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에 컴퓨터 업계를 주도한 두 가지 흐름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로운 퍼스널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우즈 95의 출시와 인터네트 월드 와이드 웹의 세력 강화다.
윈도우즈와 인터네트 웹은 1995년 내내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그 결과 95년 말에 이르러서는 텔레비전 리모트 컨트롤만큼이나 마우스란 컴퓨터제품도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잘 알게 되었다. 1995년을 주도한 이 흐름은 컴퓨터 마우스가 가까운 장래에 리모트 컨트롤처럼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즉, 컴퓨터 마우스는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영화 프로그램을 주문해 불러올 수 있으며 뉴스 기사를 읽고 친구나 친척에게서 온 전자우편을 보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더구나 지난 3월 슈퍼컴퓨터 제작회사였던 크레이사가 파산을 하면서 개인용 컴퓨터 업계의 우세가 확실해졌다.
약 3억 달러에 이르는 범세계적 홍보와 더불어 8월 24일 전세계에 동시에 발표된 윈도우즈95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운영체제에 중대한 변혁을 이루었다. 윈도우즈95는 흔히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또는 GUI라고 알려진 "놓고 누르기" 형식의 운영체제에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해온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디스크 운영체제 즉, 도스를 덧붙인 것이다.
그래픽 환경의 월드 와이드 웹은 1990년대 초 한 학술 컴퓨터 연구실에서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월드 와이드 웹은 원래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럽미립자물리연구소인 CERN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범세계적 네트워크인 인터네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래픽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의미하는 그래픽 환경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즈나 애플사의 Mac OS가 사용하는 그래픽 환경과 같은 종류의 것이다. 웹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터네트는 일반 대중보다는 과학계, 학계, 업계 또는 정부 기관의 전문가들만 주로 사용했다.
올해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 윈도우즈95와 웹은 산업분석가들이 "집중현상"이라고 부르는 도로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었다. 집중현상이란 단어는 간단한 텍스트에서 동영상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형태의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통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디지털 데이터는 그래픽 환경의 컴퓨터로 처리, 저장되고 가공된다.
95년 말에 이르러 Mac OS와 윈도우즈95에 의해서 주도된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텍스트와 그림 정보뿐만이 아니라 오디오와 비디오 정보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이용이 편리한 도구로 진화할 것임이 분명해졌다. 또 모든 디지털 정보를 교환하는 미래의 매체는 월드 와이드 웹이 될 것이 확실해졌다. 즉, 전자우편으로 배달되는 식료품 리스트에서 할리우드 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지털 정보가 웹을 통해 교환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예측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1995년의 결합현상에 합류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사도 이들 기업 중 하나였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사는 서른 두 권에 이르는 자사의 백과사전 전문 뿐만이 아니라 새로 나온 씨디롬판도 웹을 통해 등록회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거대기업인 오라클 시스템스와 노벨과 같은 거대 컴퓨터 네트워크 회사들도 그들의 네트워크를 바꾸기 시작했다. 바꾸는 목적은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이며 디지털 영화와 같은 것이 일반 가정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이들 기업과 관련을 맺고 있는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이들 기업의 경영자와 과학자들은 전송제어프로토콜/인터네트 프로토콜(TCP/IP)이라고 알려진 인터네트 개발 규약 하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그들의 업무용 컴퓨터를 바꿔왔다. TCP/IP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집중현상을 실현시키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TCP/IP는 장거리 통신 라인을 통해 컴퓨터간을 이동하는 모든 형태의 데이터를 조그만 패킷으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데이터를 패킷으로 나누는 이유는 특정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통신 라인에 무관하게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파일의 한 부분인 어떤 패킷은 뉴욕에서 런던으로 해저 케이블로 전송이 되며 이 파일의 다른 조각인 또 다른 패킷은 초단파의 형태로 로스앤젤레스와 싱가폴, 파리를 거쳐 런던으로 전송된다. 패킷의 전송 경로는 이처럼 특정 통신라인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네트 상의 트래픽 현황에 따라 비교적 정체가 되지 않는 라인을 찾아 전송된다. 결국, TCP/IP란 지리적 거리에 관계 없이 컴퓨터간의 통신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힘을 얻기 위해 오라클사와 같은 기업은 그들의 고객들을 위해 TCP/IP 네트워크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자사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연결은 기업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자사의 제품 지원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멀리 있는 고객이 자사의 데이터 뱅크를 뒤져 특정 제품의 재고 현황을 파악해 온라인 상에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의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이외에도 이러한 연결은 기업으로 하여금 효율성을 제고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오라클사의 경영자들은 TCP/IP 네트워크의 구축이 사내 통신, 훈련 교재의 출판, 재고 현황 파악 및 휴가 계획과 같은 사내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편, 인터네트 컴퓨터가 기업의 전통적인 영업 환경에 널리 퍼진 것과 더불어 1995년은 1994년부터 시작된 한 흐름을 가속화시킨 해였다. 그 흐름이란 타임 워너와 월트 디즈니사와 같은 세계 유수의 매체 기업들이 컴퓨터나 통신 업계의 기업과 계획적인 제휴 및 완전한 기업 합병을 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합병은 보통 특정 부분에 각각 장점을 가진 두 세력이 힘을 합쳐야겠다는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결합현상의 한 예이다. 이런 합병의 결과 합병 기업은 본래부터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세계의 정보, 교육, 오락에 관한 내용을 컴퓨터 형식의 디지털로 변환시켜 유통 채널을 통해 그것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물론 이 유통 채널은 웹이나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형식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 채널이다.
1995년에 이루어진 합병 중 제일 규모가 큰 것은 190억 달러에 달하는 월트 디즈니사와 캐피탈 시티스/ABC 사의 합병이다. 이 합병은 텔레비전 네트워크, 텔레비전 방송국, 케이블 TV, 신문사, 라디오 방송국을 가진 캐피탈 시티스사와 그 회사의 방송국과 케이블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유통시켰던 월트 디즈니사와 이루어진 것이다.
디즈니-캐피탈 시티스 간의 합병 발표가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타임 워너사는 "매체의 제왕"이라고 부르는 테드 터너가 소유하고 있는 터너 방송 시스템 사를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타임 워너사는 세계 최대의 잡지 출판사와 세계 최대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 배포 회사인 워너 브라더스사를 합병했다. 자회사로는 음반제작 및 서적 출판사인 리틀 브라운 사와 가장 규모가 큰 케이블 TV 영화제작사인 홈 박스 오피스사 등이 있다. 이외에도 타임워너사는 1995년 말 기준으로 거의 천오백만 가구가 가입한 케이블TV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다. 터너 방송사는 세계 최대의 뉴스 매체인 CNN 방송국 이외에도 미국에서만 네 개의 케이블 TV 오락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그 외에도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유럽에서 네 개의 케이블 TV 네트워크를 더 갖고 있다.
터너는 그 이전에도 세계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작사인 인텔사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었다. 전략적 제휴의 내용은 자사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인텔사가 설계한 TV 회로 보드가 내장된 데스크탑 컴퓨터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11월에 인텔사는 자사의 새로운 칩인 펜티엄 프로를 내장한 모든 개인용 컴퓨터는 디지털 TV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합병광들은 매체업의 거대기업들로부터 더욱 전통적인 컴퓨터 업계로 그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컴퓨터 업계는 극적으로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인수, 합병, 합동의 파고를 보았다. 윈도우즈95와 새롭게 발표되고 있는 매킨토시 호환 컴퓨터의 점증하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애플 컴퓨터사는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합병된다는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컴퓨터 업계의 합병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것은 IBM에 의한 로터스 디벨럽먼트사의 35억불에 이르는 흡수 합병이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 합병을 세계 최대의 컴퓨터 회사인 IBM이 매체 기업과 연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로터스의 주요 자산은 로터스 노우츠라고 부르는 인터네트용 컴퓨터 네트워킹 패키지이다. 이 패키지는 기업이 디지털 데이터를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 - IBM의 대형 메인프레임, IBM의 AS/400이나 RS/600 라인의 업무용 중형 컴퓨터, 윈도우즈나 Mac OS 그리고 IBM의 경쟁제품인 OS/2와 같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형태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 마지막으로 업무 및 학술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유닉스 시스템 등 - 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 플랫폼에서 작업을 가능하게 하고 디지털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로터스 노우츠를 얻음으로써 IBM은 세계의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적할 수 있게 되기를 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윈도우즈라는 운영체제와 케이블 텔레비전 프로그램, 주문형 영화를 월드 와이드 웹을 통해 연결된 다른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는 서버로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젝트에서 나오고 있다.
포츈지 선정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실행시킬 수 있는 거대한 업무용 네트워크의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온 오라클사는 그 네트워크를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같은 디지털 데이터의 서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계획을 추진했다. 그 결과 매체 합병기업들은 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전화선이 아닌 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향상된 라인에 컴퓨터가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빠른 전송속도가 구현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영화전송에 요구되는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케이블 텔레비전 시스템에 사용된 와이어와 전화회사들이 미국 전역에 설치한 광섬유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올 해 이루어진 합병의 대부분은 이처럼 고대역폭(high-bandwidth)의 전송 설비를 보유한 기업(타임 워너사와 캐피탈 시티스사 등)이 정보제공회사들과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들이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통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생산해 온 기업들도 이와 같은 변화의 물결에서 현실적인 실익을 얻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게 이익을 본 회사로는 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사와 스파이그라스사다. 이 두 회사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로 두 회사 모두 월드 와이드 웹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웹 서버와 웹 브라우져라고 부르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있다.
1995년 초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스파이그라스사의 웹 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면허받아 이름을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네트 익스플로러"로 바꾸고 자사의 온라인 서비스망인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시켰다. 그런데 미국의 3대 상업 통신망인 아메리카 온라인과 컴퓨서브 그리고 프로디지사는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영업 방식이 불공정한 독점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윈도우즈 95라는 운영체제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트스케이프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한 조사결과 월드 와이드 웹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80% 이상이 네트스케이프사의 브라우저인 "네트스케이프 내비게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트스케이프사는 1995년 여름에 자사의 주식을 일반인에게 팔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되었으며 1995년 컴퓨터 산업 발전의 폭발적 가능성을 강조하는 하나의 예가 되었다. 20불 이하로 거래되던 네트스케이프사의 주식은 상장 몇 시간만에 80불로 뛰어 오르는 광란의 장세를 연출했다. 회사 창립 이래 2천만불 이하의 수익을 올리는데 불과했던 네트스케이프사는 상장 첫날 주식시장이 마감하면서 20억불 이상의 시장가치를 갖게 되었다. 올 해 말 Maytag사가 거둔 것 보다 더 큰 시장가치를 하루 밤새 갖게 된 네트스케이프사의 성공과 스파이그라스가 자사 주식의 네 배를 보상하기 위해 주식 분할을 발표한 사실 등은 1995년의 매체 기업 환경을 지배한 정보고속도로에 힘입은 바 크다고 USA Today지의 편집자는 흥분해서 발표했다.
(번역에 도움을 준 선배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