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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메일 막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IT문화원 컬럼. 1999년 08월 01일. [갈래: izine] URL: http://www.dal.kr/col/izine/izine199908.html

izine

iZine 컬럼. 1999년 8월호. (글: 김중태)


김중태 사진10년 전, 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통신망에 접속했을 때 '편지가 왔습니다'라는 글이 나오면 가슴이 설레일 정도로 기뻤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편지함을 확인해보면 95%는 스팸 메일이고, 4%는 동아리 소식, 불과 1%만이 내가 봐야 할 편지이기 때문이다. 스팸 때문에 짜증이 나지만 급하거나 중요한 편지가 왔을까 싶어서 편지함 확인을 거를 수도 없다.

이렇듯 짜증스러운 스팸(spam) 메일을 정의 내리면 '다수에게 전송되는 원치 않는 이메일(unsolicited email)'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용어와 혼동하기 쉽다.

정크(jun) 이메일은 전자우편을 통해 '불특정인'에게 뿌려지는 대량 광고물을 말한다. 벌크(bulk) 이메일은 특정 내용을 담아서 어떤 그룹에게 보내는 편지로 다수의 수령인들에 의해 하루를 주기로 하여 재발송되는 특징이 있다. '행운의 편지'나 뉴스그룹 구성원에 의해 상호 교환되는 편지 등이 속한다. 상업적(commercial) 이메일은 영리를 목적으로 보낸 편지의 총칭으로 주로 상품 구매를 권하고 있다. 벌크 이메일의 한 종류인 '빨리 돈벌기(MMF=Make Money Fast)' 편지는 돈을 빨리 벌 수 있다고 유혹하는 편지로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점이 특징이다. 6천원을 보내면 몇 달만에 8억을 번다는 편지가 이에 속한다. 다단계판매나 피라밋 판매, 변형 다단계 판매 방법에 사용하는 편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중 원하지(Unsolicited) 않는 벌크 이메일, 정크 이메일, 상업적 이메일을 UBE, UJE, UCE라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 개념을 혼동하여 정크/벌크/상업적-이메일을 모두 스팸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어떤 회사나 그룹이 회원들에게만 보내는 상업적, 정보성 편지는 스팸이 아니다. 회원 스스로가 원해서 받는 편지이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는 대량의 편지인 UJE, UCE, UBE(MMF 포함) 등이 스팸 메일인 것이다.

원래 스팸은 미국의 호멜(Hormel)식품회사에서 만든 육고기 가공품으로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햄과 비슷하며 국내에서도 판매한다.

Homel사와 제품
Homel사와 제품
Homel사의 스팸

* 호멜사 전경과 스팸 제품


안티스팸 사이트

* 안티스팸 사이트


그런데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상업광고를 대량으로 전송한 효시가 바로 호멜사의 스팸과 관련 있다. 바로 유명한 'Monty Python sketch'라는 연극에 나오는 식당 주인의 광고로 '예, 우리는 스팸, 토마토와 스팸, 달걀과 스팸, 달걀, 베이컨과 스팸...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스팸 요리를 지겹게 반복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의 원치 않는 대량 이메일을 스팸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대문자인 SPAM은 호멜사의 상품이름이자 20세기의 황폐한 대규모 광고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소문자로 쓴 spam은 스팸메일을 뜻한다.

스팸은 유즈넷의 뉴스그룹을 이용하거나 이메일을 이용한다. 스패머들은 웹크롤링(web-crawling) 프로그램이나 핑거(finger), 기타 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해 통신인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낸다. 또는 통신회사의 사용자 프로필, 대화방 이용자, 유즈넷의 헤더, 사이트 방문자 명단 등에서 따오거나 이미 만든 리스트를 사기도 한다.

스팸이 나쁜 이유는 분명하다. 많은 사용자들이 스팸메일 때문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편지가 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껴야 할 기쁨을 감소시키고, 꼭 필요한 편지를 지우는 실수를 저지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처방안이 별로 없다. 통신사에 연락하거나 편지 삭제, 수신거부를 설정 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매일 수십 번씩 편지를 삭제하고 수신거부 하는 일은 힘만 들고 효과가 없다. 스패머는 매번 다른 주소와 ID에서 편지를 보내기 때문에 스팸은 줄지 않는다. 또 사용자의 수신거부자 명단이 늘어날수록 수신거부자 명단과 비교하는 작업도 늘기 때문에 통신사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도 커진다.

어떻게 해야 스팸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간단하다. 과거의 수동적인 전자우편 시스템을 적극적인 시스템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즉 받고 싶은 사람의 주소를 등록해놓고 도착여부를 알려주는 전자우편 시스템 기능을 선택사양으로 추가하면 된다. 등록되지 않은 ID나 주소에서 온 편지는 별도로 만든 스팸 보관함에 몰아넣는다. 사용자는 아주 가끔씩만 스팸편지함에 가서 혹시 봐야할 편지가 있나 살펴보고 한꺼번에 지우면 된다. 편하게 지울 수 있도록 da(delete all)와 같은 특정 명령어를 하나 추가해 'da'라는 명령만 치면 몽땅 삭제하도록 하자.

이 방법은 PC통신사에서 사용자를 위해서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존의 전자우편함 기능을 그대로 쓸 사람은 그대로 쓰고, 스팸이 지겨운 사람은 원하는 편지만 받는 우편함 기능으로 설정함으로써 스팸으로 인한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팸 편지 때문에 편지함을 뒤지는 수고나, 'dd 번호'와 같은 방법으로 필요 없는 편지를 골라내서 지우는 수고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삭제 번호를 잘못 써서 진짜 편지를 함께 지우는 실수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편지가 왔습니다'라는 글을 봤을 때의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기에 PC통신사의 관계자에게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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