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IT컬럼니스트, www.dal.co.kr)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UCC 역시 기술적인 면만 가지고 저작권 위반을 논하기 어렵다. UCC(User Created Contents)는 사용자들이 만들어 올리는 정보 알맹이(content)를 말한다. 사용자들이 쓴 글이나 사진 게시판에 올리는 사진,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동영상 등 사용자가 만든 알맹이라면 모두 UCC에 해당한다.
물론 웹 이전의 PC통신 시절에도 PC통신인들이 글과 그림 동영상을 공개하고 공유했고, 그 이전의 인터넷 뉴스그룹 역시 자신들이 만든 정보를 공개 공유하는 시스템이었으니 UCC의 실제 역사는 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UCC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이제서야 사용자들이 알맹이를 만들기 시작해서가 아니다. 최근 UCC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UCC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컴퓨터를 아주 잘 하는 사람만이 글을 쓰고 사진을 올렸는데, 요즘은 컴퓨터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동영상을 찍어서 올릴 수 있게 된 것이 다르다. 생산자의 범위가 소수의 IT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 확장된 것이다.
생산물의 형태도 달라졌다. PC통신시절에는 글로 된 결과물을 주로 올렸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보급되면서 텍스트 중심의 알맹이가 그림(image)을 거쳐 동영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자와 유통 과정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 사진을 올렸으나 최근에는 자신의 미니홈피나 개인 블로그에 글과 사진 동영상을 올려놓는다. 이렇게 자신의 사이트에 알맹이를 올려놓아도 메타사이트나 RSS구독기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서 빠르게 확산된다. 또한 예전에는 동영상 사이트에 가야만 동영상을 볼 수 있었으나 요즘은 주소만 복사해 넣으면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볼 수 있다. 중앙집중식유통이 분산형유통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개념도 바뀌었다. 지금은 누구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 역할을 한다. 디카, 카메라폰, 블로그, 미니홈피, RSS구독기, 메타사이트 등의 쉬운 생산도구와 유통도구가 배포된 까닭이다.

UCC 열풍이 불면서 UCC 사이트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6년의 동영상 UCC 열풍은 대단했으며, 동영상 UCC를 전면에 내세운 웹2.0 기업의 가치는 하늘 높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6년 국내외 최대의 성장 사이트로 동영상 사이트인 YouTube(www.youtube.com)와 판도라TV(www.pandora.tv)가 선정되었다. 2005년 2월에 설립된 유튜브는 설립 1년 반만에 구글에 16억 5천만 달러라는 금액으로 합병되었다. 판도라TV 역시 알토스 벤처(Altos Ventures, http://www.altosvc.com)로부터 6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덩치가 커졌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MySpace) 역시 2004년 만들어진 이후 2년 만에 7천만 명이라는 가입자를 확보했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운영하는 뉴스 코퍼레이선(News Corporation)에 5억 8000만달러의 큰 금액으로 인수되었다.

미국의 인터넷시장 조사기관인 닐슨 넷레이팅즈는 최근 지난 1년 동안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미국 내 10개 사이트 중 절반이 UCC 기반의 웹서비스라고 밝혔다. 마이스페이스, 위키피디아, 플릭커, 헤비닷컴 등이 웹2.0 기반의 UCC사이트인 것이다.
UCC가 사이트의 주요 자원으로 떠오르면서 UCC를 독점하려는 사이트와 공개된 UCC를 활용하려는 기업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엠파스와 네이버 사이에 벌어졌던 열린 검색 논쟁이다.
아직까지도 네이버의 지식인 게시판이나 블로그 문서는 robots.txt 파일을 이용해 검색엔진의 수집을 막고 있다.[(4) 김중태, 매일경제 스팟뉴스, 2006년 1월 6일, http://www.dal.co.kr/col/spotnews/spotnews20060106.html 이 때문에 구글의 검색 로봇이 네이버의 알맹이를 수집해갈 수 없게 되고 구글에서는 네이버 지식인이나 블로그 문서가 검색되지 않는다. 그런데 엠파스에서는 공개된 게시판과 문서를 검색하는 것을 막는 것은 정보 공유 정신과 배치된다면서 robots.txt 규정을 무시하고 네이버 지식인을 비롯한 포탈의 게시판과 문서를 검색해 보여주는 열린 검색을 2005년 6월 1일부터 시작했다. 네이버 쪽에서는 robots.txt 규약을 무시한다고 엠파스를 비난하며 이용자가 생산한 저작물을 함부로 퍼가는 것은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네이버는 지식인 게시물은 네이버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물인데 이 결과물을 엠파스가 손쉽게 가져가 쓰려는 것은 무임승차나 다름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엠파스는 지식인 게시물은 네티즌이 올린 것이고 함께 공유하기 위해 올린 게시물이므로 검색을 막는 것이야말로 잘못이라는 논리를 폈다. 원저자는 네이버가 아닌 네티즌이고 네이버가 돈을 주고 사온 알맹이가 아니므로 네이버가 검색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두 사이트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robots.txt 규약이 법적 효력을 가지는 규약이 아니고 업계 사이의 암묵적인 자율 규약이기 때문에 이를 어긴다고 해서 불법으로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이 논쟁은 향후 UCC의 저작권 문제가 사이트 사이의 논쟁으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의미가 있다.
검색엔진 노출에 대한 문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어떤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자기 사이트의 문서가 포탈에서 검색되지 않기 때문에 방문객이 적다며 불만을 이야기한다. 경쟁 사이트의 동영상이 검색에 나타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방문객 유입이 적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어떤 사이트는 자기 사이트의 글이 포탈에서 검색되는 것이 싫다고 한다. 회원끼리 조용하게 지내고 싶은데 포탈 검색에 노출됨으로 인해 불특정 다수가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반갑지 않은 개인 블로그나 커뮤니티가 검색 노출을 싫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색로봇의 웹페이지 수집을 거부하는 '로봇 배제(robot exclusion)' 기술에 대한 합의나 표준안,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