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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인터넷방송국도 공중파방송이 장악한다



IT문화원 컬럼. 2000년 04월 24일. URL: http://www.dal.kr/col/cnet/cnet20000424.html

CNET 컬럼

CNET Korea-뉴스-분석과 전망 컬럼. 2000년 4월 24일 (글: 김중태)


- 사람들은 학습을 싫어하므로 인터넷이 사람에 맞추어 발전할 것이다

김중태 사진몇 년 전에 내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그 친구는 뉴욕타임즈를 보면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야, 놀랍지 않냐? 백악관 연설내용과 파리의 폭탄 테러 소식을 바로 알 수 있으니.'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놀랍기는 한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나는 국내 신문도 제대로 못보고 있어. 뉴욕타임즈 번역해볼 시간 있으면 국내 신문 볼 것이고, 디즈니가 만들 영화보다는 오늘 개봉관에서 무슨 영화를 상영하는지가 더 궁금한 사람이야.'
나는 한 지면을 통해 이 일화를 예로 들어 미래의 인터넷이 어떻게 될 것인지 소개한 적이 있다. 그중 '언어 문제와 학습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특징 때문에 영어를 배워서 인터넷을 사용하기보다는 결국 국내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더 증가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도 언급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한글로 된 사이트의 사용시간이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영문 사이트는 전문 분야의 자료가 필요해서 접속하거나 성인용 사이트이기 때문에 가는 정도이다.

사람들은 예약녹화보다 편한 G코드 사용법 배우는 것조차 귀찮아한다. 편한 것을 찾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맞추어 학습하기보다는 인터넷이 사람의 욕구에 맞추어 변할 것이다. 때문에 콘텐츠의 미래 역시 대기업 위주로 편성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방송국의 예로 들자. 인터넷방송국 수는 최근 350개로 증가했다. 이틀에 하나씩 생겨나는 셈인데 이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다. 최근 개업하는 방송국의 특징은 연예인의 참여가 많다는 사실이다. 아이팝TV에 이의정씨가 주주로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 씨엔지TV닷컴에는 '최불암 이정길 유인촌 박상원 이문세 최수종 차인표'씨의 지분만 47%나 된다. 탈북자 안혁씨, 주병진씨, 오지명씨, 전유성씨 등 연예인이 참여하거나 운영하는 방송국이 꽤 많아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방송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 연예인의 참여를 통해 지명도를 높이려 하지만 승부는 콘텐츠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공중파 방송에 밀려날 것이다.


- 한정된 시간은 사람들을 최고의 콘텐츠로 집중하게 만든다

왜 그렇게 보는가? 한정된 시간이 전 국민을 최고의 콘텐츠로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퇴근 후 우리의 생활을 살펴보자. 9시 뉴스를 보고, 신문 보고, 씻고, 먹고, 자는 생활이 대부분이다.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9시 뉴스를 보고 심야 시간의 오락 프로를 조금 보고 잔다.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다. 초기에는 신기해서 이곳저곳을 뒤지지만 조금 지나면 가던 곳만 가게 된다. 퇴근한 직장인에게 얼마 안되는 인터넷 사용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여러분은 이 상황이 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아마도 못봤던 신문을 인터넷으로 볼 것이다. 회식 때문에 늦어 9시 뉴스를 못봤다면 공중파방송 사이트에 가서 9시 뉴스를 볼 것이다. 또는 꼭 보고 싶었던 방송 프로그램을 찾아서 볼 것이다. 현재의 내가 그렇다. 일간스포츠 사이트에 가서 좋아하는 만화를 보고, 가끔은 KBS 사이트에 가서 일요스페셜과 역사스페셜의 지난 방송분을 본다.

앞서 소개한 내 친구도 마찬가지다. 최근 그 친구의 부인이(내겐 동생이다) 내게 인터넷 검색을 부탁한 적이 있다. '왜 남편에게 부탁 안하고? 남편이 인터넷 잘 하잖아?' 하고 말했더니, '인터넷을 잘 하기는. 맨날 스포츠신문만 보는데 뭘.' 하고 대답했다. 아마 대부분이 사람들이 내 친구의 사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중소방송국에서 하는 음악프로그램을 보기보다는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MBC나 SBS의 가요프로를 볼 것이다. 초라한 중소방송국의 무대보다는 최고의 스타로 최고의 무대를 꾸미는 공중파를 볼 수밖에 없다. 남는 시간이 있어도 중소방송국을 찾지는 않는다. 남는 시간이 있으면 채팅에 매달릴 것이다.

케이블TV도 생겼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공중파에 매달린다. TV 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 그 시간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를 택해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전 국민이 '허준'이라는 하나의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이고 방송국은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인터넷방송국 역시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몇몇 방송국으로 시청률이 편중될 것이다.

방송국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가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최고인 곳으로 집중될 것이다. 순수 인터넷 신문보다는 많은 기자와 노하우,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존의 중앙일간지에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중소방송국의 경우 공중파와 비슷한 콘텐츠로는 경쟁이 안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밝지 않다. 350개나 되는 인터넷방송국 콘텐츠의 64.5%가 음악이며 나머지도 영화, 연예, 뉴스, 스포츠로 채워진다.

당연히 유료화가 힘들다. 현재 인터넷방송국의 3%만이 유료 회원제인데 성인물이나 골프 정보 등으로 특화된 곳이다. 앞으로도 성인용 방송국과 전문주제를 다루는 방송국만이 유료화되거나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작고 비슷한 수준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므로 성장에 한계를 가질 것이다.

반면 KBS가 작년말부터 시험운영하는 크레지오라는 인터넷방송국의 경우 3개월만에 하루 평균 페이지뷰가 5백만 회를 돌파하고 있다. SBS나 MBC, KMTV, 조인즈캐스트, 삼성전자의 인터넷 방송국 등 대기업들 역시 속속 참여하고 있다. 결국은 이들의 경쟁으로 압축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방송국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연예인이 참여하는 방송국보다는 공중파나 대기업의 인터넷방송국을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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