고 이는 미국의 대기업과 한국사용자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대되었다. 결국 한글윈도95의 제품발표장에서 불매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으로 치달았으며 윈도95의 판매부진에도 영향을 끼쳤다. 비록 12월7일 공업진흥청이 세계 공용인 유니코드를 새로운 표준코드인 'KSC 5700'으로 채택했으나 이 역시 완성형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코드논쟁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해를 넘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