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태 (김중태문화원 원장. www.dal.kr)
나는 PC통신시절부터 한 사람이 나누어준 몇 분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몇 십 년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꽤 많이 경험했다. 과거에 나는 한 게시판에서 보험금을 타지 못한 사람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보험사와 싸우다 결국 지친 상태에서 억울하고 분한 감정에 세상을 한탄하면서 글을 올린 것인데, 보험사 경험이 있던 내가 자세하게 약관 상의 근거와 대처방법을 편지로 적어보냈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 답장이 왔는데, 내 편지에 힘입어 결국 보험금을 받아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몇 백만 원에 불과한 돈이지만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적은 돈이 아니고,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실망과 포기상태에서 가족들이 새로운 힘을 얻어 살 수 있게 된 것이 더욱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보험사 다녔던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닌 당연한 상식을 나누어준 몇 분의 편지쓰기 시간이 한 가족에게는 몇 십 년의 행복을 준 것이다.
굿네이버스(www.goodneighbors.org)의 아동학대 반대 서명운동용 사진에 등장한 아이들의 얼굴이 공개된 것을 봤을 때는 게시판의 글과 전화로 '얼굴이 공개됨으로 인해 주변 친구들에게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학대받은 아동의 얼굴을 가려야 한다'고 의견을 남겼고, 이후 아이들의 얼굴은 알아보지 못 하게 가려졌다.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많은 아이들의 인권 향상과 행복에 보탬이 된 것이다. 작년에는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폐교 결정이 난 동호공고 이야기를 글을 써서 알리고 교육청 사이트에 가서 항의의 글을 남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 덕분에 동호공고 폐교 결정이 철회된 일이 있었다.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 글꼴은 지금도 국내 기차역과 전철역의 전광판에서 날마다 사용되고 있다. 내가 가진 작은 경험과 실천이 많은 사람들의 행복이 될 수 있음을 매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나눔의 실천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과거의 나눔처럼 돈을 나누는 시대라면 가난한 사람이 나눌 수 있는 것은 매우 적겠지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내게는 별 것 아닌 당연한 지식과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달린 지식일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법일 수 있다. 요리사나 자동차 정비사, 편의점 직원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에 비례해 세상은 행복해지는 것이 분명하다. 자동차 동아리 게시판에 '자동차 페달이 밀려요'라는 글을 보고 '브레이크 쪽을 한 번 점검해보세요.'라고 남긴 정비사의 한 줄 덧글이 한 가족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 '아기가 이상해요'라는 급한 질문에 남겨진 의사의 응급조치법 한 줄이 한 아기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또는 편의점 직원의 '맛있는 삼각김밥 고르는 법'이나 어떤 주부의 '맛 있는 레몬탕수육 만드는 법'이 수 많은 사람의 식탁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세상만사에 모두 참견하고 남을 위해서만 살라는 것이 아니다. 일 년에 단 한 번, 몇 분의 시간을 나누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5천 만 명이 일 년에 한 번씩만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도 5천 만 개의 나눔과 도움이 이 세상에 더해지는 것이고, 세상은 그만큼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나누어준 몇 분의 시간이 다른 사람의 일생을 구하거나 수 많은 사람이 좀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누구나 나눔이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