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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사이버 생태계의 포식자 포털 (3부)

IT문화원 컬럼. 2007년 04월 12일. [갈래: interview] URL: http://www.dal.kr/col/interview/20070412_etnew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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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2007년 4월 11일~13일

[사이버 생태계의 포식자 `포털`]


3부-`종합선물세트`전략 버려야 산다


‘거대해지는 포털과 빈곤해지는 콘텐츠 산업.’

 국내 인터넷 산업의 이런 양극화 현상은 단순히 ‘한국적 비즈니스 모델이나 이용 행태의 결과’로 치부하기엔 심각성이 깊다.

  이런 현상은 한국의 인터넷 산업이 ‘기반이 없이’ 시작했다는 문제에서 출발할 수 있다.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시만텍 웹 저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외국의 인터넷은 최종 사용자가 네트워크 속도 진화 단계를 거쳐 전산 언어부터, 각종 플랫폼 기술까지 개발하면서 관련 문화를 축적했지만, 우리는 응용프로그램 위주로 도약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의 경우 2001년을 기점으로 초고속인터넷이라는 고속 네트워크 환경을 만나게 돼 진지한 고민할 틈도 없이 질주했다는 것. 문제가 있어도 짚어볼 수 없이 빠르게 변했고, 결국 오늘날 ‘포털은 강하나 콘텐츠 업체는 빈약한’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 김 이사의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를 맡고 있는 최내현 회장은 “2000년 초반만 해도 딴지일보를 비롯해 다양한 플래시 만화 등 창의적인 콘텐츠가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최근 2∼3년 동안 이렇다할 독창적인 콘텐츠가 없지 않냐”며 반문한 뒤 “이는 포털이 콘텐츠를 집어삼키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반론도 있다. 김지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영어권에서 시작된 인터넷 특성상 해외 사이트의 경우 검색만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지만, 우리는 (인프라가 콘텐츠에 비해 급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고, 결국 포털이 생존하기 위해 ‘지식인’ 같은 자체 서비스를 강화해야 했던 점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 적극적으로는 국내 인프라 발전 속에 영어권 콘텐츠 공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체 콘텐츠 확보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내 포털의 현주소는 결과적으로 볼 때 양질의 콘텐츠 등장을 어렵게 하고, 정보 양성과 소비의 과정에서 사용 수준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종길 교수(덕성여대 사회학과)는 “대형 포털이 재미와 편리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이들이 정한 규칙에 따라 동선이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우리가 가진 문화적 잠재력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도 “특정 포털에 머물러서 한동안 그 재미에 빠지지만, 이내 질리게 되는 등 문화적 상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동조했다.

 이 같은 현상은 바로 포털이 대기업화되면서 수익성 위주의 콘텐츠로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클릭수를 높이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 포털에서 외부의 콘텐츠 업체로 연결하지 않고 자사의 블로그 및 카페 등에서 빙빙 돌게 만드는 전략을 취하게 됐다”며 “이같은 전략을 위해 ‘콘텐츠 불법 펌’ 현상을 묵인하는 한편, 수익이 될만한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빼앗아 직접 운영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포털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콘텐츠 산업을 고사시켜 인터넷 산업의 꼬리를 점차 짧게 만들게 되는 현상으로 귀결된다. 최 회장은 “국내 포털에서 축구선수 ‘박지성’을 검색하면 82% 가량이 자사 사이트로 연결되고, 단지 18%만이 외부 정보인 등 극심한 비대칭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 상황이면 전문업체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웹2.0 등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포털의 경쟁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 국내 대형 포털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인터넷 산업 전반의 문제는 비단 꼬리만 잘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몸통인 포털의 경쟁력마저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김중태 이사는 “웹2.0 시대에는 20인치 모니터에 4개 이상의 포털을 띄우고 동시 검색을 하는 등 이용자 패턴이 바뀔 것으로 본다”며 “이럴 경우 포털의 인터넷 광고 매출은 기존 매출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진화하는 인터넷 기술을 고려할 때 현재 국내 포털들이 추구하고 있는 종합선물세트 형태의 전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김 이사는 “외국 업체는 80억개 사이트 중 원하는 것을 1초에 뽑아내지만, 국내 대부분의 검색엔진은 음절 분절조차 지원하지 않아 낮은 수준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내부 서비스에 만족하면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특히, 인터넷 세계는 팽창되고 있고 이것을 한정된 인력으로 모두 포괄한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측면에서 김 이사의 분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다 과학적인 검색을 통한 ‘아웃링크(out link) 경쟁력’이 판가름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지연 실장은 “국내 포털 업계의 1위가 2년 이상 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확인됐고,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언제든지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포털 사업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체 변화는 물론 상생전략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산업 규제 방향, 검색사업의 사회적 공공성 합의 필요 

 포털에 대한 규제 정책이 이슈다. 올초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포털과 콘텐츠 업체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 조사 의지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일부에서는 이참에 ‘제대로 된’ 질서 잡기를 기대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규제로 인한 산업위축, 더군다나 기술 흐름을 법이나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김지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포털의 산업 위상이 중요해진 만큼 정당한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여러 부처에서 각각 규제를 하게 되면 산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하튼 ‘온라인 경제’에 대한 규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는 새로운 숙제임에 분명하다. 김종길 교수(덕성여대 사회학과)는 “인터넷 산업이 포괄하고 있는 커뮤니티, 우편, 콘텐츠는 오프라인에서 오랜 역사적 제도들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분야”라며 “이런 개별 분야가 한꺼번에 모인 인터넷 산업을 특정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서로 다른 분야가 한 곳에 모여 충돌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현상은 처벌보다는 갈등 조율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측면에선 인터넷 산업에 대한 규제가 계약관계에 의한 불공정거래행위만 집중될 경우 숲은 제쳐둔채 나무만 보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내현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회장은 “규제의 목적은 시장질서를 공정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불공정 계약서, 약관의 불합리성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며, 검색 사업에 대한 사회적 공공성을 부여하고 이를 공정 거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검색을 통해 포털 자체의 검색 결과가 아닌 소비자들의 이용에 편리한 사이트들이 상위에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검색의 공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털에 대한 규제도 중요하지만 정부 자체가 중소 콘텐츠 업체들을 위해 방대한 정부의 데이터베이스(DB)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이사는 “전문 포털에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 문화, 기상 등과 관련된 통계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전문성 있는 콘텐츠 유통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인터뷰- 진수희 의원(한나라당)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는 대형 포털이 대부분을 독식하는 시장실패 현상이 발생했다. 생태계가 불균형 상태에 이르렀다. 검색사업자법 등을 통해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진수희 의원(한나라당)은 포털의 불공정거래 등을 규제하기 위해 ‘검색사업자법(가칭)’을 마련하고 있다. 검색을 공공 서비스로 규정해, 포털 측이 임의대로 검색 결과를 조정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대형 포털들이 대기업이 중소기업들에 하는 불공정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 장치들이 없고, 결국 주요 콘텐츠 공급원인 중소업체들이 사라지게 되며 포털 역시 시장 전체를 잃어버리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법 추진의 근거다.

 진 의원은 이런 이유로 포털사업법을 신설하거나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 중이다. 조만간 초안이 나오는 대로 공청회 등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진 의원은 “포털은 법적인 규제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진 영향력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며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힘을 생각하고 ‘바른 인터넷 문화’와 ‘건전한 인터넷 산업 유지’를 위한 사회적 책무를 져야한다”고 꼬집는다.

 더불어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력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진 의원은 “콘텐츠 업체들도 자사의 콘텐츠가 불법으로 도용되는 것은 지적하면서도 남의 콘텐츠를 퍼오는 경우도 많다”며 “중소 콘텐츠 업체들 자신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갖고 창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벤치마킹할 사례가 없다”며 “검색사업자법 등을 만들어 세계 인터넷 산업이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진 의원은 “이를 위해 다양하고 창조적인 인터넷 콘텐츠 생산을 위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신문게재일자 : 2007/04/12

* 연결: [사이버 생태계의 포식자 `포털`]3부-`종합선물세트`전략 버려야 산다


(3부.끝)롱테일 경제로 가자


 ‘네이버·다음·네이트닷컴 이코노미’를 만들자.?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포털이 ‘긴 꼬리(long tail) 경제학’을 형성하며, 후방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20% 의 핵심 고객에게서 80%의 매출이 나온다는 의미의 ‘파레토 법칙’과 반대되는 긴 꼬리 경제학은 인터넷 산업의 새로운 경제질서를 설명하는 명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문제는 이 긴 꼬리 경제학이 유독 국내 인터넷 산업에는 적용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산업 전체가 ‘꼬리 잘린 도마뱀’이라는 정반대의 생태계를 형성하는 기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 인터넷산업이 성장의 선순환 고리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대형 포털 위주의 산업구조를 목적의식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더군다나 웹2.0으로 대변되는 기술 흐름을 고려할 때 대형 포털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는 오히려 국내 인터넷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는 “인터넷 산업을 책임지는 포털은 자사에 저장한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전문 콘텐츠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관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포털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모든 것을 자사 사이트에서 해결하려다 보니 이용자들이 전문 콘텐츠 사이트에 접속할 기회가 차단되고 결국 중소 콘텐츠 회사가 생존할 기반이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웹2.0 시대에서는 단일 포털에 모든 것을 담는 구조로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검색 등 고유의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현재 검색 기술은 인공지능화는 물론이고 태그나 디렉터리 등의 서비스로 훨씬 과학적,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현재 대형 포털이 의존하는 자체 제공 서비스나 편집은 결국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긴 꼬리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 포털이 단기이익에 집중하지 말고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높게 일고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업체들의 생존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CP의 사업 의욕을 꺾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포털 등이 블로그·카페 등의 불법 콘텐츠를 방기하는 행위다.?

 최내현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장은 “포털이 저작권 관리에 소홀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이용자가 포털 내 블로그 등에서 콘텐츠를 보면서 클릭 수를 높이고, 이를 통해 포털 수익을 올리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는 “시급하게는 저작권 출처표기 시스템 등을 도입해, 원저작권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으로 퍼온 콘텐츠의 관리를 강화해야 이용자가 원천 저작권자의 사이트로 이동, 콘텐츠 업체들이 수익도 올리고 질 좋은 콘텐츠도 생산하게 된다는 논리다.?

 김종길 교수(덕성여대 사회학과)는 “구글 이코노미라는 용어는 이미 사회적 책임을 내포하고 있는 말인만큼 국내 대형 포털도 산업의 리더십 고민을 갖출 때 이코노미를 만들 수 있다”며 “최근과 같은 갈등을 논의를 거쳐 풀어내야 국내 인터넷 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탐사기획팀=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김규태·한정훈기자

○ 신문게재일자 : 2007/04/12

* 연결: [사이버 생태계의 포식자 `포털`](3부.끝)롱테일 경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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