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IT컬럼니스트, www.dal.kr)
요즘 입출력장치의 발전속도는 눈부시다. 50인치 TV는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150인치가 넘는 PDP TV가 출시되면서 벽 전체를 TV나 영화 화면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몇 년 남지 않았음을 실감하고 있다. 입력 방식에서는 동시에 여러 개의 접촉을 감지하는 멀티터치인터랙션(Multi-Touch Interaction)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필립스에서 출시한 엔터테이블(Entertaible)을 통해 상용화를 예고했던 멀티터치방식은 애플사의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를 통해 대중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SF영화에나 나왔던 장면인 벽을 가득 채운 화면 위에서 양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메뉴를 조작하는 장면이 이제 실생활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허공에서 손을 움직이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명령을 실행하거나, 빛으로 키보드를 만들어 입력하는 가상키보드, 사람의 움직임을 촬영한 동영상을 분석해 명령을 실행하는 게임 등이 보급된 지도 몇 년이 되었다.
얇으면서도 넓은 화면과 멀티터치방식 등의 다양한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이제 관심은 입체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입체영상이라고 하면 입체극장에서 입체안경을 쓰고 관람하는 입체영화나 안경을 쓰면 사진이 입체로 보이는 입체사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보이는 면이 달라지는 홀로그램 정도가 대중화되었다. 작년 초만 해도 '로빈슨가족'과 같은 3D 방식의 만화영화 정도만이 입체극장에서 상영되었으나 최근에는 '베오울프'처럼 3D로 만든 실사영화를 입체극장에서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진전되었다. 하지만 안경을 쓰는 방식은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길을 오가는 사람에게 입체영상을 보여줄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현재 입체영상 분야에서 힘을 쏟는 분야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입체로 보이는 무안경입체영상이다. 한 쪽 면 뿐만 아니라 360도 어느 방향에서도 입체로 보이는 무안경3D입체영상 기술은 이미 국내외에서 상당 부분 진전되어 상용화 시점만 남긴 상태다.
입체영상의 영향력이 큰 분야는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TV 분야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무안경 입체TV' 개발에 많은 기업이 매진하고 있다. 일본의 BS11방송은 2007년 12월부터 3D입체영상 방송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장비 보급 문제로 아키하바라의 점포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길 가는 행인들이 아무 때나 입체TV방송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필립스 역시 몇 년 전부터 무안경3D입체TV를 만들어 보급 중이다. 기존의 입체영상이 안경을 이용해 특정 영상을 차단하는 기법을 쓴 것과 달리 필립스는 WOWvx 기술을 통해 영상을 구성하는 점을 아홉 가지 각도 중 하나로 투영시킨다. 때문에 TV를 보는 방향이 다르더라도 입체감을 준다. 기존의 무안경입체TV가 정면에서만 봐야 입체감이 나는 것에 비해 필립스의 무안경3D입체TV는 방향을 덜 타는 것이다. 때문에 필립스의 무안경 3D입체TV는 길을 걷던 일반인의 눈길을 잡아끌었고, 여러 곳에서 광고나 홍보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남은 것은 입체TV에서 볼 수 있는 알맹이다. 입체TV를 통해 입체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촬영 때부터 입체영상 촬영장비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이 단계까지 진전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3D로 제작된 디지털 콘텐츠라면 손쉽게 입체영상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토이스토리와' 같은 3D 영화나 3D 게임은 3D 정보를 수치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두 대의 카메라로 다른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한 것 같은 영상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미 공항이나 노출이 많은 장소에서는 3D입체TV가 광고나 홍보용으로 사용되는 등 3D입체TV의 시대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 입체TV방송의 꿈은 SF소설에서나 보았던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서 진전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