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들이 낸 책인 블룩은 출판시장에 큰 영향 끼친다
파워블로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생긴 초기 블로그 저널리즘 경제는 블룩(Blook)경제다. 블룩(Blook)은 블로그(blog)와 책(book)의 합성어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엮어서 만든 책을 말한다. 블룩이라는 조어는 2002년 8월 웹사이트 '버즈머신'을 운영하는 미국 언론인 제프 자비스 씨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며, 같은 해 토니 피어스 씨가 1년간 블로그에 올렸던 자신의 글을 모아 '블룩(Blook)'이란 제목의 책을 내면서 더욱 확산되었다. '비즈니스 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2005년 미국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20%를 블룩이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한 분야다. 블룩의 출판 비율과 베스트셀러 수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블룩만을 전문적으로 발간하는 출판사인 '룰루(Lulu)'는 '룰루 블루커상'을 내걸고 최우수작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블루커(Blooker)란 블룩을 출판한 저자를 가리키는 말로 대중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시사IN 제10호, 2007. 11] 대표적인 블루커로 '조엘 온 소프트웨어'의 저자인 조엘 스폴스키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는데 IT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판매된 것은 물론이고 그의 글은 IT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도 블룩이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에 '나물이네'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환 씨의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는 2003년 출간된 후 3 년 동안 100쇄 이상을 찍었고 70만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또다른 책 '나물이네 밥상', '나물이네 밥상2' 등도 요리부문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들었다. 자취생활하는 백수인 김용환씨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외 '예성맘의 우리 아이 10년 밥상', '후다닥 아이밥상', '맛을 아는 여우들의 홈베이킹', '5000원으로 손님상 차리기' '일만 하던 그녀, 똑 부러지게 요리하기' '쌍둥이 키우며 밥해먹기' 등 예스24 10위권 내에 든 요리책 대부분이 블로거가 쓴 책이다.
요리 부분 외에도 인테리어 부문 베스트셀러 1위인 황혜경씨의 책 '반나절이면 집이 확 바뀌는 레테의 5만원 인테리어', 인테리어 부문 6위인 '혜나네 집에 100만 명이 다녀간 까닭은', 박성빈씨가 쓴 여행서 '그리우면 떠나라-Nova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별스크랩', '명품 다이어트 & 셀프 휘트니스'의 저자들도 온라인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책을 낸 경우에 해당한다. [출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068156] 그외 대기업을 퇴사한 경력을 지닌 밥장의 그림 에세이 '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 박누리씨의 미술책 '꿈을 꾸다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다', 김현근씨의 일본체험기인 '당그니의 일본 표류기', 이철우씨의 심리학 책인 '인관관계가 행복해지는 나를 위한 심리학', 의사인 박경철씨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블로거를 통해 출간되고 있다.
개인이 내는 책 외에도 블로그 전문 사이트 이글루스의 인기 블로거 17인의 글을 옴니버스로 엮은 '블로그 On'이나 '다소마미, 베비로즈, 홍신애닷컴, 예성맘, 은빈이네' 등 5명의 유명 요리 블로거가 모여 만든 '요리의 달인'과 같은 공동집필 책도 나오면서 블룩의 형태는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싸이월드의 서비스인 페이퍼의 경우 인기 회원들의 출간을 장려해 30명이 넘는 페이퍼 회원이 책을 출간하는 등 서비스 제공사에서 출판사와 회원을 연결해주는 노력도 하고 있다.
블룩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초판 이 삼 천부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고 사라지는 책이 대부분인 출판계에서 블로그가 쓴 책은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출판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블로거의 경우 평상시에 이들의 콘텐츠를 구독하던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따로 홍보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기본 독자가 책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블로그 독자가 책을 홍보하는 홍보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책이 한 권도 안 팔리는 위험부담이 크게 준다. 미국 출판사 리틀 브라운은 프랑스 요리책인 '줄리 & 줄리아'의 경우 10만 부 중 30%가 블로그 이용자일 것으로 추정했다.[출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3&total_id=2276029]
국내 책도 비슷하다. 요즘 각 서점의 요리책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도서 중 3분의 1 가량이 블룩인데 현진희씨가 지은 '베비로즈의 요리 비책'은 3만 명이 즐겨찾기를 해두고 하루 평균 5천 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는 주부 블로거가 쓴 요리책이다. 17년 차 주부였던 현진희씨의 책은 출간 몇 달만에 5만부를 팔면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으며 방송국에 출연섭외를 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김경미씨의 요리책인 '프렌즈 요리', 문성실씨의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 김민희씨의 '야옹양의 두근두근 연애요리' 등도 네이버의 인기 블로거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출간된 책이다. '꼬마마녀의 별난 빵집'을 쓴 곽인아씨는 다음 블로그에서 하루 평균 3천 명이 넘게 방문하는 인기 블로그다. 이들 블로거들이 쓴 블룩은 기본적인 독자가 있다는 이야기다. 기본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파워블로거를 찾는데 출판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또한 책을 내기 전후로 온라인에서 독자와 교감하는 형태의 커뮤니티 운영이 출판사의 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정도다. 베스트셀러인 'B형 남자와 결혼하기'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같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했고, '공부기술'은 출간 후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직후 저자와 독자를 잇는 같은 제목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이런 소통을 통해 지면 한계로 책에 다 수록하지 못 한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 보완해주면서 독자와 교감하는 방식이 책을 더욱 많이 팔리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블로거들은 덧글과 먼글(=트랙백)을 통해 독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데, 이들 독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글을 쓰기 때문에 책이 출간되기 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되고 독자의 입맛에 딱 맞는 책으로 출간할 수 있다. 때문에 책으로 출간되고도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다.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라는 공포괴담집은 송준의씨가 운영하는 '잠들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라는 사이트에 연재하던 글 중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이야기만 골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또한 책을 만들면서 블로그 방문자들과 함께 표지그림을 선정하는 등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책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했다.
블룩의 특징은 비전공자나 일반인도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이다.
블룩 이전에도 네티즌이 연재하던 콘텐츠를 책으로 내서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는 많다. PC통신에 연재했던 이우혁의 '퇴마록', 이영도의 '드래곤라자'를 비롯하여 인터넷 게시판 시대에는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놈은 멋있었다' 등의 소설과 '일쌍다반사' '파페포포 메모리즈' '포엠툰' '마린블루스' 등의 만화가 인터넷 연재를 통해 출간된 경우다. 하지만 이들 콘텐츠는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가진 전공자가 인터넷을 통해 연재한 경우가 많다. '일쌍다반사' '파페포포 메모리즈' '마린블루스' 등은 만화가가 자신의 만화를 연재할 공간으로 인터넷을 채택한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블룩은 비전공자가 취미나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연재하던 것을 모아서 책으로 나온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다르다. 현진희씨나 문성실씨의 경우 블로그를 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주부였으며 실제로 블로그의 글도 주부로서 경험하는 요리나 살림수납 등을 주제로 쓴 글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글이 인기를 끌면서 프로작가로 전업을 하게 된 것이다. 즉 블룩문화는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블로그를 통해 숨겨진 재능을 검증받고 책을 낼 수 있는 새로운 문화라는 차이가 있다. 또한 비전공자가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책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와이프로거라는 신조어를 만든 LG경제연구소는 전업주부 540만 명 가운데 59%인 318만 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이 중 9%인 28만 명이 실제로 활동하는 주부 블로거일 것으로 추정했다. 앞으로도 주부 블로거의 책이 계속 쏟아져나올 수 있음을 예시하는 숫자다.
이처럼 블룩은 일반블로거를 파워블로거 경제로 편입시키는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목할 영역이다. 또한 블룩의 열기에 힘입어 반대로 유명작가가 블로그를 통해 연재한 다음에 책으로 출간하는 시도까지 나오고 있다. 소설가 박범신씨는 네이버 블로그에 산악 소설 '촐라체'를 연재하며 독자와 댓글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촐라체'는 일정 기간 연재 후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NIDA 이슈리포트. 2008년 5월호] 블로그 저널리즘 경제의 시작과 성장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