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여우 1주년. 불여우(Firefox)의 가치와 의미'라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불여우로 인터넷에 올바른 인터넷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이 글에서 나는 최근 몇 달 동안 만난 네이버, SKC, 다음의 개발자들 역시 불여우에서 깨지지 않는 사이트를 만들겠노라 다짐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는데, 연말을 맞아 얼마나 이 다짐이 실천되었나 살펴봤다.
시간관계상 3대 사이트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싸이월드)만 살펴보자. 사실 그동안 가장 문제가 된 곳이 익스플로러에 맞추어진 네이버, 싸이월드였으니 이 두 곳만 개선이 되어도 국내 포탈 사이트의 변화의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블로거들의 집중적인 성토 대상인 네이버는 현재 불여우로 돌아다니면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뉴스나 지식인, 메일 같은 곳은 물론이고 올해 초만 해도 꽤 불만스럽던 네이버 블로그조차 큰 어려움 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 과거 네이버 블로그는 불여우로 돌아다닐 경우 터잡이(레이아웃)가 깨지면서 제멋대로 배치된 자료들과 좌우가 잘려나간 본문, 열리지 않는 덧글 등의 문제를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자잘한 문제들이 산적했고 익스플로러를 띄워야만 제대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현재의 네이버 블로그는 불여우로 여행함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 수준까지 개선되었다. 익스플로러로 볼 때와 거의 동일한 화면을 제공해줄 정도로 터잡이는 자리를 잡고 있으며 본문은 깨끗하게 잘 보인다. 덧글도 한 번 딸깍(click)에 바로 열린다.
명백하게 1년 전의 네이버에 비해 현재의 네이버는 접근성에서 큰 향상이 있다. 본부장 차원에서 타 브라우저 지원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점을 통해 네이버의 개선 의지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꽤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터보플레이어와 같은 별도 재생기 대신 윈도의 매체재생기로 돌아선 점이나 꽤 깨지던 첫화면의 기능이 이제는 불여우에서도 제대로 동작 하는 것을 볼 때 음으로 양으로 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여전히 귀찮게 하는 플러그인 프로그램 설치 팝업창을 비롯해 개선할 점이 쌓여있지만 최근 몇 달은 익스플로러 없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불여우로만 네이버 메일을 사용하고 뉴스를 보고 블로그를 돌아다니는 내 모습을 돌아보면서 네이버의 개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최근에 첫화면(Top page)이 W3C Validator를 통과한 것을 시작으로 'Daum은 웹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자신있게 꺼낼 정도로 웹표준과 접근성 향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포탈 중에서 가장 접근성 향상에 적극적이라 할 정도고 불여우로 여행하는데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접근성에서 앞서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한 가지 더 말해줄 내용은 웹표준에 신경 쓰면서 다음의 각종 서비스 화면이 예전보다 훨씬 깔끔해졌다는 사실이다. 예전의 다음 서비스 화면은 중구난방이라 정신이 사나울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꽤 안정적인 화면으로 차분해졌다. 이 점은 칭찬해줄 만하다.
네이트 싸이월드는 불여우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극악의 접근성을 보여주던 곳이다. 그런데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이제는 불여우로 돌아다니면서 보는데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작은 크기의 새 창으로 미니홈피가 뜨는 것은 여전하지만 불여우에서 모든 화면과 기능이 다 제대로 보이고, 전체창으로 확대도 된다. 네이트의 경우에는 윗선의 개선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개별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뒤죽박죽인 DB나 익스플로러 전용 화면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어떻게 해서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곤 했는데, 그런 아랫선에서 개선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돌아다녀보면 알겠지만 다른 포탈들도 웹 접근성 부분에서 많은 향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설치형 블로그만 불여우로 돌아다니고 포탈은 익스플로러를 써야했던 내가 최근 몇 달 동안은 99% 불여우로만 웹서핑을 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 사이트의 웹접근성은 많이 개선되었다. 이제 내가 익스플로러를 띄우는 경우는 온라인뱅킹으로 돈을 보내는 경우나 간혹 불여우에서 이상하게 나오는 사이트를 보기 위한 경우 외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불여우를 비롯한 브라우저의 기능개선 덕분에 접근성이 향상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내 경우 불여우 1.0판 이후로 판올림하지 않았기 때문에 1.0판을 사용하면서 일어난 포탈의 변화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적어도 웹접근성 향상과 웹표준 준수에 대한 포탈 종사자의 인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며, 개선 의지를 여러 가지 방향에서 읽을 수 있는 2005년이었다. 때문에 2005년 국내 포탈의 운영점수는 2004년보다 더 높게 줄 수 있다. 2006년에도 국민과 네티즌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