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첫화면으로 search
최근 글 보기(Post)
갈래별로 보기(Category)






아날로그를 받아들이는 D세대가 다음 세대의 주역이다

IT문화원 컬럼. 2000년 08월 01일. [갈래: disse] URL: http://www.dal.kr/col/disse/disse200008.html

KBS 디쎄

KBS Disse 컬럼. 2000년 8월 (글: 김중태)


- 다음 세대는 D세대, 디티즌으로 성장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으면서 신세대, X세대, Y세대, N세대, I세대, 네티즌 등의 용어들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들 용어는 개성주의, 개인주의, 통신, 인터넷, 네트웍 등의 틀로 한정되어 사용되었으며, 한정된 의미를 지닌 이들 용어로는 세대를 구별하여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다. 유무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고, 컴퓨터와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남녀노소 모두 네티즌이 되고 I세대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야후를 검색하고 DDR을 하는 광고가 보여주는 것처럼 이제 N세대니 네티즌이라는 말로는 세대 구별이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를 구 세대와 구별할 수 있는 적절한 용어는 무엇일까? 디지털 문화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D세대(D-Generation), 디지털문화와 도시화에 익숙해진 디티즌(Ditizen)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많은 영역의 문화가 디지털화 될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화의 변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이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될 세대가 바로 현재의 10대와 어린이들이다. 디지털이라는 낱말이야말로 다음 세대와 구세대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도 디지털은 사용되었지만 극히 한정된 전문 분야에서만 사용되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디지털의 상징인 컴퓨터조차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다. 컴퓨터를 제외한 디지털 기기는 음악CD, 전자시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기기와 자료들이 디지털로 제공되고 있으며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아날로그의 대명사인 영화, 음악, 방송은 이미 상당 부분 디지털화되었다. '토이스토리' '스타워즈-에피소드1' 등의 영화가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영화감상은 비디오테이프에서 비디오CD를 거쳐 DVD로 전환되고 있으며, 네트웍과 컴퓨터를 이용해 동영상 파일로 감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유선전화와 휴대폰은 인터넷 검색과 멀티미디어 재생이 가능한 다기능 단말기로 변화되고 있다. 책과 만화는 컴퓨터 파일과 전자북, 인터넷 만화 등으로, 방송은 디지털TV와 인터넷방송으로, 음악은 CD와 MD, MP3로 변화하는 중이다. 심지어 냉장고조차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반인이 사용하는 기기도 디지털 기기로 바뀌고 있다. 이전의 TV보다 더욱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디지털TV가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앞으로의 세대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디지털 캠코더로 영상을 기록하고, 컴퓨터로 이를 편집 보관할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에서 디지털화 되지 않은 제품을 찾아보기란 어려워질 전망이다.


- 디지털은 편하지만 아날로그보다 좋은 것이 아니다

디지털의 시대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는 아날로그 관련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어려운 아날로그 관련 학문보다 배우기 쉬운 디지털 관련 학문을 배우려고 한다. 아날로그 학문에 정열을 바쳤던 교수들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방식이 생활화될수록 아날로그 방식을 겸비한 사람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배우기 어렵다는 말은 배웠을 경우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식은 아날로그 방식보다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편하지만 아날로그 방식보다 좋은 방식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주는 무한한 아날로그의 세계이고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아날로그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식의 단점 하나를 살펴보자. 흔히 CD에 기록된 디지털 파일을 가리켜서 음질이나 화질의 손상이 없이 영구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말은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단 두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두 가지 조건이란 자료에 조금의 손상도 없어야 하며, 이 자료를 읽을 수 있는 기기가 미래에도 존재한다는 조건이다.
사진을 필름으로 찍었을 경우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인화된 사진 또는 필름의 경우 보관과정에서 10% 정도가 불에 타거나 색상이 바래졌다고 하자. 이 경우 손상 입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온전하게 판독이 가능하다. 그러나 컴퓨터에 사진 파일로 저장된 경우 단 1%만 손상 입어도 모든 자료가 유실된다.

또 사진이나 필름은 맨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며 돋보기나 인화기와 같은 장비는 다음 시대에도 구할 수 있지만, 내가 지금 저장한 컴퓨터 파일을 읽을 수 있는 장비는 미래에 골동품으로나 존재할 것이다. 비디오CD를 읽으려면 비디오CD 재생기가 있어야 하는데 앞으로 50년 뒤에도 비디오CD라는 뒤떨어진 매체를 읽을 수 있는 장비를 판매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아날로그를 잘 다루는 사람이 더욱 필요한 사회가 될 것이다.

내 경우 10년 전에 기록해두었던 각종 파일 중에서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된 파일이 적지 않다. 윈도3.1용 프로그램으로 결혼앨범을 만들어두었던 주변 사람의 경우 불과 몇 년만에 무용지물이 된 결혼앨범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윈98에서는 윈도 3.1용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예전부터 나는 결혼앨범을 CD롬으로만 만들어 저장하지 말라고 권했다. CD롬으로 만든 결혼앨범을 다시 보려면 현재 사용중인 컴퓨터 장비와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으로 몇 십 년은 고사하고 불과 십 년만 지나도 CD롬을 읽을 수 있는 장비가 사라질지 모른다. 더구나 윈도98이라는 운영체제는 더욱 수명이 짧을 것이다. 윈도3.1과 윈95가 그랬던 것처럼.

따라서 몇 십 년 후에 결혼앨범을 보기 위해서 현재의 컴퓨터와 운영체제을 보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물론 가당치 않은 일이다. 컴퓨터 기종과 소프트웨어는 급속도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구입한 장비와 프로그램을 보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유일한 대안은 그때마다 프로그램을 컨버전하는 것인데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윈도3.1용 프로그램을 윈도95용으로 다시 제작하고, 다시 윈도98, 윈도ME 용으로 계속 제작해야 하는데 누가 해줄 것이며, 제작비용은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해 인화된 사진이나 필름이야말로 몇 십 년 또는 몇 백 년 후에도 판독이 가능한 자료로 남을 것이다. 가장 손쉽게 자신의 결혼식 장면을 후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인화된 사진이나 필름인 것이다.

그외에도 아날로그는 디지털이 갖지 못한 장점이 많다. 디지털은 한정된 용량만 기록 가능하며, 점과 점 사이의 연속된 변화를 기록하지 못하지만 아날로그는 무한대의 자료을 연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10대와 어린이는 디지털 문화에 길들여진 디지털 1세대가 될 것이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생활 자체이기 때문에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잘 아는 사람이 주목받을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져주기를 D세대, 디티즌으로 분류되는 다음 세대에게 권하고 싶다. 우주는 물론 인간 관계 역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싶다.





첫줄로(First Line) 문화원첫화면으로(Home) 컬럼차림으로(Column) 게시판차림으로(Board)

최신글 당신을 사랑하는 코리아닷컴은 사랑받을 것인가?
현재글 아날로그를 받아들이는 D세대가 다음 세대의 주역이다
옛날글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롯데와 삼성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





total col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