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www.dal.kr)
2007년까지 형식적인 블로그 운영을 보여주었던 기업들도 2008년에는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블로그 운영에 나섰다. 애니콜 햅틱폰 블로그 , 기아자동차의 Kia-buzz 외에도, SK텔레콤, LG전자 xcanvas, 소니코리아, HP, 풀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기업블로그를 런칭해 기업문화와 제품 소개를 하고 있다. 과거의 홈페이지를 통한 일방적인 보도자료 게시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의견을 좀더 듣는 쌍방향 소통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 블로그는 기업 이미지 향상과 제품 마케팅의 두 가지 목표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었다. 기업 이미지 쪽 목표는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으로 달성하고 있다. 풀무원 블로그는 차와 관련된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법을 제공하고 유기농 농산물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씀으로써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켰다. 안철수 연구소는 사원 교육과정과 근무 모습을 공개함으로써 기업문화를 알렸다. 제품 마케팅 쪽은 블로그 관련 마케팅 예산을 늘려 기존 블로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은 행사 초대 및 체험단, 리뷰, 소재 제공, 제품 판매의 네 가지 유형으로 집행되었다.
가장 보편적인 마케팅은 각종 제품 런칭 행사에 블로거를 초대하거나 체험단으로 모집해 긍정적인 홍보글을 끌어내는 것이다. 인텔이 센트리노2 출시 때 블로거 100명을 초대하여 제품 설명회를 가진 것 외에도 삼성, LG, 소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기업에서 블로거 간담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3월에 햅틱폰을 출시하면서 '햅틱피플'이라는 블로거 체험단을 운영했다. 국내에는 생소한 햅틱이라는 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으나, 체험단의 리뷰를 통해 햅틱 기술의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햅틱폰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커졌다. 전통적인 TV광고 외에도 블로그 마케팅을 도입한 햅틱폰은 100만 원에 가까운 고가제품이지만 60만 대가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HP는 CP1215 컬러레이저젯 프린터를 출시하면서 무려 1215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체험단을 운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너시스 역시 올리버단이라는 블로거 체험단을 운영하면서 BBQ치킨에 대한 리뷰글을 올리도록 하고 있다.
블로그 마케팅 예산이 늘면서 돈이나 제품을 주고 블로거들에게 리뷰를 작성하도록 하는 마케팅도 2008년에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기업과 블로그를 연결해주는 프레스블로그나 태터앤미디어가 새로운 마케팅 회사로 성장했다. 또한 이글루스의 렛츠리뷰와 같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리뷰를 올리는 리뷰서비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블로그의 위드블로그, 블로그코리아의 리뷰룸 등 많은 사이트에서 2008년에 리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블로거 리뷰가 새로운 마케팅 분야로 떠올랐다.
블로거에게 글감이 될 소재를 제공하는 마케팅도 2008년부터 두드러졌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모비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AFPBB뉴스(www.afpbb.com)는 AFP 통신사의 취재사진 및 일본의 시사통신 뉴스, 미국의 스포츠연예 기사 등을 자유롭고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블로그코리아에서 뉴스룸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보도자료를 블로거에게 제공하고 있다. LG텔레콤의 '오주상사' 역시 블로거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거리를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OZ체조 위젯과 같은 위젯을 배포함으로써 블로거들의 자신의 블로그에 자발적으로 OZ위젯을 달도록 유도했고, 이는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받았다.
파워블로거및 주부블로거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단순한 홍보나 리뷰를 지나 실제로 판매와 연계하는 사례도 2008년에 크게 늘었다. 2007년에 삼성전자가 100명의 드럼세탁기 주부 블로거 체험단을 구성한 것과 주부블로거 문성실씨의 오븐 공동구매 성공이 주목받으면서 2008년에도 다양한 연계 마케팅이 실시되었다. 2008년에도 베비로즈 현진희씨가 진행한 몇 차례의 공동구매 이벤트에는 순식간에 방문객 5천 명을 기록하고 판매사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블로거의 파워를 활용한 제품판매라는 마케팅 분야가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가 질과 양 모두 팽창하면서 2008년에는 블로그 서비스가 사업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다음과 TNC의 공동 운영에서 다음이 독자 운영하게 된 티스토리(www.tistory.com)의 경우 서비스 시작 1년만에 국내 사이트 순위 14위에[주07] 진입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티스토리의 개설 블로그 수는 20여만 개로 네이버 블로그나 다음 블로그의 천 만 개 이상에 비하면 숫자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나 다음 블로그가 회원들에게 무조건 하나씩 제공되는 블로그라서 적극적으로 운영되는 블로그가 소수인 반면, 티스토리는 자발적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블로그라서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하게 생산하는 블로그 서비스로 성장했다. 그 결과 네이버블로그 월 방문객 2300만 명의 절반이 넘는 월 1200만 명 이상의 방문자(UV)가 찾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티스토리의 성공은 블로그 서비스 자체가 많은 방문자를 끌어모으는 신사업 분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티스토리의 성장은 포탈을 긴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파워블로거 양성에 각 포탈이 나서도록 만들었다. 네이버의 경우 2008년부터 활동이 우수한 블로거 1100명 정도를 파워블로거로 선정하여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경쟁 사이트도 우수블로거 선정 및 지원에 공을 들였다.
[주07] 랭키닷컴. 2008년 10월 발표 순위 기준.
블로거뉴스 및 티스토리의 성장은 개인 블로거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블로거뉴스의 베스트뉴스로 선정될 경우 '트래픽폭탄'으로 부르는 많은 방문자를 얻게 되고,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 수익이 급증하는 순환 구조가 일어나게 된다. 블로거뉴스 베스트 글 중에서는 152만 조회수를 기록한 글도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개인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통해 경제적 부를 추가할 수 있는 시장이 커졌다. 많은 노출을 통해 개인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파워블로거로 성장하게 되고, 유명블로거가 됨으로써 새로운 부를 획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표. 2008년 조회수 Top5 블로거뉴스][주08]

파워블로거는 온라인광고 외에도 강연, 공동구매, 컬럼 기고, 책 출간, 컨설팅, 후원 등을 통해 1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릴 정도다. 주부 블로거인 문성실씨의 경우 2007년 소득이 1억 원을 넘겼다고[주09] 직접 밝혔을 정도로 파워블로거의 수입은 많다. 2007년만 해도 고소득 파워블로거는 몇 명에 불과했지만 블로거뉴스를 통해 스타블로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2008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수의 파워블로거를 쏟아냈다.
특히 유명블로거의 책 출간 현상은 당연한 흐름이 되고 있다. 이처럼 블로거들의 글을 모아 낸 책을 블룩(blook)이라고 하며 적지 않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요리책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도서 중 3분의 1 가량이 현진희씨, 김경미씨, 문성실씨, 김민희씨, 곽인아씨 등 인기 블로거가 쓴 블룩이다. IT책 위주로 시작되었던 블룩은 여행, 사진, 경제, 예술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블룩의 특징은 비전공자가 취미나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연재하던 것을 모아서 책으로 나온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현진희씨나 문성실씨의 경우 블로그를 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주부였으며 실제로 블로그의 글도 주부로서 경험하는 요리나 살림수납 등을 주제로 쓴 글에 불과하다. 즉 블룩문화는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블로그를 통해 숨겨진 재능을 검증받고 책을 낼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파워블로거의 수입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구조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애드센스와 같은 분산형 광고는 블로그 경제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드센스와 같은 분산형 광고는 거의 모든 블로거에게 수입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수입의 총액도 세계적으로 수 조원에 달할 정도로 크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경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방문자 순위 Top100 안에만 들어도 월 몇 십 만원의 광고수익은 손 쉽게 올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애드센스와 같은 개인광고 게시플랫폼이 가져온 영향은 다양한 방면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광고를 목적으로 한 황색로그(yellog)의 증가, 펌로그의 증가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네이버블로거를 비롯한 포탈블로거의 이사도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다. 광고를 달 수 없는 유명블로거들이 기왕이면 광고를 달 수 있는 티스토리나 설치형으로 이전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주08] http://media20.tistory.com/358
[주09] 출처: http://www.miwing.com/ev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