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표(tag)는 향후 쇼핑몰의 제품 분류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기술이다. 지금까지 쇼핑몰은 제품 분류를 디렉토리(폴더) 방식으로 했다. 때문에 의자는 가구 밑에 있었고, 브래지어와 팬티는 옷(의류) 갈래(category) 밑에서만 찾아야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실제로 제품을 살 때는 제품 종류를 통해서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 가게는 미래 분위기를 내고 싶으니까 금속제품 위주로 실내장식을 꾸며야지'라고 생각한 사람은 꽃병이나 거울이라는 구체적 물품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금속으로 된 제품 중에 멋있는 제품을 구입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금속으로 된 제품들을 보다가 '어, 저 금속 거울 구입하면 좋겠다. 저 금속 꽃병도 장식품으로 괜찮겠는데.'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구입한다. 또 '이번 여름은 집안을 시원한 하늘색으로 한 번 꾸며봐야지'라고 생각한 사람은 하늘색 제품을 보다가 '저 하늘색 거울하고 파란색 꽃병을 두면 거실이 시원해보이겠다' 생각하고 구입할 것이다. 즉 꽃병이라는 제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금속제품이나 하늘색 계열 제품을 구입하려다가 꽃병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색이나 재질부터 생각하고 제품을 사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자주 사는 옷의 구입과정을 봐도 그렇다.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속옷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은 '면으로 되고 흰색인 브래지어와 팬티를 사야겠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디자인부터 생각하기보다는 재질이나 색을 먼저 생각하는 보통이다. 또는 '돈이 없으니 5천원 미만의 싼 속옷을 사서 입어야겠다.'라고 돈을 기준으로 제품 구입 기준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쇼핑몰은 재질이나 색깔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때문에 디자인을 보고 속옷을 구입하려고 보면 면이 아닌 합섬이거나, 와이어가 없거나, 흰색이 아니라서 구입을 포기하는 과정을 반복하곤 했다. 먼저 면 재질을 선택한 다음에 디자인을 골랐다면 이런 불필요한 과정이 많이 줄텐데, 꼬리표 기술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www.etsy.com을 보면 주제별 꼬리표 외에도 색깔별, 재질별 꼬리표를 적용시켜놓았다. 재질에서 cotton이나 glass를 선택하면 면 제품이나 유리 제품들만 보여준다. 또 색깔에서 원하는 색깔을 선택해도 해당 색깔에 어울리는 제품을 보여준다. etsy.com 사이트는 부족한 것이 많지만 etsy.com이 보여주는 개념 변화는 눈여겨봐야 한다.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제품 분류는 모법답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웹기획자는 옷을 분류할 때 첫 번째 대분류를 '남-여'로 나누고 그 밑에 '외출복-속옷'으로 나누고 그 밑에 '상의-하의'로 나눌 것인지, '외출복 속옷, 남 여, 상의 하의'로 나눌 것인지 '상의 하의, 외출복 속옷, 남 여' 순으로 구분할 것인지를 고민해왔다. 지금까지의 분류는 단일분류법이었기 때문에 해당 디렉토리가 어느 디렉토리 밑에 속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꼬리표를 이용한다면 디렉토리 방식의 단일 분류방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해당 제품에 '남, 속옷, 하의, 면제품, 흰색, 와이어, 저가형'라는 꼬리표를 붙여주면 원하는 주제로 언제든지 이 옷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구' 갈래에 속한 '의자'만 봤다. 하지만 의자가 가구 밑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색깔 - 검정색'이나 '색깔 - 초록색'에 의자가 속할 수도 있고, '재질 - 가죽'이나 '재질 -금속' 밑에 의자가 속할 수도 있다. '크기-1인용, 2인용, 3인용-의자' '나이-유아용, 학생용, 성인용-의자' '가격-저가형, 중가형, 고가형-의자' '용도-가정용, 사무용, 휴식용-의자'로 분류할 수도 있다. 의자는 가구라는 속성만 가진 것이 아니다. 색깔, 재질, 용도, 가격, 디자인, 크기 등 다양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속성을 기존의 디렉토리형 단일 분류법에서는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자는 늘 가구라는 디렉토리 안에만 속해있었던 것이고 가죽제품이나 파란색제품으로는 분류되지 못했다. 꼬리표는 이런 방식이 분류방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모든 쇼핑몰은 해당 제품이 가진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속성별 꼬리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쇼핑 전의 진열과정인 상품분류가 꼬리표를 이용해 실생활에 가깝게 구현되고 있는 동시에 구매행위 자체도 실생활에 가깝게 구현되고 있다. 사람들이 슈퍼마켓이나 할인점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살펴보자. 우유 하나를 사기 전에 우유의 '유통기한 용량 가격 덤'을 충분히 고려해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구입할 의사가 있다면 진열대의 제품을 꺼내 장보기수레(쇼핑카트)에 넣는다. 즉 진열대의 제품을 꺼내는 행위 자체는 장보기수레에 넣겠다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구입을 취소할 제품은 다시 수레에서 꺼내 진열대로 올려놓는다.
그러나 기존의 인터넷쇼핑몰은 이런 실제행동과 다른 UI를 가지고 있었다. UI 설계가 잘 되었다는 알라딘을 예로 들자. 알라딘에서는 어떤 책을 보다가 구매하고 싶을 경우, 해당 제품을 잡고 장보기수레에 넣는 형태로 되어있지 않다. 아이콘을 누르는 형태로 되어있으며 그나마 스크롤막대를 내려야 겨우 '장바구니에 담기' 아이콘이 보인다.
'장바구니에 담기' 아이콘을 누르면 화면이 바뀐다. 이 상태에서 아까 보던 제품 정보를 좀더 보고 싶다면 브라우저의 '뒤로' 아이콘을 눌러야 하는데, 이때 고객은 고민한다. '뒤로' 아이콘을 누르면 구매하기 전의 페이지로 이동한다. 이 경우 지금 내가 장바구니에 담은 것이 취소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이전 페이지는 장바구니에 담기 전의 페이지이므로 '뒤로' 아이콘을 누르면 장바구니가 빌 가능성도 있다. 또한 '뒤로' 아이콘을 눌러 이전 페이지로 가보면 내가 제품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알 길이 없다. 이 상태에서 구매한 제품을 취소하고 싶을 때 어디에서 어떻게 취소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장바구니 화면도 문제다. 사실 구매자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구매한 제품의 모습과 총구매금액 정도다. 이미 장바구니에 담은 상태에서 '2006년 출간, xx출판사, 지은이 김중태, 가격 18,000원' 등의 정보가 필요할 리 없다. 쇼핑카트에 우유를 넣은 다음에 우유 가격, 유통기한, 용량을 확인하지는 않는 것처럼, 이런 정보는 장바구니에 담기 전에 필요한 정보다. 장바구니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는 지금까지 구매한 물건 종류와 총금액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쇼핑몰의 장바구니 화면은 너무 불필요하게 복잡한 것이다. 필요한 것은 알라딘에서 쇼핑하는 내내 화면 어딘가에 표시되어야 할 장바구니 안의 구매제품 정보와 총합계다.

반면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panic.com(http://www.panic.com/goods/)의 구매과정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구매한 제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panic.com의 구조는 간단하다. 진열대의 상품을 마우스로 장보기수레에 끌어다놓으면 구매가 되고, 장보기수레에서 제품을 꺼내 진열화면 아무 곳에나 놓으면 구매취소가 된다. 실제 우리가 할인점에서 하는 구매행위와 같다. 여기에 사용된 기술은 웹2.0의 주요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Ajax 기술이지만 꼭 Ajax로만 구현 가능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구매행위와 가깝게 쇼핑몰을 설계한 개념의 변화다.


etsy.com이나 panic.com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부분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다. 기존의 쇼핑몰이 보여준 접근방식에 비해 개념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간단하게 두 가지 사이트를 예로 들었지만 두 사이트에서 보여준 개념의 변화는 중요하다. 미래의 쇼핑몰이 실생활에서 우리의 쇼핑행위나 의식흐름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될 것이라는 점을 두 사이트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의식에 맞게 설계되는 쇼핑몰이 바로 미래 쇼핑몰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