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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흐름[4] 소셜크레디트



IT문화원 컬럼. 2010년 03월 25일. URL: http://www.dal.kr/col/organ/20100325_digieco4.html

사보컬럼

디지에코. Issue & Trend. 2010.03.25.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흐름, '커넥트, 게임, 협업, 크레디트, 지역'

(4) 마이크로크레디트에서 P2P 금융까지 확산되는 소셜크레디트

소셜 개념을 도입한 은행으로 서민경제를 살리고 노벨평화상까지 수상

소셜네트워크는 금융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의 경우 1976년 설립된 은행인데, 사업 형태가 독특하다. 그라민은행은 대출자에게 보증이나 담보를 받지 않고 대출을 해준다. 대신 작은 소셜네트워크의 공동신용을 바탕으로 한 대출을 해준다. 과연 담보 없는 대출이 성공할까 싶지만 그라민 은행은 2008년까지 835억 달러를 수 천 만 명에게 빌려주었고, 30년 동안 무려 98.85%의 놀라운 누적 상환율을 기록한다. 은행 지분 94%도 농촌 빈민이 소유하고 있다. 그라민은행의 그람(gram)은 '마을'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은행은 모두 도시가 아닌 농촌마을에 있다. 이 또한 기존의 은행과는 다른 방식이다.이 방식을 통해 그라민 은행은 세계 40개국에 진출했으며, 경제학자인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와 은행은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다. 소셜네트워크가 은행의 모습조차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라민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은 가난한 사람도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과 신용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유누스는 "신용이 소수의 부자들에게만 있는 특권이라는 잘못된 신화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많은 사람이 꺼리던 가난한 사람과의 거래를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었다.

유누스 총재가 그라민은행을 연 치타공이라는 지역은 '선박들의 무덤'이 있는 동네다. 해변에는 선진국이 던져놓은 선박을 맨손으로 해체하는 수 만 명의 방글라데시인들이 죽음을 친구 삼아 일한다. 한쪽 팀이 손으로 선박을 뜯다보면 반대편이 무너지면서 머리가 앵글에 관통되거나 무너지는 쇳더미에 발목이 잘리거나 가스가 터져죽거나 높은 허공에서 떨어져 죽기 마련이다. 일하다 죽은 이가 있으면 그냥 바다에 던진다. 그렇게 죽음을 벗삼아 일해서 하루 1달러를 벌고 빈곤을 벗어날 수는 없다. 유누스 박사는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방글라데시에서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만이 시계처럼 정확히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라민은행 대출자격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심지어 거지도 돈을 빌리는 경우가 꽤 있다. 단 소셜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그라민은행의 대출 규정은 5명이 하나의 작은 소셜네트워크를 이루고, 그 중 1~2명이 대출을 받으면 나머지 3명은 대출자가 상환한 액수 한도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결국 5명이 잘 아는 사람으로 구성되었을 경우 나머지 3명이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먼저 빌린 2명이 상환해야만 가능하다. 무보증이므로 상환 못 한 돈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갚지는 않지만 대출 기회는 사라지는 셈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빨리 돈을 갚아야 하는 셈이고, 소셜네트워크의 책임감 때문에 상환율이 높은 것이다.

전세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모델을 만든 그라민은행

그라민은행이 만든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는 이후 많은 곳에 모델이 되었고, 100여개 국가 이상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확산되었다. 그라민은행은 주택대출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는데, 따뜻한 집은 질병을 줄임으로써 대출사업이 건강보험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성과는 세계 각 국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97년에는 137개 나라의 2600명이 워싱턴에 모여 세계 최초의 '국제 소액신용대출 정상회의'를 열기도 했다. 국제연합(UN)은 2005년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해'로 정했으며, 2006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 5명이라는 작은 소셜네트워크가 개인과 마을, 국가, 세계를 구할 수 있음을 그라민은행은 보여준 것이다.

키바는 창업을 돕는 형태로 가난 탈출을 지원하는 구호 서비스

최근 주목받는 키바(www.kiva.org) 역시 개발도상국에 사업 자금을 대주는 형태인 점이 특징이다. 형태로만 본다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과 비슷하다. 다만 그라민은행이 이자를 받고 영리도 추구하는 반면 키바는 비영리단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키바 회원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한 구좌당 25달러씩 지원해주고 지원받은 사람은 이 돈으로 학업이나 창업을 수행해 나중에 갚아나가는 시스템이다. 물론 25달러로는 창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빌리는 사람이 창업에 필요한 액수를 지정해야 한다. 창업에 필요한 액수는 대출자마다 다르다. 만약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5백 달러가 필요하다고 올려놓으면 25달러 구좌를 가진 20명이 창업자를 지원해야 한다. 창업이라고 해서 국내 기업처럼 사무실 번듯하게 내는 창업만 생각하면 안 된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염소 한 마리나 돼지 한 마리를 사서 젖을 짜서 팔거나 키워서 파는 것도 큰 사업이다. 특이한 점은 돈을 빌려준 사람의 경우 이자를 받지 못하며 오히려 5~15%의 운영비를 내야 한다. 운영비는 강제는 아니고 헌금(donation) 형식이지만 사실상 키바 회원은 키바의 운영을 위해 기꺼이 키바에 헌금한다. 물론 빌리는 사람은 이자를 낼 필요 없이 원금만 내면 된다. 이는 키바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공익사업의 일환임을 알게 하는 특징이다.

키바는 2005년에 부부가 만든 사이트로 53개월만에 193개국에 68만 회원과 31만 펀드 지원, 1억 2천만 달러의 기금 조성을 했다. 놀라운 사실은 원금 상환율이 무려 98%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초기 3년 동안에는 99.7%라는 경이적인 상환율을 기록했으나 지원 대상이 넓어지면서 98%로 하락했다. 그렇다 해도 전세계 어떤 은행이나 금융기관보다 상환율이 높은 셈이다. 인터넷을 통한 경제적 참여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키바
상환율이 99.7%에 달한다는 키바(www.kiva.org)

나라도 구제 못 하는 가난. 스스로 구제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

키바는 돈을 한 번 제공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대출 상환을 통해 회수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원이 제공한 돈을 빌린 대출자는 이후 돈을 벌어 갚아나갈 수 있는데, 이렇게 갚은 돈을 회원이 다시 대출해줄 수 있기 때문에 한 구좌만 가지고도 여러 차례 대출을 해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키바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식주를 제공하는 기존의 구호단체는 경기가 좋을 때는 100만 달러의 의식주를 제공할 수 있지만 경기가 나빠지거나 헌금이 안 들어오면 50만 달러로 줄여야 한다. 또한 10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기금은 0원이 되므로 외부의 후원에 의지해야 한다. 반면 키바는 매년 100만 달러를 회원으로부터 신규 후원받을 경우 10년 뒤에는 천 만 달러가 쌓인다. 키바에 지원하는 회원들의 자금은 소멸되지 않고 상환되어 누적되므로 1년 전에는 한 해 천 명을 도와주던 기금이 10년 뒤에는 한 해 만 명을 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키바 대출자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로는 구호를 받을 필요가 없다.

키바 사용자는 개인적인 후원에서 끝나지 않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룹 게시판에 메시지를 남기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오프라인 모임이나 자선바자회 등을 열면서 기부 활동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한국 사용자들도 키바 그룹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고민할 때 구조적이면서도 장기적인 공헌이 가능한 서비스를 찾는다면 키바와 같은 모델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키바는 물고기를 한 번 사서 주고 끝내는 형태가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낚시법을 가르쳐주는 형태의 나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개인 금융 서비스가 만들어지다

그라민은행이나 키바 외에도 소셜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참여 사금융으로 영국의 조파(www.zopa.com), 미국의 프로스퍼(www.prosper.com), 한국의 머니옥션(www.moneyauction.co.kr)과 팝펀딩(www.popfunding.co.kr)이 있다. 이들 서비스는 개인이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는 서비스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자신의 사연과 상황을 설명하고 금액과 이자율을 명시하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경매를 통해 연결되는 개인간 대출 서비스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P2P(People to People) 금융 서비스인 셈이다. 지금까지는 개인 대출 위주였으나 최근 한국의 팝펀딩이 시도하는 것처럼 벤처투자와 같은 분야에도 마이크로크레디트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의 참여에 의한 경제는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케토크라시(www.marketocracy.com)는 집단지성을 이용한 금융서비스로 참여를 통한 투자 서비스다. 회원이 되면 100만 달러의 가상계좌를 개설해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가장 수익률 높은 100개의 펀드를 골라내고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함으로써 회원들은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마케토크라시 뮤추얼펀드는 2001년 11월 결성 이래 5년 동안 80%의 수익을 냄으로써 주가상승을 초과하는 수익을 달성했다.

오프라인의 소셜네트워크 금융인 그라민은행은 키바나 팝펀딩, 마케토크라시와 같은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이들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합 협업과 정보 공개 공유가 금융 산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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