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IT컬럼니스트, www.dal.co.kr)
블로거가 만드는 웹2.0 기업
최근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생 인터넷 벤처기업이나 인터넷 서비스를 보면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블로거들이 만든 기업이거나 블로거가 기획한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웹2.0 기업으로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기업도, 신생 벤처기업이면서도 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기업도 모두 블로거가 만든 기업이다.
소프트뱅크가 조성한 펀드의 첫 번째 투자 기업이 된 태터앤컴퍼니(www.tnccompany.com)는 블로그 프로그램인 태터툴즈(www.tattertools.com)를 만드는 기업이다. 두 명의 공동 대표이사는 물론 직원 대부분이 블로거를 운영하고 있는데, TNC에 들어와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운영하던 블로거들이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로거들이 신생 벤처기업의 주요 인력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투자사인 알토스벤처(www.altosvc.com)로부터 투자받은 블로그칵테일(www.blogcocktail.com)은 회사 소개 첫 부분이 '블로거들이 만든, 블로그를 위한 세상을 만드는 주식회사 블로그칵테일'로 시작할 정도다. 블로거를 연결하는 메타사이트인 올블로그(www.allblog.net)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칵테일 역시 모든 직원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다.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만든 벤처캐피털인 스카이 레이크 인큐베스트(SLIC)의 첫 번째 투자 기업인 올라웍스(www.olaworks.com)는 서비스 이름도 블로그의 'log' 의미를 담아 올라로그(www.olalog.com)로 정했고, 회사 소식도 블로그로 전하고 있다.
그 외에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www.egloos.com)를 만들었던 사람들도 블로거들이고, 웹표시 프로그램인 YaG를 만드는 이도, 한국형 델리셔스인 마가린(http://mar.gar.in/)을 만든 이도, 한국형 디그인 뉴스2.0(www.news2.co.kr)을 만든 이도 블로거들이다. 또 블로거들의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윙버스(www.wingbus.com), 개인화서비스인 위자드(wzd.com), RSS 구독 사이트인 한RSS(www.hanrss.com), RSS 피드 대행 서비스인 피드웨이브(www.feedwave.com), 블로그 수익 나누기 서비스인 프리로그(www.freelog.net)를 비롯해 최근 한국에서 등장하는 많은 서비스는 블로그와 블로거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블로그 환경
이처럼 블로그가 신생 벤처기업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유는 블로그가 IT 종사자에게 정보 수집과 교환의 주요 통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은 국내외 최신 정보를 접할 경우 자신의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리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또한 RSS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다른 블로거의 글을 보면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보완한다. 블로그를 하지 않는 IT 종사자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IT 종사자가 훨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교환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블로거들의 모임을 통해 글로는 얻을 수 없는 특급 정보를 얻게 되며, 모임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검증받거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퓨처캠프' '바캠프 서울' 'IT난상토론회' '블로거간담회' 'YaG 2.5 발표 기념 강연회' '남아공 에이즈 고아 돕기 바자회' 등 많은 모임이 블로거들끼리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행사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또한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출간 기념회나 제품 발표회 등에 참석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처럼 블로그는 온라인으로는 정보 수집과 교환의 터전인 동시에 온라인으로 알게 된 인맥을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다지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주요 수단이 된다. 또한 투자가 필요할 경우 블로그 인맥을 통해 벤처캐피탈을 소개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이유로 블로그는 벤처 창업과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블로그는 정보 수집과 유통, 새로운 아이디어의 공유와 검증, 인재 채용, 투자의 중요한 통로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벤처가 더 활성화되는 것이다.
블로그가 벤처와 신기술의 원천
새로운 서비스도 대부분 블로그와 관련이 있다. 해외의 주요 웹2.0 서비스로 각광받는 플릭커(www.flickr.com), 델리셔스(http://del.icio.us), 테크노라티(www.technorati.com), 블로그라인스(www.bloglines.com), 디그(www.digg.com), 유튜브(www.youtube.com) 등은 블로그 환경을 바탕으로 성장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등장한 신생 서비스 역시 대부분 블로그 환경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블로그, 태터툴즈, 이올린, 윙버스, 올라로그, 엔비, 레뷰, 북마커, 오픈유어북, HanRSS, Fish, 이글루스, 미디어몹, 피드웨이브, 크롭웨어, 위자드, YaG 등의 신규 서비스 대부분이 블로그 환경을 이용한 서비스다.
블로그 덕분에 웹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블로거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 이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웹표시 프로그램인 YaG와 분산형 광고 프로그램인 구글 애드센스도 블로그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블로그의 RSS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웹구독기 사이트는 메타사이트를 거쳐 윙버스와 같은 전문분야 별 정보 사이트로 발전하고 있다. 혼합(mash-up) 서비스와 공개API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도 블로그다. 태터툴즈 사이트를 가면 수 백 개의 플러그인이 블로거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개발되어 올라온 모습을 볼 수 있다. 태터툴즈용 플러그인만 보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기술의 원천이 블로거들임을 알 수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이 새로운 웹기술을 탄생시키고,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며, 새로운 웹문화를 만들고 있다. 블로거들이 벤처를 만들고, 벤처를 성장시킨다. 현재로서는 블로그 발전이 곧 한국 벤처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블로그는 벤처의 젖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