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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관련 기업의 매출액에는 허수가 숨어있다



IT문화원 컬럼. 2000년 05월 10일. URL: http://www.dal.kr/col/cnet/cnet20000510.html

CNET 컬럼

CNET Korea-뉴스-분석과 전망 컬럼. 2000년 5월 10일 (글: 김중태)


- 인터넷 기업은 수익증대가 아닌 주가상승을 통해 돈을 벌었다.

김중태 사진작년 말에 뜻있는 분들과 함께 만든 푸른통신이라는 정보통신인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다. 회원 한 분이 D, S, G, I 등의 주식을 사도 되겠냐는 질문을 했다. 같은 차에 있던 모기업의 이사와 나는 망설임 없이 '그들 기업은 아니올시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코스닥 열풍이 한창이던 당시 그들 기업은 황제주니 뭐니 하는 수준까지 오르는 중이었다. 수익성 모델도, 신기술도, 미래가치도 없는 기업이지만 인지도가 높거나 회원수가 많다는 이유로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매출액 몇 억인 회사의 가치가 몇 천억, 몇 조로 부풀려졌다. 그래서 우리는 '분명 아닌 기업'인데 주가는 오른다고 안타까와 했다.

그때 투자를 말렸던 기업의 주가는 지금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심지어 올해 초와 비교해도 5~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는 지명도보다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거품이 다 빠진 것일까? 나는 '아니요'라고 대답한다. 주가만 하락했을 뿐 거품은 더욱 심하다.
거품의 예를 들기 위해 한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고 회사 성장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통신인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지명도를 높인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돈주고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매출액이나 수익성은 빵점이고, 빌려온 자본이 떨어질 때가 되었다. 이번에는 통신회사와 손잡고 모뎀을 공짜로 주는 행사를 벌인다. 물론 모뎀을 공급해 남는 것은 없지만 모뎀 납품으로 인해 매출은 순식간에 수 억 수십 억으로 뛰어오른다. 그리고 이런 매출실적을 내세워 다시 큰 금액을 대출받는다.

이렇게 대출받은 돈도 바닥을 드러내지만 운좋게도 코스닥 열풍이 불어 알맹이 없는 회사가 수 천억의 회사로 둔갑한다. 모뎀은 수 십만 개 팔아도 몇 억 벌기 힘들지만 주가가 오르니 수 천억 버는 일이 순식간이다. 그래서 골치만 아픈 프로그램 개발이나 하드웨어 판매는 때려치우고 겉만 번드르한 아이템을 개발한다. 이미 일반화된 기술을 재포장해 공짜로 서비스한다. 이를 통해 회원을 늘리고 매출을 증가시키면 또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 속에.

그럼 공짜전화, 공짜 이메일, 공짜 캐릭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 회사의 매출은 무엇으로 메꾸는가? 당연히 당분간은 광고 수익이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광고 수익만으로 회사를 유지하기는 힘들거란 의심을 하면서도 광고수익만큼은 많이 들어오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광고수익조차 허수 투성이라면?


- 상호 거래로 올린 매출액에 속지 말자

인터넷 관련 기업이 발표하는 광고수익과 매출액에 많은 허수가 숨어있다. 그 허수의 상당수는 상호거래를 통해 만들어진다. 갑과 을, 병이라는 회사가 있다고 하자. 갑은 을에게, 을은 병에게, 병은 갑에게 각각 2억원의 광고를 의뢰한다. 아예 두 기업끼리 서로 광고를 의뢰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상호간에 오간 돈은 한 푼도 없다. 그러나 매출은 각각 2억이 증가한다.

같은 그룹 내의 내부거래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 기업간에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거래의 한 유형을 말하는 것이다. 광고 외에도 상대방의 서비스 이용 계약 등 거래 유형은 다양하다.

그래서 인터넷 기업의 광고를 보면 서로 경쟁회사인데도 상대방의 배너광고가 걸린 경우가 있다. 인터넷 기업 사이트에는 다른 인터넷 기업의 광고가 많이 실린다. 반면 높은 광고비를 받기만 하고 다른 사이트에는 광고를 안하는 사이트(주로 언론 계통)에는 제조업체나 대기업 계열사의 광고가 주로 실린다.

이제 투자심리 위축으로 자금 공급이 어려운 요즘, 인터넷 관련 기업은 자기 회사 홍보를 위해 각종 지표를 발표할 것이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는 매출액 증가가 될 것이다. 아직은 적자지만 매출액이 전년 대비 몇 백 % 상승했으니 얼마 후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지표를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체의 매출과는 달리 서비스업인 인터넷의 매출에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허수가 숨어있다. 회원수만이 아니라 매출액, 수익액에도 허수가 숨어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주며 투자가를 유혹하고 있다.
거품도 여전하다. 아니 작년보다 더 심하다. 올해 코스닥 등록을 신청한 150여개 기업의 희망공모가는 작년 등록된 기업보다 13.7배나 높다. 여러분은 올해 등록된 기업의 가치가 13.7배나 달한다고 믿는가? 작년에 등록된 기업보다 올해 등록된 기업의 실적이나 순익이 13.7배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작년에 시장을 선점한 기업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달에도 코스닥 등록 업체를 보면 희망공모가가 10배 이내인 기업은 대부분 제조업이고, 인터넷 관련 업체는 적자임에도 수십 배, 수백 배의 공모가를 적어내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것은 인지도, 매출 증가, 수익액이다. 그러나 인터넷 기업의 매출액은 허수가 많고 수익액은 제조업체보다 훨씬 적다. 또한 조만간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비슷한 업체와 피나는 경쟁을 벌일 경우 수익액은 크게 줄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투자를 위해선 매출액의 크기만 따져볼 것이 아니라 매출액의 내용과 수익액의 내용, 앞으로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기업이 발표한 수치의 허수를 찾아낼 수 있다면 투자 성공확률은 좀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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