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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한국 - 시련극복 속에 내실 성장을 이룬 1998년



IT문화원 컬럼. 1999년 01월 01일. URL: http://www.dal.kr/col/britannica/bri1998.html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연감: 1998년 한국의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 (글: 김중태)


1997년의 부도 여파가 진정되기도 전에 또 다시 IMF 체제를 맞이한 1998년의 컴퓨터 산업은 이익을 내기에 앞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었다.


1998년 컴퓨터 업계를 강타한 최대 사건은 한컴사의 '한글' 파동이다. 경영난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로사로부터 2천만 달러를 지원받는 대신 '한글' 프로그램 개발과 판매를 포기하겠다는 한컴사의 발표는 정부와 사회, 국민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 전체의 강력한 반발 속에 범국민 한글 살리기 운동과 반MS 운동이 벌어졌다. 결국 한컴은 애초의 발표를 철회하면서 7월 20일 한글지키기운동본부가 공개제안한 투자제의를 수용하고, 10년 가까이 경영을 맡았던 이찬진 사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이후 한컴은 '한글815'판을 내놓으며 100만 가까운 회원을 모은 뒤에 유통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한 해를 마무리지었다.


자금난, 경영난은 한컴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초에는 한메소프트가 자금난 해소를 위하여 사원들의 주식을 팔려고 내놓았으나 법률적인 문제로 인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3월 18일에는 현대전자가 PC사업을 포기한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 역시 3월부터 1천명의 명예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등 컴퓨터 업체 대부분이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9월 30일에는 통합카드의 선두주자 두인전자가, 10월 8일에는 국내 최대의 멀티미디어 보드 생산업체인 가산전자가 부도를 냄으로써 국내 그래픽카드의 쌍두 마차가 모두 무너졌다.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8월 11일 출시한 '한글윈도우 98'의 영향력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한글윈도우 98'은 별 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소비자들도 '한글윈도우 98'의 출시에 무관심했다.


구매심리는 얼어붙었고 소비자의 컴퓨터 구입성향은 저가형과 중고, 리필 제품으로만 움직였다. 특히 리필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크게 늘었다. 연초에는 펜티엄MMX 계열의 저가형 PC, 하반기에는 셀러론를 장착한 저가형 PC가 시장을 주도했으며, 1997년에 이어 1998년에도 펜티엄2 컴퓨터는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PC와 달리 입출력기 시장에서는 디지털카메라, PC카메라, 포토프린터, 스캐너 등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는 스티커자판기의 열풍이 불면서 스티커 제작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어수선한 봄 여름을 보내고 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가을이 왔으나 시장은 오히려 활기에 넘쳤다. PC게임방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었다. 한컴사태와 함께 1998년 최대의 화제는 '스타크래프트'와 PC게임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이상할 정도의 인기 과열 상태에 도달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배틀넷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속의 전용선이 필요했고 이런 수요에 힘입어 전용선을 설치한 PC게임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PC 게임방 사용자의 80% 정도가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으며 스타크래프트 하나로 게임방이 먹고산다는 말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세계인이 겨루는 배틀넷의 순위 10위 안에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며, 정품 CD의 판매량 역시 날마다 국내 게임CD 판매 신기록을 갱신해 나갔다.


PC게임방의 확산과 게임에 대한 관심 고조 속에 국산게임도 크게 발전했다. '템페스트'를 비롯한 국산게임은 높은 완성도로 좋은 반응을 얻어 판매 순위에서도 외국의 게임을 앞질렀던 것이다.


게임방의 급성장은 PC 수요 뿐만이 아니고 관련 분야도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3D그래픽카드, 대형 모니터, PC카메라, 컴퓨터 가구, LAN, 전용선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개인용 전용선과 초고속 통신망 사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덕분에 몇 년 동안 부진하던 ISDN의 보급이 갑자기 증가했으며, 7월 1일부터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최고 10Mbps의 초고속통신망 서비스인 두루넷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PC통신사 역시 56K 모뎀, 전용선, ISDN의 보급에 발맞추어 전용망인 014xx망의 확충에 나섰다. 인터페이스도 인터넷과 통합된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변화되었다. 또한 PC통신 사업자는 가입자를 한 명 유치할 때마다 1만원을 주는 만원사례, 모뎀 무료 증정 등의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PC통신사는 가입자 400만, 500만명을 돌파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놀라운 흑자행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모기업의 경영압박 때문에 각 PC통신사는 홀로서기에 나서며 외자유치에 힘썼다. 10월 9일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중견업체인 아이네트가 미국의 PSINet사에 3,400만 달러를 받고 100% 완전 매각됐다고 공식 발표해 외자 유치를 하려는 관련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부분적인 외자 유치가 아니라 매각을 통해 미국회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PSINet은 미국 내에서도 인터넷 접속의 40%를 점유하는 초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 앞으로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인구가 늘자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IP 사업 열풍이 불었으며, 음악파일인 MP3 파일을 제공하는 IP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MP3 시장이 커지자 새한정보시스템은 2월 12일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 플레이어인 MPMAN을 발표하며 판매에 나섰다. 연말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회사가 MP3 플레이어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다음 세대의 오디오 시장을 MP3 관련 산업이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다.


3D 기술의 발전과 PC통신의 보급은 국내에서도 사이버인간을 등장시켰다. 1월 15일 20세의 나이로 데뷔한 사이버 남자가수 아담은 국내에서 만든 사이버인간 1호가 되었다. 이어서 여자 가수 류시아를 비롯하여 스노우, 라이언, 사이다 등 많은 사이버인간이 등장했다.


PC통신의 급성장과 비례하여 어두운 그늘도 많이 자랐다. PC통신을 통한 불법소프트웨어와 매춘 거래가 급증한 것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PC통신의 대화방에서는 성을 거래하는 행위가 성행했으며, 멀티미디어 통신의 장점을 살려 사진을 보고 상대방을 고르는 매춘중개업이 자라났다.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도 홍수를 이루었다. 과거에는 비싼 돈을 주고 매우 어렵게 구입할 수 있던 음란물을 이제는 PC통신을 통하여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1998년 한 해 동안 빨간마후라, 몰래카메라, 탤런트L양의 비디오를 비롯한 수 많은 음란물이 PC통신을 통하여 거래되었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불법 소프트웨어의 거래도 대폭 증가했다. 특히 CD레코더와 공CD가 크게 보급되면서 불법제품과 음란물의 복제 거래가 성행했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제작 회사는 불법복제품 사용이 어려운 학교와 공공기관을 시장으로 잡고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초중고등학교용 수업교재나 교사들을 위한 교재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하게 개발 판매되었다. 그러나 학교정보화 사업과 관련하여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교사는 물론 교장들까지 무더기로 연루되는 등 학교정보화 관련 비리가 곳곳에서 밝혀지면서 학교정보화사업이 시련을 겪기도 한 해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거원 오디오제트, 나모의 나모웹에디터, 새롬 데이타맨프로와 같은 프로그램이 외국의 프로그램을 제치고 국내 사용자의 사랑을 받은 것은 큰 위안이 되었다.


1998년 한 해 동안 컴퓨터 업계는 많은 시련을 겪었으나 생각보다 훨씬 슬기롭게 이겨냈다. 1997년에 대부분의 중견업체가 쓰러질 때 내실을 다진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IMF 체제로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부도난 회사가 거의 없었다. 가산전자와 두인전자 외에 부도난 업체가 없다는 점은 의외의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오히려 PC통신시장을 주축으로 정보관련 분야와 멀티미디어 분야가 급성장했으며 구조조정을 통하여 경영내실이 더욱 탄탄해지는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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