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www.dal.kr)
블로그의 양적 성장으로 발생한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당면과제는 저작권 및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등 법률적 문제다. 블로그 안에 사용한 각종 이미지 및 음악, 동영상 중에 상당수가 저작권을 위반한 것이라서 네티즌을 상대로 고소를 일삼는 저작권 사냥꾼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갈수록 법률사무소의 저작권 사냥이 증가하면서 일선경찰서에는 '고소장 폭탄'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법무법인에서 한 번에 100명을 고소하는 고소장 폭탄을 맞을 경우 서류를 정리하고 100명에게 일일이 연락하느라고 사이버수사팀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6월 까지 접수된 저작권 위반 고소사건만 32,446건으로, 2003년 한 해 동안 접수된 10,369건의 세 배를 넘는다. 무작위 고소 건으로 인해 불기소율도 2003년의 78%에서 2008년에는 92%로 크게 높아졌다.[주10] 실제로 합의금을 내고 사건이 무마된 경우를 합친다면 저작권 고소 건은 더욱 많다고 할 수 있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08년 지난 8월까지 조사된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인원만 4만 5,653명으로 집계됐다.
[표. 저작권 위반 고소 사건(단위 건) 자료=대검찰청]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 라이선스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네이버와 다음 등의 블로그 서비스에서 CCL을 도입했으나, CCL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 하고 있다. CCL은 세 가지 층으로 구성되는데[주11] 두 번째 층인 법적인 층은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세 번째 층인 기계용 문서는 시스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용에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첫 번째 층인 일반인을 위한 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되면서 '삼진아웃제' '사이트 차단'등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불법저작물 단속 특별사법경찰 등 저작권 관련 단속이 강화되고 있으며,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고소 고발되는 일이 급증했다. 이에 대해 언론탄압이라는 논쟁도 벌어지고 있으나 각종 법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블로거에 대한 고소와 구속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촛불시위 생방송과 미네르바 사건 등을 거치면서 정부의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추세다. 모니터링 의무화, 본인확인제 확대, 사이버모욕죄 도입 등을 통해 블로그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었다.
저작권법 개정으로 저작권 침해 행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바뀌었어도 과거에는 블로거들이 비영리를 내세우며 블로깅을 했기 때문에 저작권법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를 달면서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저작권법의 적용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Playboy Enterprises Inc. 대 Calvin Desiner Label' 사건에서[주12] 볼 수 있는 것처럼 해외에서는 메타태그로 낚시질 하는 것도 상표권 침해로 판결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는 따라야 할 추세지만 무분별한 소송을 막기 위해 저작권 관련 법령이 좀더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서도 19살 이하 청소년들인 경우 하루 8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기소를 유예하는 '저작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제'를 2008년 7월부터 도입해 제도적으로 무분별한 고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제도를 좀더 보완함으로써 무분별한 고소로 인한 피해를 막고 바른 저작권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주10] '블로그 뒤져 돈버는 얌체 변호사들', 임태우. 매일경제. 2008.09.17.
[주11] creativecommons.org/license/
[주12] '네티즌을 위한 e-헌법 Cyber Law' 135쪽. 성선제, 류종현, 강장묵, 길벗.
2009년에는 콘텐츠 생산지 및 언론으로서 블로그가 포탈 메인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에 이어 오픈캐스트를 통해 네이버 첫화면에 블로거들의 글을 뉴스와 같은 비중으로 노출할 예정이다. 다음 역시 블로거뉴스의 이름을 바꾸고 첫화면에 별도 영역으로 노출할 예정이다. 블로거들의 콘텐츠 노출이 더 많아진다는 이야기는 블로그 경제 및 블로그 미디어 영역이 더 넓어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블로그 저널리즘의 문제도 더욱 불거질 수 있다.
블로그가 매체로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되는 글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또한 신변잡기와 전문적 자료의 구분이 어렵고, 글 내용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양에서 질을 뽑아내는 일이 당면과제인데, 이를 위해 주제별 RSS 공급 사이트의 증가와 평판시스템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미 2008년에 다양한 전문 메타사이트 및 믹시의 성장을 통해 주제별 메타사이트와 평판 서비스가 블로그산업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기업에서 보자면 블로그의 확산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동시 성장을 뜻한다. 우호적인 글로 성장할 수도 있지만 비우호적인 글은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2009년 이후 기업의 블로그마케팅은 단순 홍보에서 벗어나 위험관리라는 영역에 중점을 두고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언론매체와 기업 마케팅 도구로서 블로그 활용은 2008년부터 충분히 꽃을 피웠지만 정치 및 사회운동 분야의 블로그 활용은 여전히 뒤지고 있다. 299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블로그를 가진 의원은 90명 정도에 불과하며 그나마 실제로 총선 이후에도 운영되는 블로그는 10여개, 그 중 의원 자신이 글을 올리는 곳은 2~3개에 불과한 상황이다.[주13] 그러나 정부 부처의 블로그 성공을 보면서 정치인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2009년에는 정치 및 시민단체의 블로그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블로그의 양적 성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블로그의 새로운 활용을 시험하는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실버세대의 새로운 블로그 운영 및 가족블로그, 교육블로그 등이 최근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실험이다. 끊임 없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블로깅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노인 인구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해외 각 국이 주목하고 있다. 회고록 정리에 활용하거나 부족한 실버 정보를 주고받으며 도움을 얻을 수 있고, 네트워크를 통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노인들의 최대 적이라는 외로움을 덜 수 있다. 강갑준(www.kangkabjun.co.kr), 박희성(blog.daum.net/phsminister), 제갈선광(wing91.tistory.com) 어르신 등이 2008년에 65세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실버블로그문화를 가꾸고 있다.[주14] 유어스테이지 시니어블로그와 같은 노령층을 위한 블로그산업은 2009년부터 더욱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블로그 산업 확산으로 관련 문제도 증가할 것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저작권 위반과 개인정보 침해, 황색 저널리즘의 증가다. 남의 콘텐츠를 펌질해 광고 수익을 내려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글의 생산과 소비가 늘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은 개개인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과 좋은 블로그를 제대로 선별해주고 보상을 해주는 평판시스템, 보상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블로그 산업과 문화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쉬운웹과 더 많은 리더형 블로거, 더 많은 참여와 공유, 더 많은 시장이 필요하다. 더 쉬운웹은 필연적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더 많은 리더와 참여, 공유는 블로거들의 철학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 정부와 기업, 블로거들의 공조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기준을 세우며, 윤리 및 철학 교육을 강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13] http://min.kr/568
[주14] '블로그교과서' 291쪽. 김중태. 멘토르(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